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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틀 에이스' 데이비드 킴 디렉터 "손 느려도 전술로 이기는 RTS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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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틀 에이스' 데이비드 킴 디렉터 "손 느려도 전술로 이기는 RTS 만들 것"

'스타 2' 디렉터 출신 데이비드 킴 디렉터가 총괄
'진입장벽 낮은 RTS' 목표로 생산·관리 요소 배제
2차 베타 7일 개시…'유닛 상성'으로 전략성 강화

게임 '배틀 에이스' 공식 이미지. 사진=언캡드 게임즈이미지 확대보기
게임 '배틀 에이스' 공식 이미지. 사진=언캡드 게임즈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를 대표하는 RTS(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스타크래프트 2' 디렉터를 맡았던 데이비드 킴이 신작 RTS에 도전한다. 과거 블리자드 시절에도 강조했던 '손이 느려도 이길 수 있는 RTS'란 비전을 신작으로 이룬다는 계획이다.

텐센트 아메리카 산하 개발 스튜디오 언캡드 게임즈는 7일 차기작 '배틀 에이스'의 두 번째 베타 테스트를 개시한다. '10분 만에 끝나는 간편한 RTS'라는 기본 틀을 선보였던 올 6월 첫 베타 테스트 버전에 더해 '유닛 상성 시스템', '2인 협동 AI 대전' 모드 등 보다 심화된 콘텐츠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베타 테스트를 앞두고 국내 미디어들을 상대로 5일 열린 온라인 그룹 인터뷰에서 데이비드 킴 '배틀 에이스' 수석 디렉터는 "배틀 에이스는 APM(Action per Minute, 분 단위 행동)이 전략적인 선택을 통해 이길 수 있는 RTS를 지향한다"며 "이번 베타 테스트에선 이러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부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APM은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대중화와 함께 게이머들에게 익숙해진 지표다. 마우스로 분 당 몇 회 클릭 등 명령이 이뤄지는가를 나타내는 수치로 소위 '손 빠르기'와 직결된다.

데이비드 킴 언캡드 게임즈 '배틀 에이스' 수석 게임 디렉터. 사진=언캡드 게임즈 공식 유튜브 채널이미지 확대보기
데이비드 킴 언캡드 게임즈 '배틀 에이스' 수석 게임 디렉터. 사진=언캡드 게임즈 공식 유튜브 채널

데이비드 킴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스타크래프트 2' 디렉터를 맡았다. 이 시절 인터뷰를 통해 "수백 APM을 내야 하는 경쟁 RTS의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 "클릭을 빨리 하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 아닌 '전략적 게임'을 추구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그의 의도와 달리 스타크래프트 2는 전작에 비해 더더욱 '마이크로 컨트롤'이 중요한 RTS로 발전을 이어갔다. 데이비드 킴은 이후 '디아블로 4'나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등의 게임 디자인을 맡다가 2021년 4월 지금의 언캡드 게임즈로 자리를 옮겼다.

배틀 에이스는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에 존재하는 기지 건설, 유닛 생산, 자원 관리 등 여러 부분을 덜어내 '캐주얼화'를 추구했다. 이러한 생산·경영 요소는 시작 전에 유닛을 선택하는 '덱 빌딩' 시스템으로 간소화됐다.

'배틀 에이스' 인게임 내 덱빌딩 시스템 예시 화면. 사진=언캡드 게임즈이미지 확대보기
'배틀 에이스' 인게임 내 덱빌딩 시스템 예시 화면. 사진=언캡드 게임즈

데이비드 킴 디렉터는 "스타크래프트 시리즈는 RTS의 '끝판왕'이었던 만큼 기존 명작과 같은 위치에서 경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RTS가 가진 여러 요소를 모두 개발하기보단 최근 트렌드에 맞춰 '하나의 게임성과 재미를 극대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의 또 다른 재미인 '스토리 캠페인'이나 '유즈맵 에디터' 기능 등도 존재하지 않는다. 킴 디렉터는 "수십 년 후의 미래라는 세계관, 태양계로는 부족한 자원 확보를 위한 경쟁이라는 스토리 등 게임의 기본적인 로어(서사)는 존재한다"면서도 "게임성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튜토리얼 이상의 캠페인이나 맵 에디터 콘텐츠를 추가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배틀 에이스만의 재미'에 대해 킴 디렉터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유저 대상 베타 테스트 이전에 스타크래프트 2 프로게이머였던 원이삭 선수를 비롯해 전직 프로게이머나 캐스터, 인플루언서 등 30명에게 게임을 시연했다"며 "상당수 테스터들이 게임의 재미에 만족했다"고 말했다.

게임 개발진은 약 70명 규모로 구성됐으며 블리자드 출신 외에도 다양한 배경의 임직원들이 함께 한다. 킴 디렉터는 "기존에 RTS를 전혀 해본 경험이 없고 APM도 낮은 개발자가 내부 테스트에서 최고 수준의 실력자로 인정받은 사례도 있었다"며 "실시간 컨트롤 요소를 배제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RTS에 전혀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유저도 전략성만으로 게임에 빠져들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배틀 에이스' 인게임 플레이 예시 화면. 사진=언캡드 게임즈이미지 확대보기
'배틀 에이스' 인게임 플레이 예시 화면. 사진=언캡드 게임즈

2차 베타 테스트에 추가되는 유닛 상성 시스템은 '소형', '범위', '대형', '대대형',네 분류가 맞물리는 구도다. 소형 유닛은 범위 유닛에, 범위 유닛은 대형 유닛에, 대형 유닛은 대대형 유닛에, 대대형 유닛은 소형 유닛에 취약한 이른바 '가위 바위 보' 상성이다.

킴 디렉터는 "6월 첫 베타테스트에서 '스타크래프트 2와 같지만 지루한 부분이 다 없어졌다', '유닛 컨트롤에만 집중할 수 있는 보다 간편한 RTS'란 평을 가장 많이 들었다"며 "전략적 선택이라는 우리가 강조하고자 하는 부분은 언급되지 않아 긍정적이면서도 실망스러운 피드백이었던 만큼 2차 베타에선 전략적인 부분을 더욱 강화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정식 서비스 이후에는 6주 단위로 새로운 유닛이 2개 전후로 추가되는 '시즌제 업데이트' 형태로 운영될 전망이다. 데이비드 킴 디렉터는 "배틀 에이스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RTS를 목표로 한다"며 "게이머들이 오픈 마인드로 새로운 재미를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