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는 지난달 말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4개 법인 분리 안건을 논의, 내년 2월 1일까지 출범하는 것을 확정 지었다. AI 연구 개발 자회사 'NC AI'와 더불어 게임 개발사로 '퍼스트스파크 게임즈', '빅파이어 게임즈', '루디우스 게임즈' 세 개발 사업부가 분리될 예정이다.
빅파이어와 루디우스는 각각 AAA급 슈팅 게임 'LLL(가칭)'과 전략 게임 '택탄' 등 차기작을 개발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독립 스튜디오로서 각 장르에 전문화된 개발 역량을 투사,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두 신작 중 LLL은 NC가 지난해 지스타에서 시연한 게임 중 최고의 기대작으로 평가받은 게임이다. 과거와 미래가 뒤섞인 SF 세계관, 폐허가 된 서울을 배경으로 한 월드의 높은 구현도, 다양한 스킬이 더해진 3인칭 슈팅(TPS) 전투 모두 호평받았다. 특히 장르 특성상 서구권 콘솔 게이머들을 공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LLL이 콘솔 게임 시장을 공략한다면 택탄은 NC가 기존에도 강했던 모바일·온라인 시장에서 장르 다각화를 목표로 한 게임이다. 수익성이 검증된 'MMO 전략' 장르 게임이되, 언리얼 엔진 5를 통해 같은 장르 경쟁작 대비 높은 퀄리티를 강점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3개 개발사는 모두 게임 개발을 총괄하는 이사들이 대표를 맡았다. 특히 LLL을 맡은 빅파이어 게임즈의 배재현 대표는 '리니지' 시절부터 함께해온 창립 멤버다. '리니지2'와 '블레이드 앤 소울(블소)' 등 NC를 대표하는 IP들을 개발한 핵심 개발자이며 '아이온' 개발 과정에도 관여했다.
최문영 퍼스트스파크 게임즈 대표는 넷마블의 전신 CJ인터넷을 대표하는 MMORPG '프리우스 온라인'에 참여했던 인물이다. 2009년 NC로 이직, 2016년 블소 총괄 디렉터를 거쳐 2017년부터 TL 프로젝트를 총괄해왔다. 서민석 루디우스 게임즈 대표는 택탄 개발 외에도 '넥스트 웨이브 프로덕션 센터'의 센터장을 맡아 NC의 '변화'에 핵심 역할을 해왔다.
NC의 개발 자회사 분리는 회사가 2024년 주요 목표로 제시한 경영 효율화와 더불어 개발 전문 역량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정책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선 회사에 실질적 변화가 생겼다는 점, 본사 크기에 따른 고정비가 줄어든다는 점을 토대로 이번 변화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기대보다 빠른 긍정적 변화", 삼성증권은 "변화의 폭과 속도에 주목", 한화투자증권은 "디레이팅(주가 저평가) 요인들 하나씩 해소 중"이라고 평했다.
박병무 NC 공동 대표는 "본사에서 개발된 게임들은 장르가 전혀 다르다 해도 기존 성공 공식의 영향을 받는 부분이 없지 않았던 만큼, 새로운 IP는 독립 스튜디오 형태로 개발한다는 원칙을 정했다"며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초를 다진 만큼 내년부터 보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