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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성 강화 vs 일방적 분사…NC 법인 분리 두고 '노사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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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성 강화 vs 일방적 분사…NC 법인 분리 두고 '노사갈등'

'TL', 'LLL', '택탄' 등 신작·차기작 개발 조직 분사
"속도감, 유연함, 창의성 갖춘 도전적 문화 확립"
"경영 책임 전가 마라"…NC노조, 분사 반대 시위

엔씨소프트(NC)가 11월 28일 4개 자회사 법인 분리 등을 논의하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다. 박병무 NC 공동 대표(가운데)가 총회 의장으로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NC이미지 확대보기
엔씨소프트(NC)가 11월 28일 4개 자회사 법인 분리 등을 논의하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다. 박병무 NC 공동 대표(가운데)가 총회 의장으로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NC

엔씨소프트(NC)가 게임 개발 조직 3개를 포함 총 4개 사내 조직을 분리해 자회사 네 곳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개발 전문화를 위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가운데 NC 노동조합(노조) 측은 '경영진의 일방적 분사'라며 반대 집회에 나섰다.

경기도 판교 소재 NC 사옥 'R&D센터'에선 28일 4개 신설회사를 분할하는 계획을 승인하는 등의 안건을 논의하는 임시 주주총회가 열렸다.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새로운 개발 자회사 '퍼스트스파크 게임즈'와 '빅파이어 게임즈', '루디우스 게임즈'와 AI 연구 개발 조직 '엔씨 에이아이(NC AI)' 네 법인이 내년 2월 1일까지 출범하는 것이 확정됐다.

세 게임 자회사는 각각 NC가 서비스 중인 신작 MMORPG '쓰론 앤 리버티(TL)'와 출시를 준비 중인 슈팅 게임 'LLL(가칭)',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택탄(가칭)' 사업 부문을 담당한다. 각각 사내 조직의 리더였던 최문영 캡틴과 배재현 시더, 서민석 시더, 이연수 본부장이 대표를 맡을 예정이다.

NC는 개발 자회사 신설을 통해 '독립적인 전문 개발 스튜디오' 체제를 확립한다는 방침이다. 본사 스튜디오로서 거쳐야 했던 개발 과정의 허들을 허물어 현업자들의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 결정이 이뤄지는 조직을 구성하는 것이 목표다.

박병무 NC 공동대표는 임시 주주총회 의장으로서 "독립 개발 스튜디오 체제로 전환해 속도감, 유연함, 창의성을 갖춘 개발 문화를 만들 것"이라며" 신설 법인들이 경쟁력 있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 글로벌 신규 IP를 적극 발굴, 나아가 NC 모두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판교 NC 사옥에서 노조 '우주정복'이 분사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게임기자단이미지 확대보기
판교 NC 사옥에서 노조 '우주정복'이 분사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게임기자단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화섬식품노조) 산하 지회인 NC노조 '우주정복'은 이번 분사 조치에 대해 반발했다. 경영진의 경영 실패 책임을 직원들에게 전가하는 '일방적 분사'라는 것이 그 이유다.

송가람 NC노조 지회장은 "분사를 통해 자율성을 보장하겠다 하면서도 게임 관련 결정은 본사 신작 평가 위원회에서 내리겠다고 하는데 이 무슨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냐"며 "피도 눈물도 없는 분사 계획을 실행한 후 사업이 잘 안돼 폐업하면 직원들의 절실함이 부족해서라고 할 것인가"라고 발언했다.

노조는 이날 판교 사옥 내 주주총회 현장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누굴 위한 분사인가 불안해서 못 살겠다", "경영 실패 인정하고 숫자 놀음 그만하라"는 등 구호를 외쳤다.

박병무 대표는 주주총회 중 한 소액 주주의 노조 시위에 관한 질의에 "당사는 노동법 상 근로자의 권리를 인정하는 만큼 의사 표현 자체를 막을 수는 없고 오히려 당연한 것이라 본다"면서도 "노조와 잘 이야기를 해서 보다 원활한 회의가 이뤄지고 업무에 지장이 초래되지 않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분사 예정 법인들에 관한 추가 질의에는 "내부에서 오래 품어온 조직들의 개발 역량이 충분히 축적된 후에 분사가 이뤄지는 것"이라며 "분사한다고 버리는 것은 결코 아니며 기술적, 재무적으로 지속적인 지원을 하되 본사 영향을 덜 받고 도전적으로 개발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