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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는 '서비스 종료', 브런치는 '승승장구'…엇갈린 플랫폼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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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는 '서비스 종료', 브런치는 '승승장구'…엇갈린 플랫폼 운명

네이버 포스트, 내년 4월 30일 서비스 종료
카카오 브런치스토리, 일반인 작가들 '책 출간' 지원

네이버 포스트가 내년 4월 30일부로 서비스를 종료한다. 사진=네이버이미지 확대보기
네이버 포스트가 내년 4월 30일부로 서비스를 종료한다. 사진=네이버

전문 창작자들을 위한 콘텐츠 플랫폼 '네이버 포스트' 가 내년 4월 30일을 기해 문을 닫는다. 12년 동안 이어온 서비스 종료에 이용자들은 허탈함을 표하고 있다. 반면 유사한 성격의 카카오 브런치 스토리(이하 브런치)는 잇따른 출판 프로젝트와 오프라인 팝업 전시 진행 등 '승승장구' 가도를 달리고 있어 대비를 이룬다.

전문적 글쓰기, 창작을 표방한 네이버의 포스트와 카카오의 브런치는 각각 서비스 12년, 9년 차를 맞았다. 네이버 포스트는 2013년 모바일 특화 콘텐츠 플랫폼을 표방하며 베타 서비스를 출시한 뒤 이듬해인 2014년 4월 2일 정식 서비스를 론칭했다. 네이버는 "이용자들이 직접 포스트를 제작, 공유할 수 있다"면서 포스트가 "한 권의 책처럼 완성되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포스트가 내년 4월 30일부로 서비스를 종료한다. 사진=네이버이미지 확대보기
네이버 포스트가 내년 4월 30일부로 서비스를 종료한다. 사진=네이버

네이버 포스트는 창작자들이 전문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작성할 수 있도록 이른바 '판'을 깔아준 서비스다. 그러나 블로그와의 서비스 성격 중복, 모바일 전용 UX/UI 등으로 인한 성장의 한계에 부딪혔다는 분석이다.
포스트 크리에이터들은 갑작스러운 서비스 종료에 당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4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포스트 크리에이터 A씨는 "30만이 넘는 조회수, 수십 수백 개가 넘는 소중한 댓글들은 이전이 안 된다고 한다. 납득이 가지만 속상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며 "나는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 내 의지와는 관계 없이 누군가가 내 집을 옮겨버리는 기분이다"라며 속상함을 토로했다.

또한 "네이버 포스트 종료 공지 어디에도 '왜 종료하는가'에 대한 설명이 없다. 종료는 결정 났고 종료에 따른 후작업을 따라 달라는 공지가 전부다"라며 "플랫폼에 과도하게 의지하지 말고 내 공간, 내 콘텐츠를 구축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생겼다'고 전했다.

지난 10월 성수동에서 열린 카카오 브런치스토리 팝업스토어 모습. 사진=카카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0월 성수동에서 열린 카카오 브런치스토리 팝업스토어 모습. 사진=카카오

네이버 포스트와 달리 카카오 브런치는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는 글쓰기에 최적의 환경을 선사하는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을 앞세워 지난 2015년 베타 버전을 선보였다. 네이버 포스트의 대항마라고 불릴 만큼 유사한 서비스를 내세워 유저 공략에 나섰다.

이후 4년이 지난 2019년, 브런치의 정식 버전이 출시됐다. 베타 버전의 충분한 운영 기간을 통해 유저들 사이에서 충분한 인지도를 쌓았고 '전문적 글쓰기'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를 충실하게 쌓은 덕에 정식 서비스 론칭 이후에도 플랫폼 이용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브런치의 활발한 이용에는 2015년부터 시작된 '브런치북 프로젝트'가 배경에 있다. 현재 12회차를 맞은 브런치북 프로젝트는 글을 쓰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꿈꾸는 '책 출간'을 이뤄주기 위해 마련됐다. 숏폼과 미드폼 등 짧고 자극적인 콘텐츠에 익숙해지는 와중에도 '글'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이 브런치를 통해 고스란히 확인되고 있다.

이에 카카오 브런치는 지난 10월 성수동에 첫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책을 테마로 꾸며진 팝업스토어는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또한 브런치 콘텐츠의 문장을 모아 '2024년의 나'를 표현하는 나만의 노트를 만들 수 있는 이벤트도 실시 중이다.

브런치가 인기를 끄는 이유에 대해 사용자 B씨는 "모바일 앱과 웹, PC 웹을 통한 폭넓은 접근성과 '작가'라는 정체성이 일반인들에게도 부여될 수 있다"며 "또, 홈페이지의 심플하지만 분위기 있는 특유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글 쓰는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기 때문인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