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전 의장은 블록체인, 특히 암호화폐의 높은 변동성에 대해 "블록체인 기술 자체가 거버넌스의 핵심을 바꾸는 것이기에 파괴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대 초반 아르헨티나 금융 위기 때 높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자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정부도, 아르헨티나 화폐도 안 믿었다. 신뢰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이후 미국의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이것 역시 아르헨티나의 상황가 똑같다. 금융제도, 거버넌스 신뢰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만약 아르헨티나 사람이 수학에 기반한, 불변의 진리에 가까운 화폐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아마 상황은 달랐을 겁니다."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의 혁신적인 시스템에 심취한 마이클 전 의장은 그때부터 월스트리트 기자인 친구와 함께 관련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하지만 새로운 혁신, 새로운 변화가 될 것이라 생각했던 블록체인 생태계는 너무 초반이었다. 태동기였다. 탈중앙화를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모든 시스템은 '중앙화'된 시스템이었다. 이 때 첫 암호화폐 거래소 파산 사태인 '마운트곡스'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보고 마이클 전 의장은 "중앙화된 거래소를 이용한다는 것은 결국 게인이나 기업에 신뢰를 주는 것이고 이것은 결국 앞서 발생했던 문제와 같은 '신뢰의 문제였다"고 회상했다.
이후 블록체인 생태계는 이더리움이 등장하고 스마트 컨트랙트와 ICO(암호화폐공개)가 등장하며 암호화폐 시장이 폭발적으로 등장했지만 결국 암호화폐 거래에 중개자를 의지해야 하는 이 시스템은 버블이 됐고, 버블이 터지며 비트쾽ㄴ이 8000달러까지 폭락했다.
마이클 전 의장은 이 같은 과거의 흐름을 언급하며 "버블이 발생할 때 투기 역시 굉장히 많이 발생하지만 그와 관련된 자본이 쌓이면서 혁신도 발생하게 된다"며 버블 자체의 흐름이 완전히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2000년대 초반에 닷컴 버블이 있었습니다. 닷컴 관련 산업에 돈이 엄청나게 쌓였습니다. 그 당시에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게 탄생했습니다. 가히 폭발적인 혁신이었습니다."
마이클 전 의장은 블록체인에 버블이 발생해 큰 돈을 잃은 사람도, 큰 돈을 번 사람도 있다는 것 자체가 '기회'가 있는 상황이라고 조심스레 밝혔다. 이 시기, 닷컴 버블 때 새로운 ICT 거물들이 태동한 것처럼 카르다노, 알고랜드, 니어 프로토콜, 솔라나, 그리고 레이어2 솔루션 등이 발생해 블록체인 생태계가 크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후로도 마찬가지입니다. NFT(대체불가능토큰) 같은 새로운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팬데믹이 퍼지며 온라인 기반 산업이 호황을 누렸고 비트코인도 크게 떨어졌다가 나중엔 쌓인 자금이 유입되며 7만달러까지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이 블록체인 산업의 위기는 결국 중앙화된 시스템에 있었다. 게리 겐슬러 SEC 의장을 비롯한 미국 정부가 4년 동안 암호화폐 시장에 엄격하고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이 때 싱가포르가 새로운 금융 서비스 선두주자로 자리 잡았고, 한국도 새 규제를 도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활용하는 과감함을 내비쳤다.
정부의 규제가 강한 사이 FTX 사태가 터졌다. 또 창펑자오 바이낸스 창업자가 구속됐다. 결국 마이클 전 의장은 이런 새로운 혁신적인 시스템의 등장과 관련 사업 리더들보다는 결국 수학과 산수, 그리고 시스템에 기반한 시스템을 믿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금 꺠달았다.
마이클 전 의장은 "지난 2주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새 대통령이 탄생하고 그 효과가 즉시 암호화폐 시장에 나타났다. 블랙록이나 피델리티 같은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ETF르 만들고 규제 완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제 인간의 취약한 커넥션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신뢰 기반 매커니즘을 만들어야 할 때"라며 "AI와 블록체인을 별개로 봐선 안 된다. AI가 궁국적으로 시스템 의존성, 중개기관 의존성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블록체인과 AI를 융합해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아마존, 메타 같이 거대한 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는 데이터 주권을 찾아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