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대 게임업계에서 가장 핫한 게임이라면 단연 '원신'일 것이다. AAA급 콘솔 게임 수준의 고품질 콘텐츠와 캐릭터 수집형 비즈니스 모델(BM)을 결합, 매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 작품성과 상품성 양면에서 호평받는 것은 물론 '서브컬처 게임'이란 장르를 주류의 반열로 견인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수많은 '원신 라이크' 게임들이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유의미한 자리에 오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넷마블이 지스타 2024에서 시연작으로 선보인 '몬길: 스타 다이브'는 원신을 연상시키는 디자인과 게임 방식을 가졌으면서도 유의미한 대항마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되는 차기작이다. '몬스터길들이기'라는 원작에서 비롯된 친근함과 캐주얼함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할 전망이다.
'몬길'은 그 이름답게 넷마블의 2013년작 '몬스터길들이기' IP를 활용한 정식 후속작이다. 좌충우돌 궁수 소년 '클라우드'와 말괄량이 검사 소녀 '베르나', 한국형 구미호 캐릭터의 원조 격이라 할 수 있는 '미나' 등 원작 팬들이라면 익숙할 캐릭터들이 쏟아져 나온다.
게임의 짜임새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꽉 찬 육각형'이다. 언리얼 엔진 5로 구현한 3D 카툰 렌더링 세계, 광활하면서도 꽉 찬 느낌을 주는 오픈월드, 캐주얼하면서도 손맛과 액션성이 느껴지는 전투, 고품질 애니메이션과 비교해도 손색 없는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매력을 부각하면서도 크게 과장되지 않은 연출과 서사 모두 만족감을 준다.
전투는 3인 파티 플레이를 중심으로 한다. 한 캐릭터가 필드를 돌아다니며, 전투 중 원하는 대로 파티원을 교체해가며 전투하는 방식으로 원신에 익숙하다면 금방 적응할 수 있다.
몬길 만의 독특한 시스템도 있다. 단순히 적을 공격하고 군중제어(CC)로 적을 묶거나 약점 속성으로 공격하는 등 타 게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방식 외에도 야옹이와 협력해 적을 장기간 묶는 '포박'이 존재한다. 포박된 몬스터에게는 화력을 집중적으로 쏟아붓는, 이른바 '폭딜'을 가할 수 있다.
몬스터길들이기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귀여운 '몬스터'들은 단연 몬길만의 차별점이라 할 수 있다. 게임 내에는 몬스터들을 손쉽게 수집, 성장시킬 수 있는 검은색의 기묘한 생명체 '야옹이'가 마스코트 격으로 등장한다. 야옹이의 힘으로 몬스터들을 열쇠고리 크기의 작은 '몬스터링'으로 수집할 수 있어 몬스터와 장신구를 동시에 수집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개발진에 의하면 몬스터 수집·육성 또한 단순 수집을 넘어 '교배' 시스템이 존재하며 때로는 '돌연변이'까지 만들어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러한 교배 시스템이 정교하게 설계된다면 캐주얼 이용자층은 물론 게임을 깊이 파고들려는 '하드코어 게이머'층까지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연 버전인 만큼 비즈니스 모델(BM) 부분은 공개되지 않았다. 몬길은 진입 장벽이 낮고 보다 캐주얼한 이들이 즐기는 원신이 될 법한 게임인 만큼, 캐릭터와 무기를 동시에 뽑거나 수차례 한계 돌파가 필요한 등 원신과 같은 BM을 채용하게 되면 피로감을 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캐릭터 수집이 이뤄진다면 소위 '명함'을 보다 쉽게 얻을 수 있게 하거나, 아예 '몬스터 육성' 부분에서 과금을 발생시키는 새로운 유형의 BM을 짜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