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아이폰도 가격 인상 불가피
그래픽카드, 반도체 아닌 '완제품'
중국·베트남 비중 높을수록 타격
닌텐도 스위치2도 사전주문 연기
그래픽카드, 반도체 아닌 '완제품'
중국·베트남 비중 높을수록 타격
닌텐도 스위치2도 사전주문 연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세계를 상대로 부과한다고 발표한 10%의 기본 관세가 5일(현지시각) 발효됐다. 이는 캐나다와 멕시코 등 극히 일부의 예외 국가를 제외한 모든 국가의 대다수 품목에 적용되는 일종의 '보편 관세'다.
미국의 필요에 따른 일부 예외 품목을 제외하고는 전 세계를 상대로 무역전쟁에 나선 모양새다. 특히 9일부터는 중국에 34% 기본 관세에 추가로 기존 20% 관세가 적용돼 총 54%의 관세율이 부과되며 베트남은 46%, 대만은 32%, 우리나라는 25%의 관세가 적용된다. 유럽연합(EU)의 경우에는 20% 관세율로, 독일과 아일랜드 같은 주요 수출국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
문제는 이 같은 관세 정책이 자국 내 물가 인상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데이터를 집계해 분석한 결과, 미국 트럼프 관세폭탄 정책이 현실화할 경우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디스플레이 관련 중국산 완제품의 80%(매출기준)가 관세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스마트폰 가격은 최대 37%, 노트북은 최대 68%까지 오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당장 삼성전자와 애플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시리즈·Z플립·Z폴드 등 주요 프리미엄 제품과 갤럭시 A시리즈·Z시리즈 등 보급형 제품을 베트남 북부 박닌과 타이응우옌에서 다수 생산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에서의 생산량이 삼성전자가 출시하는 전체 스마트폰의 절반가량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역시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약 30%를 생산하고 있다.
애플은 전 세계에 판매하는 아이폰 물량의 90%가량이 중국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높은 관세를 매기자 2027년까지 인도 생산량을 2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지만 트럼프가 "인도는 우리에게 52%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었지만, 우리는 오랫동안 거의 아무것도 부과하지 않았다. 이제 공정한 무역을 위해 우리는 그 절반인 26%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해 이마저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그래픽카드 시장도 관세 영향을 받게 된다. 반도체 칩은 상호관세 부과에서 당장은 면제되지만 그래픽카드는 반도체 칩과 PCB(회로기판), 메모리 모듈, 전원공급 장치 등이 결합된 전자제품이므로 관세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대부분의 그래픽카드가 중국 내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어 관세 적용에 따라 최대 40%까지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6월 5일 출시를 예고한 닌텐도 스위치2도 관세 폭탄 영향권에 들어섰다. 앞서 닌텐도는 닌텐도 스위치2의 일본 한정 모델을 4만9980엔(약 48만8000원), 글로벌 모델 6만9980엔(약 68만4000원)에 6월 5일 출시한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에 대한 우려로 스위치2의 사전 주문을 연기할 전망이다.
외신 '더버지'는 "5월 8일부터 특정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고객이 웹사이트에서 직접 스위치 2를 사전주문할 수 있도록 초대장을 보낼 예정이었지만 지금은 언제 이루어질지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스위치2의 공식 판매가격은 달러로 449.99달러다. 이전 모델이 299달러였던 것에 비하면 상당한 가격 인상이 이뤄진 셈이다. 하지만 관세 문제라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도 있어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