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결혼·육아·친교·직업에 '비 일상'까지
'심즈' 등 인생 시뮬레이션 재미 명확해
최고 수준의 그래픽, '한국적 정취'는 덤
'심즈' 등 인생 시뮬레이션 재미 명확해
최고 수준의 그래픽, '한국적 정취'는 덤

2017과 2018년은 PC게임 이용자들에게 '그래픽 카드 대란'이 일었던 해로 기억된다. 암호화폐 채굴로 인한 수요 증가에 국산 히트작 '펍지: 배틀그라운드' 유행이 겹쳐 국내 커뮤니티에선 '배그 권장 사양 그래픽카드 싸게 구하는 법'을 묻는 게시물이 줄지어 올라왔다.
배그 개발사 크래프톤이 7년이 흐른 후인 2025년에 내놓는 게임 '인조이'는 장르와 플레이 방식은 전혀 다르나 배그가 그랬 듯 '권장 사양 그래픽 카드'를 새로이 찾는 게이머들이 많을 것으로 기대되는 신작이다.
'인조이'는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단계부터 눈길을 끈다. 다양한 체형과 연령대, 패션은 물론 미간과 볼 크기, 메이크업 여부까지 정할 수 있는 디테일이 눈에 띈다. 얼리 액세스 버전 기준 여기에 의상과 반지, 목걸이, 귀고리 등 액세서리까지 원하는 대로 제작하는 기능이 탑재될 전망이다.

인생 시뮬레이션에 걸맞게 친교와 연애, 결혼과 육아, 일상과 직업 활동을 대부분 구현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대뜸 무례한 질문을 하는 기능, 자유분방한 성격을 반영해 자판기 밑에서 동전을 찾아보려는 욕구가 생기는 캐릭터 등 '일상 속의 비일상'적 행동들도 충실히 구현됐다.
국내 개발사 작품 답게 현대 한국적 분위기를 게임에 녹여낸 것도 눈에 띈다. 게임 속 가상의 회사 '아담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케이팝 아티스트 직업을 체험할 수 있다. 분식집과 노점상, PC방 등 익숙한 시설도 여럿 눈에 띈다. 한류의 문화적 가치가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시대인 만큼 국내는 물론 해외 게이머들에게도 매력 포인트로 자리 잡을 듯 하다.

베타 버전 기준 문제점으로 지목됐던 '수면 시간' 등 버려지는 이용 시간 문제는 최대 30배까지 게임 진행 속도를 늘리는 배속 기능으로 보완했다. 가까이 혹은 멀리에서 도시를 보는 줌인, 줌아웃 기능 또한 굉장히 넓은 범위로 지원한다. 이렇다 보니 시뮬레이션 게임이 진행되는 것을 별다른 조작 없이 보기만 해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흥미롭게 즐길 수 있다.
인조이의 주인공은 도시 속 캐릭터 조이가 아닌, 이들을 한 차원 위에서 조정하는 가상의 회사 'AR 컴퍼니'의 직원이란 설정이다. 이러한 설정에 맞게 조이들의 기분 상태나 도시의 외견, 새로운 가족을 도시에 배치하는 것 등을 편의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 다수 NPC의 상태를 조정해 '만인의 연인'이 되거나 반대로 눈에 띌 때마다 시비를 걸리는 '만인의 적'이 되는 것도 얼마든 가능하다.
게임 언어 설정 중, 각 언어의 구현도를 백분율로 표시한 것도 눈에 띄었다. 개발진은 얼리 액세스를 통해 게임을 '이용자들과 함께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표한 바 있는데, 약점이 될 수도 있는 미완성 지점을 솔직하게 표현함으로서 이러한 '함께 완성하는 게임'이란 점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전반적으로 인조이는 출시 전부터 비교됐던 '심즈' 등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의 핵심적인 재미를 적절히 구현했다. 한국 개발사답게 '도원'이라는 가공의 도시에 구현한 한국적인 정취, 시뮬레이션 게임 장르 내 최고 수준의 그래픽·시뮬레이션적 완성도를 더한 만큼 '인기가 검증된 대작'이란 느낌이 든다.
특히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 자체가 방송용 콘텐츠로 적합하다는 점, 고품질 그래픽에 AI 등 신기술이 도입될 게임이라는 점에서 스트리머와 유튜버 등 크리에이터들의 주목을 받는 게임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고품질 그래픽을 배경으로 해 수많은 NPC를 투입한 게임인 만큼 높은 사양의 하드웨어를 쓰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개발진에서 준비 중인 AI 기반 스마트 캐릭터 기능 'CPC'를 이용할 경우 AI를 위해 추가적인 연산이 필요할 것인 만큼, 인조이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라면 생각한 것 이상의 고성능 그래픽 카드를 미리 구매할 것을 추천한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