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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나 vs 카카오톡...'메신저 시장' 양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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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나 vs 카카오톡...'메신저 시장' 양분할까

카나나, 카카오톡과 별개...'결합 시너지' 없어
업계 전문가 "추후엔 카톡과 연동 이뤄질 것" 전망

카나나의 개인 메이트 나나와 그룹 메이트 카나를 소개하는 이상호 리더. 사진=카카오이미지 확대보기
카나나의 개인 메이트 나나와 그룹 메이트 카나를 소개하는 이상호 리더. 사진=카카오
카카오가 관계형 커뮤니케이션 AI 서비스 '카나나(kanana)'를 공개했다. 카카오톡을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와 카카오의 AI 기술을 집약, 이른바 AI 메신저가 새로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것이다. '연결'을 강조하며 개인, 그룹방에서 AI가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인데 아쉽다면 아쉽고 의문이라면 의문인 점이 있다. 왜 카카오톡에 카나나를 접목하지 않았냐는 것이다. 적어도 카카오톡에 카나나를 연동하는 식으로 서비스를 개발했더라면 사용자 편의성을 더욱 높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공통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서비스 중 카카오가 내세운 AI 메신저 카나나는 사용자 입장에서 바라볼 때 일상과 AI의 거리가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서비스다. 직장, 학업을 비롯해 친구, 가족, 연인 등 더욱 넓어진 범위의 대인관계 속에서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기존 생성형 AI들이 AI와 사용자 간 단일 소통에 초점을 맞췄다면 카카오는 개인을 넘어 그룹까지 함께 AI를 통해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가 보유한 카카오톡과 그간 운영을 통해 쌓은 데이터에 카나나를 더한다면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카카오는 카카오톡과 카나나는 별개의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으로 구분되며, 두 서비스는 서로 연동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명확히 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기자들 사이에서도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왔다. "카카오톡과 카나나를 합쳐서 내지 않은 것은 의아한 부분이긴 하다. 오히려 카카오톡과 카나나의 사용자가 양분될 수도 있고, 같은 회사에서 유사 서비스로 경쟁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가령 올림픽 양궁 종목 결승전에서 한국 선수들끼리 붙게 된 상황이다. 다만 이 경우는 누가 이기고 지든 간에 금메달과 은메달이 확정이지만 카카오의 행보는 두 서비스 중 하나의 자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험성이 제기된다.
양분된 사용자로 인해 서비스 이용자 수가 줄거나, 예측과는 달리 신규 서비스 사용자가 크게 증가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시장 내 빈틈이 발생한다면 메신저 2위 사업자인 네이버의 라인이 틈새시장을 공략해 몸집을 키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된다면 카카오 입장에서는 큰 낭패가 아닐 수 없다.

반면 카카오이기에 가능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카나나의 별도 출시는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통해 메신저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자신감'에서 기반했다는 의견이다. 사용자 층이 분산돼도 자사 서비스 내 이동이기 때문에 부담이 적거나 없을 것이라는 일부 의견도 들려온다.

이에 대해 경제학 전문가 A씨는 "카카오톡에 AI 서비스를 탑재하는 방향이 가장 좋았겠지만 기술적인 부분에서 제약이 있거나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맹점이 존재했으리라 본다. 카카오가 AI 기술 개발도 늦은 편에 속해 쫓아가는 사업자 입장인데다 주주들을 의식해 당장 AI 관련 성과물을 보여야 한다는 압박도 어느 정도 있었을 것이다. 때문에 카나나를 별개의 앱으로 출시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이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앱을 별도로 출시하는 게 카카오 입장에서 나았을 수도 있다. 바로 카카오톡에 AI 서비스를 탑재했다가 발생하는 기술적 문제를 비롯해 사용자 불만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이에 관리가 더욱 용이하도록 별도 앱으로 출시하되, 테스트를 거쳐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한 뒤 최종적으로는 카카오톡에 카나나를 결합하는 방향을 고려할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전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과 카나나는 별개의 앱으로, 둘 다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유사성이 있을 수는 있으나 카나나가 AI 기술 기반의 서비스인 만큼 해당 지점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카카오가 22일 선보인 카나나는 카카오톡과는 별개의 앱으로 출시하며, 연내 사내 테스트 버전 출시를 통해 완성도를 높여갈 계획이다. 카카오 측은 모바일 시대에 카카오톡이 그랬듯, 생성형 AI 시대에는 카나나가 이용자들에게 가장 쉽고 유용한 대중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는 기대감을 비췄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