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다리' 너머 천국의 이야기
웰시 코기 '봉구'의 '아빠' 마중길
퍼즐·QTE·잠입…다채로운 어드벤처
웰시 코기 '봉구'의 '아빠' 마중길
퍼즐·QTE·잠입…다채로운 어드벤처

스코틀랜드의 작가 에드나 클라인레키가 1959년 자신의 애견 '메이저'를 떠나보낸 후 쓴 시 '무지개 다리'의 내용 전반부를 간추린 것이다. 세계 반려동물인들의 심금을 울린 이 글은 몇 십 년 동안 반려동물의 죽음을 일컫는 완곡어로 회자되고 있다.

크래프톤 산하 스튜디오 드림모션이 개발 중인 신작 '마이 리틀 퍼피'는 이러한 시에 게임적 상상력을 보탠 어드벤처 게임으로 개발되고 있다. 무지개 다리 너머에서 평화롭게 살던 웰시 코기 '봉구'가 오랜만에 맡은 '아빠'의 냄새에 무지개 다리 아래의 세계로 마중을 나선다는 이야기를 다룬다.
마이 리틀 퍼피 데모 버전은 약 1시간 분량의 도입부를 다룬다. 크게 무지개 다리 너머 천국의 일상, 무지개 다리를 내려온 후 처음 만나는 '오염된 들판' 두개의 스테이지로 나뉜다.

천국은 각양각색의 천사와 애견, 애견인들이 사는 공간이다. 근육질 트레이너와 함께하는 각양각색의 개들, 어린 개를 돌보는 어른스러운 시베리안 허스키, 사람 모습의 인형을 찾기 전에는 움직일 수 없다고 고집을 피우는 아기 강아지 등 별다른 스토리는 묘사되지 않으나 그 사연을 짐작케할 수 있는 다양한 군상들을 만나볼 수 있다.

강아지를 주인공으로 한 게임인 만큼 스토리 진행과 연출에선 텍스트를 최대한 배제했다. 3D 애니메이션 외에도 수채화 풍의 감성적인 컷씬을 활용, 별다른 텍스트 없이도 그 스토리를 쉬이 짐작하게 해 높은 몰입감을 준다.

조작 또한 철저히 '강아지'스럽지만, 단순하지는 않다. 냄새를 맡아 상대의 위치를 추적하는 능력, 짖어서 상대를 부르는 호출, 땅을 파거나 특정 오브젝트를 입으로 물어 끌어당겨 임시 계단을 만드는 등 다양한 행동을 취할 수 있다. 이러한 행동을 적재적소에 활용, 어드벤처 게임 특유의 '퍼즐 풀이'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용자들에게 첫 관문이 되는 '오염된 들판'은 괴물에게서 도망칠 때의 QTE(Quick Time Event) 이벤트, 괴물의 눈을 피해 움직이는 잠입 액션, 오염을 걷어내는 '땅따먹기' 미니 게임 등으로 구성됐다. 감성적인 애견 스토리를 넘어 '어드벤처 게임'으로서도 제법 다채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마이 리틀 퍼피의 데모 버전은 전반적으로 반려동물인은 물론이고 캐주얼 내지는 미들코어 수준의 3D 어드벤처 게임을 찾는 이들에게도 적합할 만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본편에서 보여줄 보다 많은 스테이지에서도 이와 같은 완성도와 다채로움을 유지할 수 있다면 세계적으로 인정 받은 게임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