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적 문구에 이용자 '눈살'
팀유튜브, "제보 내용 담당 팀에 공유"
해외 사업자 '최소한의 규제' 필요
초등학생 자녀를 둔 주부 A씨는 최근 유튜브 쇼츠를 시청하다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콘텐츠 시청 도중 노출되는 광고에서 지나치게 선정적인 문구들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안경 대신 렌즈를 끼고 일진 누나와 밤을 보냈다', '살을 빼고 나니 밤 파트너가 생겼다'는 등의 내용이다.팀유튜브, "제보 내용 담당 팀에 공유"
해외 사업자 '최소한의 규제' 필요
행여 미성년자 자녀들이 해당 광고를 시청할까 놀란 A씨는 유튜브코리아에 즉시 항의 내용을 담은 문의를 남겼다. 그러나 유튜브 측은 부적절한 광고 및 콘텐츠가 보인다면 해당 광고를 신고할 수 있으며 절차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직접 제재에 나서지 않고 사용자에게 신고를 요구하는 유튜브에 A씨는 불법 광고를 방조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실제로 현재 유튜브 쇼츠에서 선정적인 문구를 단 광고들이 난립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튜브가 운영하는 X(옛 트위터) 계정 팀유튜브(TeamYouTube) 측은 해당 광고를 '신고하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고 있다. 광고 승인의 주체가 유튜브코리아인데 불법 광고 근절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고 소극적인 대처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사용자들이 공개한 선정적인 내용의 쇼츠 광고에서는 19금 용어를 적나라하게 사용하며 자사 상품을 홍보 중이다. 성장기 어린이를 대상으로 영양제를 판매하는 K사는 광고 영상에 '성기에 털 나면 키 관리 이미 늦었대요'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여성 다이어트 보조제를 판매하는 D사에서는 '34㎏ 빠지니깐 떡X 좋다고 칭찬 들었음', '-21㎏ 뺐더니 친구 남친이랑 X파 됨', '43㎏ 빼고 XX머신 됐음' 등의 문구로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사용자들은 "쇼츠를 보다가도 이런 광고가 뜨면 쇼츠를 끄고 싶다", "이런 걸 광고라고 만드나, 모든 연령층이 접하는 유튜브인데도 이런 광고를 노출시킨다는 자체가 실망스럽다", "도대체 유튜브 심의 규정은 무엇인가", "유튜브 코리아 어지간히 일 안 한다. 유튜브 가이드라인에 위배되는 것들 신경 좀 써라. 더 심한 광고들도 많다"며 유튜브를 향한 성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SNS 상에서 이러한 내용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자 팀유튜브는 '신고하라'고 대처법을 설명한 게시글 작성 후 추가 입장을 밝혔다. 팀유튜브는 "유튜브는 플랫폼 상의 광고를 면밀히 모니터링해 부적절한 광고의 경우 최대한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제보 내용은 담당 팀에 공유돼 검토 중으로 절차에 맞춰 처리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해외 기업에 대한 국내 규제가 어려운 것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플랫폼 사업자들에게는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고 해외 사업자들에게는 규제 적용이 되지 않아 공정한 경쟁의 어려움은 물론 소비자 보호의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광고의 경우 TV, 라디오 등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노출되는 광고에 비해 기준이 느슨한 편이다. 거기에 플랫폼 운영 주체가 해외 기업인 경우 더더욱 그렇다. 불법 광고의 온상이나 다름 없다"며 "해외 기업에게 국내 규제 정책을 적용할 수 없어 이러한 현상이 빚어지는 것이다. 신고와 제재 등 플랫폼 자체 자정 행위에만 맡길 게 아니라 정부와 관계 부처가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