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방송계 양대 플랫폼인 SOOP, 치지직은 게임, 내수 시장 중심인 면이 없지 않다. 이렇다 보니 개인 방송은 하고 싶은데 게임은 아닌 다른 콘텐츠를 원하는 이들, 한국어 아닌 영어로 방송할 수 있는 이들에게 틱톡이 대체재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 한 인터넷 방송 업계 관계자에게 최근 업계 트렌드에 대해 묻자 한 말이다.
숏폼 동영상 플랫폼 업계의 1인자로 꼽히는 틱톡은 현재 공식 사이트에서 '추천' 바로 아래에 '라이브 방송' 탭을 두고 있다. 기존 숏폼 영상의 주력 장르인 라이프스타일, 패션, 야외활동은 물론 인터넷 방송계의 블루칩 '게임' 라이브 방송을 장르 별로 소개하고 있다. 수 천 명이 동시 시청하는 방송 또한 적지 않게 발견된다.
틱톡 라이브 방송에서 인기를 끄는 게임들을 살펴보면 동남아시아 시장의 국민 게임 '가레나 프리 파이어'와 '모바일 레전드 뱅뱅', 아메리카 시장의 주류 모바일 게임 '콜 오브 듀티 모바일' 등이 눈에 띈다.
기존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나 국내의 치지직, SOOP 등에서 유행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나 '포트나이트', '마인크래프트' 등 PC 게임의 시청자 수는 상대적으로 적게 집계된다. PC 게임 중심으로 시청자층이 형성된 기존 플랫폼과 달리 모바일 게임 중심으로 별도의 시청자 풀을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나 페이스북 역시 이러한 라이브 방송 기능을 지원하고 있으나 틱톡 만큼 활성화되진 못한 상황이다. 앞서 언급한 업계 관계자는 "틱톡이 기본적으로 글로벌 서비스가 이뤄지다 보니 다른 플랫폼 대비 라이브 방송에도 손쉽게 접근하고, 광고 수익성 또한 좋다는 평이 많다"며 "앞으로 틱톡 라이브에 주목하는 방송인들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시장 조사 사이트 스탯츠업(StatsUp)에 따르면 틱톡은 10억명 이상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이용하고 있으며 이 중 64%가 라이브 방송 콘텐츠를 시청하는 것을 선호한다. 또 다른 시장 조사 플랫폼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중국에 한해 틱톡 전체 시청자 중 90.1%가 라이브 방송을 시청한다.
국내 시장에서 틱톡 앱의 수익성 또한 높은 편이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국내 틱톡 앱에선 약 2000만달러(약 280억원)의 인앱 구매가 발생했다. 6000만달러(약 840억원)의 유튜브에 이어 소셜 미디어 앱 중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반면 활성 이용자 수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의 뒤를 이어 4위로, 상대적으로 낮은 이용자 수 대비 높은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
틱톡은 현재 라이브 방송을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한 중요한 열쇠로 보고 있다. 이희정 틱톡코리아 라이브 에이전시 운영 매니저는 올 8월 '2024 콘텐츠 유니버스 코리아'의 연사로 나서 "국내의 틱톡 라이브 시장은 진입기를 넘어 성장기에 접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이희정 매니저에 따르면 틱톡 내 라이브 방송 크리에이터와 에이전시들이 거두는 월 매출은 라이브 방송을 론칭한 2년 전(2022년 5월)에 비해 각각 47배, 134배 증가했다. 그녀는 "무작위 추천 시스템으로 글로벌 이용자들에게 손쉽게 노출된다는 점, 글로벌 팬과의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 지역별 특화 전략을 쉽게 짤 수 있다는 점 등이 틱톡 라이브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방송 플랫폼으로서 틱톡의 차별점은 크리에이터들이 소속된 에이전시가 수익 분배 과정에서 보너스를 받는 형태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트위치 등 기존 플랫폼의 경우 크리에이터와 플랫폼만이 일정 비율로 수익을 분배하는 형태이며 MCN(소속사)은 분배가 마무리된 후 수수료를 추가로 받는 형태를 띈다. 자연히 에이전시 기업들의 수익성이 높고 권한 또한 강하며, 유력 에이전시 업체가 2년 만에 건물주가 됐다는 후문까지 업계에 돌 정도다.
에이전시의 권한이 강한 만큼 새로운 크리에이터들이 접근할 때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틱톡 에이전시 픽엔터테인먼트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틱톡은 관리 정책과 기능 업데이트가 잦아 방송 내외적으로 다양한 문제가 생기는 플랫폼인 만큼 에이전시의 경력, 역량이 중요한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에이전시와 한번 계약을 맺으면 옮기는 것은 어렵다"며 "에이전시가 꾸준히 관리되는지, '에이전트' 중 프리랜서가 아닌 실질적으로 회사에 소속된 이들이 몇인지 등 여러 사항을 면밀히 따져본 후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