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매끄러운 물류 운영을 돕기 위해 수요처와 공급처를 효율적으로 연결하고, 주문부터 최종 정산 과정까지를 자동화하는 등의 기능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 주선연합회 "화물분야 DX 전환 지연, 미들마일 업계 생존 위협"
B2C 분야, 라스트마일 서비스와 달리, B2B 분야, 미들마일 서비스는 여전히 디지털 전환(DX)이 다소 늦은 편이다. 이에 최윤호 주선연합회 회장은 화물주선업계의 디지털 전환은 업계 '생존'의 문제일 정도로 중요하여 시급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화물업계의 생존을 위해서는 정산 지연과 관제 관리 부실 등 화물업계에 고착화된 문제를 디지털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화물운송 거래가 증가하면서 IT 기술 도입의 중요성이 급속도로 높아지는 가운데, 유독 미들마일 업계만 기술 도태로 인해 이 같은 수요 증가에 따른 대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화주들이 문제 해결을 위해 대안을 모색하기 시작하면 주선사를 비롯해 미들마일 시장의 기존 주체들의 생존이 위협받을 겁니다."
◇ 정산 시스템 부재로 운임지급 지연..."시대에 뒤떨어졌다"
최 회장이 지적하는 대표적인 문제는 화주와 차주를 연결하는 주선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일부 지배적 '정보망 사업자'들이다. 이들 사업자가 운영 중인 화물업계의 정보망에는 다른 물류 분야에는 일반적으로 도입돼 있는 정산 시스템이 부재해 운임지급이 지연되고 개별 정산으로 주선사와 차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전산을 활용한 간단한 정산 시스템만 도입되더라도 정산 주기 표준화 등을 통해 화주에서 주선사를 거쳐 차주까지 이어지는 정산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종적으로 차주의 운임 정산이 완료되는 데에 오랜 기간이 소요되며, 화물업계가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최 회장은 정보망을 통해 화물의 배송 상황 확인과 같은 기초적 수준의 운송 관제도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 역시 정보망 사용 주체들이 답답해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중요한 물건을 맡긴 화주 입장에서는 운송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싶어함에도, 주선사는 현재의 정보망으로는 운송 상황을 직접 확인할 수 없다. 최 회장은 "택배 등 타 물류업계에서는 이미 일반화된 시스템조차 화물업계에서는 적용이 요원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주선사는 화주가 운송 상황 체크를 요청할 경우 차주에게 직접 전화해 물어보는 원시적인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고 시스템 부재에 따른 불편함을 호소했다.
최 회장의 말처럼 실제로 '미들마일'에 해당하는 화물업계는 당면한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솔루션 도입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퀵이나 음식 배달로 대표되는 '라스트마일' 등 다른 물류 영역이 최신 IT 기술을 적극 도입해 기존의 업계 문제를 해소하고 효율을 높여온 것과는 분명 대비된다.
◇ 생존 위해 직접 나선 주선연합회...'디지털화 지원 사업'도 추진
결국 최 회장은 이 같은 문제 해소를 위해 주선연합회 차원에서 다양한 노력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정보망 사업자가 방관하고 있는 이 문제를 한시 바삐 고치지 않으면 미들마일과 라스트마일 간 격차는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먼저 주선연합회는 자체 운영 중인 화물 정보망 전국화물마당의 주선사 앱에 차주단체가 운영하는 정보망과의 협업을 통해 배차 효율을 개선하고, 통합된 앱 내에서 배차부터 정산까지 가능하도록 개발 노력을 기울였다. 아울러 화물 정보를 복사해서 여러 건의 주문을 편리하게 생성할 수 있는 '콜패스' 기능 도입 등 편의성 개선 시도도 지속했다.
최근에는 주선사들의 업무 효율화를 돕는 '로지노트 플러스'를 도입해 주선사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실시간 운송 현황을 별도 확인전화 없이 바로 체크할 수 있고, 간편정산 오더를 통해 정산이 자동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등 편의성을 개선했다.
주선연합회는 앞으로 '화물 디지털화 지원 사업'을 통해 정산과 기초적 운송 관제 등이 가능하도록 업계의 디지털화를 더욱 가속화할 계획이다. 통합 주선망인 화물마당 등을 활용해 주선사의 다양한 디지털화 수요를 수집해 개발을 지원하고,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초기 제반비용과 운영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이미 물류업계 전반에 표준으로 자리잡은 기초적인 IT 기술들이 화물업계에서는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을 이제라도 개선할 것"이라며 "개선이 늦은 만큼 주선사들의 디지털화를 위한 지원 사업 등을 통해 빠른 속도로 추진, 국내 화물운수업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