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시노 히데아키 공동 대표, 회장으로 승진
콘코드 밀어준 허먼 헐스트, 공동 CEO직 박탈
콘코드 밀어준 허먼 헐스트, 공동 CEO직 박탈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소니IE)가 지난해 4월 구축한 공동 대표 체제를 1년 만에 포기한다. 경영진 개편과 함께 제시했던 '라이브 서비스 게임 강화'라는 목표를 제시했으나, 실제 게임이 기록적인 실패를 거두자 목표 자체를 재검토하는 모양새다.
일본의 소니 그룹은 최근 소니IE 회장을 맡고 있는 토토키 히로키 소니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오는 4월 새로운 대표로 선임하기로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토토키 회장의 후임으로는 소니IE 공동 대표 중 기술, 하드웨어 부문을 총괄해온 니시노 히데아키 플랫폼 비즈니스 담당 대표가 낙점됐다. 소니IE 공식 발표에 따르면 게임 개발 사업을 총괄한 허먼 헐스트 스튜디오 비즈니스 대표는 이후 '니시노 회장에게 보고하며' 직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소니IE는 지난해 토토키 회장이 취임하며 공동 대표를 선임, 새로운 경영체계를 구축했다. 토토키 회장은 신규 경영진 출범과 함께 콘솔 게임 위주였던 기존의 플레이스테이션(PS) 사업에 더해 라이브 서비스 게임, 즉 온라인 게임 강화를 주요 목표로 제시했다.
새로운 경영 체제 출범 직전, 소니IE는 '데스티니 가디언즈' 개발사 번지 소프트웨어를 인수했고 온라인 게임 분야의 강자인 한국의 엔씨소프트와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지난해 2월 신작 온라인 슈팅 게임 '헬다이버스 2'가 흥행하며 더욱 탄력을 받는 듯했다.
그러나 8월 신작 '콘코드'가 스팀 출시 직후 최다 동시 접속 697명을 기록하는 등 기록적인 흥행 참패를 보이며 2주 만에 서비스가 종료됐다. 소니IE는 콘코드로 인해 최소 3억달러(약 430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콘코드 실패의 여파는 구조조정으로 이어졌다. 소니IE는 지난해 10월 말, 콘코드 개발을 전담한 파이어워크 스튜디오를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올 초에는 소니IE가 대표작 '갓 오브 워' IP 기반 라이브 서비스 게임을 포함해 미공개 신작 프로젝트 2종을 개발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소니IE가 경영진을 1년 만에 개편하자 업계 내에선 허먼 헐스트 대표에게 책임을 묻는 인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헐스트 대표는 '라이브 서비스 게임 강화' 비전 아래 콘코드에 대한 투자를 강력하게 밀어붙인 인물로 꼽힌다.
향후 소니IE의 라이브 서비스 게임 도전은 자체 개발이 아닌 파트너십에 초점을 맞춘 형태가 될 전망이다. 소니IE는 지난해 10월, 넷이즈와의 협업을 통해 '데스티니' IP 기반 모바일 게임 '데스티니 라이징'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헐스트 대표는 지난해 말 일본 패미통과의 인터뷰에서 "모바일 게임 분야에 있어선 외부 개발 스튜디오와 협업에 주력할 것이며, 그 일환으로 2023년 11월 엔씨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발언했다. 업계 내에선 엔씨가 소니IE의 '호라이즌' IP 기반 MMORPG를 개발 중이라는 설이 돌고 있다.
소니IE의 게임 사업 관련 비전은 PS 게임 쇼케이스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를 통해 보다 명확히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는 매년 4회 전후로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2월에 첫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가 열렸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