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NC)가 상장 후 최초로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위기를 겪고 있다. 구조 조정을 통한 체제 정비를 올해 안에 마무리짓고 내년에는 자체 개발작과 퍼블리싱작 포함 대작 5종을 지속적으로 쏟아내 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올 3분기 NC는 연결 기준 매출 4019억원, 영업손실 143억원, 당기순손실 26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대비 매출 5%가 줄고 영업이익 165억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특히 영업적자는 2000년 주식 시장 상장 후 24년 동안 처음 발생했다.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 나선 홍원준 N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시장에 여러모로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는 말씀 먼저 올린다"며 "일회성 비용 발생과 기업 구조 개편 등을 4분기 안에 마무리, 오는 2025년에도 영업 레버리지가 손실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NC는 올해 박병무 신임 공동대표를 선임, 창사 이래 첫 공동대표 체제를 구축했을 때에도 올해를 '생존을 위한 변화가 필요한 해'라며 위기 상황임을 예고했다. 위기 극복을 위한 비전으로는 △핵심 경쟁력 중심의 경영 효율화 △글로벌 시장 공략 위한 기틀 마련 △대외 투자 강화 등을 제시했다.
'경영 효율화'는 곧 구조조정을 일컫는다. 올 8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QA(품질 보증), 응용소프트웨어개발공급 사업부를 각각 NC QA와 NC IDS라는 별도 법인으로 분리했다. 오는 11월 임시 주주총회에선 개발 조직 세 곳을 '스튜디오X', '스튜디오Y', '스튜디오Z'로, AI 연구조직을 'NC AI'로 분리하는 내용을 논의할 예정이다.
홍원준 CFO는 "분사와 희망 퇴직, 프로젝트 정리 등을 통해 본사 기준으로 인력을 내년까지 3000명대 수준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공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NC의 임직원 수는 4816명이었다. 1년 만에 20% 전후의 인력을 감축하는 셈이다.
NC는 개발 조직 분리를 통해 비용 완화와 더불어 개발진 전문화까지 이룬다는 방침이다. 홍 CFO는 "NC 내부 평가의 기대 수준이나 기준이 굉장히 높아 좋은 점도 있었으나 개발 속도 등 시간 측면에서 아쉬움도 있었다"며 "신규 IP의 경우 전문 스튜디오 체제로 전환해 개발조직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추고 창의성을 제고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스튜디오X는 올 10월 글로벌 시장에 출시돼 성공적인 초기 반응을 얻은 '쓰론 앤 리버티(TL)' 개발진이 주축이 된다. Y와 Z는 각각 차기작 슈팅 게임 'LLL'과 MMO 전략 게임 '택탄' 개발을 맡을 예정이다. 이들 모두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까지 겨냥한 게임들이다.
'리니지'와 더불어 NC를 대표하는 MMORPG IP '아이온: 영원의 탑'의 정식 후속작 '아이온 2' 역시 2025년 출시를 목표로 한다. 원작이 출시된 2008년 이후 17년, '아이온 2'란 타이틀이 최초로 공개된 2018년 이후 7년 만이다.
대외 투자를 통한 신작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NC는 앞서 언급한 LLL, 택탄, 아이온 2에 퍼블리싱작 2종을 더해 총 5개 신작을 2025년 안에 출시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NC는 올 8월, 한국의 빅(VIC)게임스튜디오에 370억원을 투자하고 3D 서브컬처 RPG '브레이커스: 언락 더 월드' 글로벌 배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외에도 아직 공개되지 않은 차기작 1종을 2025년 안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홍원준 CFO는 "빅게임스튜디오 외 추가로 국내와 해외 각 한 곳 씩 총 두 업체와 투자, 퍼블리싱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에 관한 정보를 곧 시장에 발표할 예정이며 이 중 한 종을 내년 안에 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