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와 AMD는 최대 60%까지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를 피하기 위해 차세대 GPU 생산 및 배송 일정을 앞당기기 시작했다고 테크파워업 등 해외 IT매체가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엔비디아와 AMD는 관세 마감일 전에 최대한 많은 수량이 미국 해안에 도달할 수 있도록 기존의 보수적인 공급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지포스(GeForce) RTX 50 시리즈의 출하량을 늘리고 있으며, AMD도 라데온(Radeon) RX 9000 시리즈 출시에 앞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대폭 높아질 관세의 영향으로 GPU 시장 가격이 새롭게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출시일이 가까워지면서 우려가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PC 관련 주요 정보들을 유출하고 있는 유명 팁스터 '@wxnod'는 28일 X(옛 트위터)에 RTX5090 1만8999위안, RTX5080 9999위안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는 현재 환율로 각각 약 384만1000원, 202만2000원이다.
AMD의 경우에도 신형 GPU인 RX 9000 시리즈를 내년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CES 2025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AMD는 고성능 그래픽카드 명칭을 현재 엔비디아 지포스 시리즈와 유사하게 정해 'Radeon RX 9070 XT'로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유출된 정보를 살펴보면 AMD의 Radeon RX 9000 GPU 라인에는 RX 9070, 9060, 9050, 9040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AMD 역시 관세 인상을 우려해 신제품의 출고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 델, HP 등 PC 업계 거대 기업들도 중국에서 제조되는 제품의 관세 인상을 피하기 위해 제품 출고를 서두르고 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제조업체들은 새로운 관세 부과 전 비축을 통해 제품 가격 인상을 억제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GPU 가격 인상 압박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인 고관세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가격을 급격하게 인상하면 신제품 수요 또한 급감할 수 있어 업계의 고민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재집권하면 중국산 제품에는 60%, 나머지 국가들의 수입 상품에는 10~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리고 트럼프 당선인이 그 공약을 실행에 옮기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힘으로써 세계 무역 질서가 술렁이고 있다.
트럼프는 먼저 내년 1월 취임 후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오는 모든 상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중국에 대해서도 이미 언급했던 60% 관세에 더해 10%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