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10년차 맞은 캐주얼 게임 전문 개발사
짧은 개발 기간, '실패 두려워 않는' 문화로
타사 게임 테스트로 시장 파악·객관성 확보
짧은 개발 기간, '실패 두려워 않는' 문화로
타사 게임 테스트로 시장 파악·객관성 확보

"게임에 있어 중요한 것은 '고객의 재미'인 만큼 이용자 반응을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는 자체 개발한 게임은 물론 현재 시장의 유명한 게임까지도 전사적으로 테스트해 객관적으로 게임을 비교하고, 이를 통해 출시를 결정한 게임은 6개월 안에 낼 수 있도록 노력한다."
최근 국내 앱마켓에서 화제를 모은 모바일 캐주얼 디펜스 게임 '운빨존많겜' 개발사 111퍼센트(%)의 김강안 대표가 모바일 게임 사업을 바라보는 방식과 개발 문화에 대해 묻자 한 말이다.
111%는 2015년 10월 설립돼 올해 10년차를 앞둔 게임사다. 운빨존많겜 외에도 레트로 슈팅 게임 '터렛z', 케주얼 전략 게임 '랜덤 다이스' 시리즈 등 간편한 조작감과 의외의 전략성을 겸비한 '캐주얼 게임'으로 유명한 개발사다.
111%라는 사명에는 '한 사람이 하루에 적어도 한 번은 이용하는' 게임을 만들자는 뜻이 담겼다. 서울 역삼 소재 111% 사옥에서 만난 김강안 대표는 "111%는 게임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회사를 지향한다"며 "장기, 체스, 바둑과 같이 '게임의 규칙'을 파악하고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우리가 바라는 인재상"이라고 말했다.

회사의 최근 히트작이자 지난해 5월 출시된 운빨존많겜은 모바일 게임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랜덤 디펜스 콘텐츠를 2인 협동 방식과 결합해 '익숙함이 있으면서도 독특한' 게임이라는 평을 받았다. 무엇보다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9개월 동안 인기가 지속되는 이유는 게임을 직접 개발하지 않은 111% 내부 직원들도 다수가 플레이해 보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재밌는지'를 평가하는 시스템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강안 111% 대표는 "내부 테스트는 기본적으로 전사 테스트로 적게는 50명, 많게는 100명이 참여하며 기준점을 매우 높게 잡는다"며 "운빨존많겜의 내부 테스트 평점은 5점 만점에 3.8점으로, 수치적으로는 높지 않아 보여도 해당 반기 내부 프로젝트 중 최고점을 받은 게임이었다"고 술회했다.
운빨존많겜은 회사의 전작 '랜덤 다이스'와 유사한 디펜스 장르 게임이나 '냥법사', '개구리 왕자', '밤바' 등 독특한 감성의 캐릭터들이 등장한다는 차별점이 있다. 김 대표는 "게임 이용자층 분석 결과 어린이들도 적지 않게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독특한 캐릭터들이 나오다 보니 IP화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평했다.
실제로 운빨존많겜은 게임 자체 외에도 유튜브 쇼츠 시리즈 또한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IP 다각화 측면에서 쇼츠를 분석하고 제작하는 전담 팀을 별도로 두고 있다"며 "운빨 IP 외에도 오리지널 숏폼 콘텐츠 또한 조만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캐주얼 게임 전문 개발사에 대해 트렌드에 민감하고 개발 비용이 낮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다작'을 하다 보니 개별 게임의 운영에는 소홀할 수 있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김강안 대표는 이에 대한 질의에 "게임 별로 스튜디오를 분리, 각 스튜디오가 게임을 책임지는 형태를 취하고 있는 만큼 버려지는 게임은 없다"며 "소프트론칭 테스트 과정에서 만약 게임의 재미가 없다는 지표가 확인된다면 개발진이 해당 스튜디오를 설득, 빠르게 서비스 종료를 결정한다. 그리고 새로운 게임 개발을 빠르게 시작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서비스 종료가 결정되는 게임은 대부분 이용자가 거의 없는 게임이었다"고 답변했다.
캐주얼 게임 중심의 '6개월 내 개발' 기조가 가진 특장점에 대해 묻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라는 답이 나왔다. 김 대표는 "피겨 스케이팅의 전설 김연아가 점프를 완성시키는 데 까지는 수많은 도전과 실패가 있었을 것"이라며 "게임을 빠르게 준비하고 내는 것을 통해 유저 반응을 빠르게 살피는 것은 물론 실패를 인정하고, 실패에서 배우는 것 또한 쉽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직원들을 위한 보상 체계에도 이러한 기조를 적용하고 있다. 김강안 대표는 "운빨존많겜과 같은 성공작에는 물론 파격적 보상을 주는 것이 맞다"면서도 "무작정 성과를 보고 보상하는 것이 아닌 개발진의 '실력'을 측정하고자 하며 프로젝트가 실패했다 해도 과정이 훌륭했다면 이에 대해 보상하는 방안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강안 대표는 또 "직원에게 있어 최고의 성장은 게임을 직접 출시하는 '경험'에 있다고 본다"면서 "111%에서는 모든 개발자들이 최소 1년에 2번의 출시 경험을 할 수 있다. 출시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경험은 무척 크다. 뿐만 아니라 모든 지표들이 직원들에게 공개되며, 실패했을 때 다음 사이클에서 실패한 경험을 양분으로 삼아 제작할 수 있도록 한다"며 성장할 수 있는 회사임을 강조했다.
111%는 최근 신작으로 '특급 주술대전: 4인전'을 출시했다. 오는 3월 17일에는 운빨존많겜 IP를 활용한 차기작 '운빨돌격대'를 선보일 계획이다.
김강안 대표는 "특급 주술대전 역시 내부 테스트에서 3점 후반대를 기록해 기대작으로 보고 있다"며 "운빨 시리즈의 경우 현재로선 한국과 대만 중심으로 성공을 거둔 만큼 이후 미국과 중국 등 해외로 확대해나가기 위한 R&D(연구·개발)을 이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