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2025년 초 연달아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기존에 보유한 팬덤 규모나 국내외 전시 행사에서 거둔 반응 등 여러 면에서 흥행 가능성이 검증돼 더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넥슨은 콘솔 시장을 노리는 액션 게임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크래프톤은 PC·콘솔 시장을 통해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서비스를 오는 3월 28일 개시한다. 여기에 넷마블은 해외 대형 IP '왕좌의 게임'을 원작으로 한 액션RPG를 선보인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넥손의 대표작 '던전 앤 파이터(던파)' IP를 소울라이크 장르로 재해석한 게임이다. 개발 역시 원작 던파의 개발·서비스를 전담하고 있는 자회사 네오플이 맡았다.
'카잔'에 대한 게이머들의 기대감 또한 높다. 올 11월 국내 전시 행사 지스타는 물론 이에 앞서 일본 도쿄 게임쇼, 유럽 게임스컴까지 세계 각국에서 현장 시연을 진행, 게이머들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소울라이크 특유의 기술적 완성도 검증을 위해 올 9월과 10월 온라인으로 '테크니컬 베타 테스트'도 병행했다.
해외 콘솔 게임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만큼 이 게임은 28일 PC(스팀) 외에도 플레이스테이션 5, 엑스박스 시리즈 X·S 버전이 동시 출시된다. 특히 스팀과 플레이스테이션5 버전에선 게임 컨트롤러 사용 시 특유의 손맛을 더욱 살려줄 진동 피드백 기능을 지원한다.
크래프톤의 '인조이' 또한 같은 날 얼리 액세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출시 플랫폼 역시 스팀과 PS·엑스박스로 겹치나, 장르가 일상을 다룬 인생 시뮬레이션인 만큼 국산 게임 사이 직접적인 유저 경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짐작된다.
인조이는 2023년 첫 영상 공개 시점부터 해외 유명 게임 '심즈'의 대항마로 주목 받고 있다. 교류와 연애, 육아, 직업, 육아, 산책, 낚시 등 말 그대로 '제2의 인생'을 즐기는 게임이다. 심즈 시리즈가 2014년작 '심즈 4' 출시 후 신작이 없었다는 점, 언리얼 엔진 5를 활용해 실사에 가까운 고품질 그래픽을 제공한다는 점 등을 차별화 포인트로 두고 있다.
크래프톤 역시 지스타와 게임스컴 등 전시 행사에서 인조이를 시연, 국내외 게이머들에게 두루 호평을 받았다. 버추얼 유튜버(버튜버)들에게 각광받는 아이폰 페이셜 캡처 기능을 연동, 이용자의 실제 표정을 게임 내 캐릭터의 표정으로 구현하는 기능 또한 주목 받고 있다.
인조이 출시를 앞두고 크래프톤은 별도 개발 법인 '인조이 스튜디오'를 설립, 게임의 독립적 운영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얼리 액세스 버전은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러시아어 등 총 13개 언어를 지원할 예정이다.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는 넷마블 산하 넷마블네오가 '왕좌의 게임' 원작 드라마 IP 보유사인 워너브라더스, HBO와 협력 개발 중인 액션 RPG다. 올해 지스타에서 벽 너머를 덮쳐오는 '시귀(와이트)'들과의 싸움을 다룬 시연 버전을 공개해 게이머들의 이목을 끌었다.
앞선 두 게임이 콘솔 시장을 타깃으로 한다면 이 게임은 콘솔, PC는 물론 모바일 환경 플레이까지 지원한다. 서구권 시장을 선제 공략한 후 한국 등 아시아 시장에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킹스로드' 공개와 더불어 증권가에선 넷마블네오가 상장할 수 있다는 설이 제기됐다. 넷마블네오는 올 5월 넷마블에 역대급 흥행 성과를 가져온 웹툰 원작 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를 개발한 곳이다. 왕좌의 게임까지 성과를 거둔다면 IP 기반 게임 전문 개발사로 입지를 굳건히 할 수 있을 전망이다.
게임의 출시 목표 시점은 내년 상반기다. 장현일 넷마블네오 PD는 "현재 게임의 개발 진척도는 70% 수준"이라며 "필드 구성, 콘텐츠 제작은 상당 부분 진행했으나 세부적인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