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거래소, 1~2월 63개 상장
빗썸 홀로 절반 넘는 33개 상장
업비트 9개 코인원 13개보다 '압도적'
신규 상장 가격 급등락 유의해야
빗썸 홀로 절반 넘는 33개 상장
업비트 9개 코인원 13개보다 '압도적'
신규 상장 가격 급등락 유의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가상자산 업계는 새로이 전성기를 맞는 모양새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친 가상자산 정책이 속속 발표되면서 국내에서도 다시금 가상자산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듯 올해 들어 신규 상장에 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평가 기업 애피와(APYWA)가 26일 발간한 '2025년 신규 거래지원 가상자산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2월 두 달간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의 신규 상장 가상자산은 총 63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빗썸이 33건이나 상장, 전체 상장 코인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거래량 비율이 가장 큰 업비트가 9건, 코인원이 13건, 코빗이 5건인 것과 비교해도 상당히 많을 뿐만 아니라, 고팍스(3건)와 비교하면 무려 11배나 많이 상장했다. 3월 36일 기준 빗썸에 상장된 코인 수도 369개로, 업비트(234개)를 크게 뛰어넘었다.
빗썸이 적극적인 신규 상장 정책을 펼치는 이유는 업계 1위인 업비트를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동 기간 거래량 점유율을 찾아보면 업비트 홀로 전체 거래량의 약 76%를 차지하며 독보적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거래량이 소폭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금융위(FIU)가 2월 업비트에 제재를 가한 뒤 빗썸의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빗썸은 신규 상장 속도와 다양성을 강화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빗썸 관계자는 "성장 가능성이 큰 유망 가상자산을 선별 상장해, 사용자에게 초기 투자 기회를 확대하는 효과를 제공한다"며 "시장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가상자산 거래를 지원해 이용자들이 투자 전략을 보다 유연하게 설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빗썸이 이 같은 행보에 대해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빗썸이 신규 코인 상장 속도를 가속화 하는 것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행보로 보인다"며 "고팍스가 국산 코인 위주로 '국내 최초 상장' 타이틀을 통해 초기 기대감을 조성하는 전략과 달리, 빗썸은 다양한 코인을 빠르게 상장하며 투자자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빗썸의 이러한 적극적인 상장 정책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빠른 상장은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하지만, 충분한 검증 없이 상장되는 경우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취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상장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될 경우 시장의 불안정성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하며, 추가적인 투자자 보호 장치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빗썸 측은 이에 대해 "가상자산 투자는 높은 변동성을 동반하므로 투자자들은 거래 전 프로젝트의 기술력과 유동성, 시장 상황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며 "신규 상장 가상자산은 단기적인 가격 급등락이 있을 수 있으므로 체계적인 투자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재근 애피와 대표는 "상장 속도를 올리는 것만으로는 거래 활성화나 유동성 확대와 직결되지 않는다"며 "신뢰성 있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상장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거래소의 신뢰도와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상자산 평가 점수가 낮은 프로젝트는 가격 변동성이 극심할 수 있어 예상치 못한 손실 가능성이 존재한다"라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 앞으로도 가상자산의 본질적 가치와 리스크 수준을 알 수 있는 공정하고 투명한 데이터 제공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지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ainma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