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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한 적 없는 기업 리뷰도 승인…잡플래닛 '프리미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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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한 적 없는 기업 리뷰도 승인…잡플래닛 '프리미엄 리뷰'

'프리미엄 리뷰', 재직 인증장치 없는 '리뷰' 제공
근무한 적 없는 기업으로 리뷰 남겨도 '승인'
거짓 리뷰로 기업 평판 올릴수도, 떨어뜨릴 수도

잡플래닛이 소개하는 '프리미엄 리뷰'는 기업에 대한 상세 질문 유형을 6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하고 상당 부분 객관식으로 선택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다만 일반 리뷰와 달리 재직했던 사실을 검증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지 않았다. 사진=브레인커머스이미지 확대보기
잡플래닛이 소개하는 '프리미엄 리뷰'는 기업에 대한 상세 질문 유형을 6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하고 상당 부분 객관식으로 선택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다만 일반 리뷰와 달리 재직했던 사실을 검증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지 않았다. 사진=브레인커머스
"프리미엄 리뷰가 뭐냐면요, 일반 리뷰보다 좀 더 객관적이며 이직과 취업을 도와 주는 기업 정보입니다. 직무, 업무방식, 분위기, 동료 등 더욱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있죠. 이 회사를 다니면 내가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내 커리어 발전에 도움이 될지 판단할 수 있는 정보로 활용할 수 있어요."

"프리미엄 리뷰는 답변만 하면 무료로 볼 수 있는데요. 6가지 유형 중 내가 궁금한 유형을 선택해서 답변을 완료하면 해당 유형의 리뷰를 바로 볼 수 있어요. 모든 유형에 답변을 완료하면, 당연히 모든 유형을 볼 수 있죠!"
위 글은 잡플래닛의 '프리미엄 리뷰'에 대한 소개글 일부다. 커리어 플랫폼 '잡플래닛' 운영사 브레인커머스가 기업에 대한 상세 리뷰를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리뷰' 서비스를 론칭했지만 기업에 대한 리뷰를 엉터리로 작성하더라도 등록되는 프리미엄 리뷰 시스템은 누구나 쉽게 특정 기업의 평가를 떨어뜨리거나 인위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어 이용에 주의를 요한다.

기자가 25일 작성한 잡플래닛의 거짓 프리미엄 리뷰가 28일 승인됐다. 이미지 확대보기
기자가 25일 작성한 잡플래닛의 거짓 프리미엄 리뷰가 28일 승인됐다.

잡플래닛은 서비스 초기 전현직 재직자들이 회사에 대한 리뷰를 작성하는 형태로 급성장했다. 기존 HR 3사(잡코리아, 사람인, 인크루트)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잡플래닛이 제공하면서 이용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단순히 이력서 작성, 채용공고 확인을 넘어 취업하고자 하는 기업의 '날 정보'를 보여주는 잡플래닛은 그야말로 구직자들에게 가뭄 속 단비와 같았다. 때문에 기업들은 잡플래닛에 자사의 부정적 리뷰가 쌓이는 것을 우려했고, 구직자들은 잡플래닛의 리뷰를 통해 입사지원 여부를 결정하곤 했다.

그 잡플래닛이 일반 리뷰와 차별화된 '프리미엄 리뷰' 서비스를 2020년부터 제공했다. 기사 서두에 언급했듯이 프리미엄 리뷰는 6가지 유형의 질문에 답변해 기업에 대해 보다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잡플래닛의 기업 리뷰는 일부 퇴사자들의 악의적인 리뷰, 혹은 리뷰를 작성해야 타사 리뷰를 볼 수 있는 잡플래닛 시스템으로 인해 적당히 대충 리뷰를 남기는 식의 문제점이 거론됐었다. 특히 올해 5월까지도 특정 기업에 재직했다는 인증 절차 없이 리뷰 작성이 가능했기에 리뷰의 신뢰도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이에 대해 브레인커머스는 올해 6월부터는 근로복지공단을 통해 재직상태 여부를 잡플래닛 측에 제공한 뒤에야 리뷰를 작성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프리미엄 리뷰'에는 재직상태를 인증하는 안전장치가 누락돼 있다.

누구나 리뷰 조작이 가능한 잡플래닛 '프리미엄 리뷰'는 조직적으로 사용하기에 따라 특정 기업의 평판을 낮추거나 인위적으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누구나 리뷰 조작이 가능한 잡플래닛 '프리미엄 리뷰'는 조직적으로 사용하기에 따라 특정 기업의 평판을 낮추거나 인위적으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실제 기자가 지난 금요일(25일) 잡플래닛에 거짓 리뷰를 작성해봤다. 근무는커녕 이력서를 제출한 적도 없는 포스코이앤씨에 재직 중이라고 표기하고 △기업 만족도 △복지 및 급여 △일과 삶의 균형 △기업 문화 △업무 방식 △직무와 커리어에 대해 설문조사를 마쳤다. 그리고 주말을 거쳐 월요일(28일), 잡플래닛으로부터 프리미엄 리뷰 등록이 승인됐다는 메일을 받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잡플래닛의 이러한 시스템에 대해 "마음 먹고 기업의 평판을 올리고자 한다면 수십 명이 잡플래닛에 가입해 프리미엄 리뷰를 긍정적으로 작성하면 된다. 반대로 경쟁사의 리뷰를 부정적으로 작성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면서 "실제 재직한 경험을 검증하지 않는 기업 리뷰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잡플래닛 운영사 브레인커머스는 "재직 인증은 고용노동부와의 서비스 연동 불완전성으로 인해 우선 일반 리뷰에 적용했다"면서 "차후 시스템 안정성이 어느 정도 확보되면 프리미엄 리뷰 서비스에도 재직 인증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