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자체 AI 모델 '애플 인텔리전스'가 베일을 벗었다. 영어 버전이 선행 지원되며 한국어 등 외국어 이용은 내년 4월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미국 시각 기준 28일, 애플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M4칩을 탑재한 신형 아이맥 데스크톱과 더불어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다. 18.1버전 이상의 iOS·iPadOS를 사용하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MacOS 세콰이아 15.1버전 이상의 맥 하드웨어 시리즈를 통해 이용 가능하다.
하드웨어 기준으로는 아이폰 15 프로·아이폰 16 시리즈와 아이패드 A17프로 이상, M1 이상의 아이패드와 맥 시리즈에서 사용할 수 있다.
지능형 비서 '시리(Siri)'에 AI가 적용된다. 음성·텍스트 변환 기능, 광범위한 제품 지식을 바탕으로 기능·설정 관련 질문에 답변하는 것은 물론 이용자가 기존에 했던 질문과 요청을 토대로 답변하는 '맥락 기억' 기능도 추가된다.
일반적인 OS 환경 외에도 '애플 카플레이'와 연동돼 자동차에서도 애플 인텔리전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맥OS 환경에 한해 시리를 화면 어디나 배치, 접근하는 기능도 추가된다.
사무용 AI 앱 '글쓰기 도구'가 추가된다.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 메모, 문서 파일 등 전반에 걸쳐 글을 요약, 교정, 재작성할 수 있다. 특히 교정에 있어 단어, 문법, 문장 구조 교정은 물론 '전문적으로', '간결하게', '친절하게' 등 전반적인 문체 또한 수정할 수 있다.
사진 앱에도 AI가 적용된다. 텍스트 입력만으로 사진을 배열해 영상화하는 '추억의 영화' 기능, '셔츠를 입고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마야'와 같은 텍스트 검색 만으로 옛 사진과 영상을 쉽게 감별하는 스마트 검색, 사진 내 원치 않는 오브젝트를 깔끔하게 지우는 '클린업' 기능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올 6월 애플은 자체 쇼케이스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를 통해 애플 인텔리전스를 최초로 공개했다. 당시 애플은 핵심 파트너가 오픈AI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애플 인텔리전스 이용자들은 계정 연결을 통해 별도의 오픈AI 계정을 생성하지 않고도 '챗GPT'를 연동, 활용할 수 있다. 이용자의 개인 정보는 애플 실리콘 서버에서 관리, IP 주소 등 정보들이 챗GPT를 통해 유출되지 않는다는 것이 애플 측의 설명이다.
새로이 공개된 애플 인텔리전스에 대해 외신들은 대체로 '잠재력은 있어보이나 커다란 변화는 아니다'라고 평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시리즈와 구글 '제미나이', 메타 '라마' 등 라이벌들에 비해 후발주자지만 기능 면에서 '특장점'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대표적인 '친 애플' IT 매체로 꼽히는 더 버지는 "애플 인텔리전스는 다양한 기능을 담고 있으나, 첫 버전만으로 당초 애플이 약속한 '시간 절약형 컴퓨팅 플랫폼으로의 전환'까지 논하는 것은 이르다"며 "내년에 더욱 인상적인 기능들이 여럿 추가를 앞두고 있는 만큼 '게임'은 이제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씨넷 또한 리뷰 기사에서 "애플 인텔리전스의 초기 단계는 분명 나쁘지 않지만, 아직 새로운 제품을 구매해야할 만큼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진 못했다"고 평했다. 애플 전문지 맥스토리즈는 "애플의 약속은 분명히 이행됐지만 고르게 적용되지 않았다(Uneven)"고 혹평했다.
애플은 오는 12월 △텍스트 투 이모티콘 △간편 이미지 제작 기능 '이미지 완드' △식당 정보, 물건 구매 정보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카메라 기능 등을 추가할 예정이다.
아울러 미국식 영어로만 서비스되는 현 버전에 12월 영국·아일랜드·호주·뉴질랜드·남아공(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지역의 영어 서비스를 추가한다. 인도·싱가포르식 영어와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을 포함한 2차 언어 지원은 내년 4월로 예정돼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