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 기업도 AI 활용 강화
구직자 'AI 자소서 작성' 도마 위
일각에선 AI 자소서 검열 도입
직접 작성했는데 AI 도움 오인도
기술보다 앞서야 할 평가 기준
구직자 'AI 자소서 작성' 도마 위
일각에선 AI 자소서 검열 도입
직접 작성했는데 AI 도움 오인도
기술보다 앞서야 할 평가 기준

사람인은 공식 사이트에서 챗GPT 기반의 대화형 AI 서비스인 'AI 이력서 코칭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사용자가 직무 경험과 역량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커리어 소개서를 생성해주는 방식으로, 인·적성 검사 결과를 반영해 소프트 스킬을 분석하고 강점을 부각하는 기능까지 탑재됐다. 초안 작성부터 맞춤법 교정과 표절 검사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어 구직자의 자소서 작성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
인크루트 역시 챗GPT를 활용한 ‘잘쓸랩’ 서비스를 통해 자소서 작성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문항별 작성 팁과 합격 사례를 예시 문장과 함께 제공하며, 사용자들이 원하는 만큼 예문을 반복 활용할 수 있다. 서비스 명칭은 ‘트레이닝’이지만, 일부에서는 사실상 AI 대필에 가까운 수준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구직자의 글쓰기를 돕는 AI 플랫폼이 늘어나는 한편, 이에 대한 경계와 AI 사용 여부를 판별하려는 기술에 집중하는 움직임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에 대해 '사실상 AI 대필이 아닌가' 하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AI 사용 여부를 판별하는 기술에 집중하는 경우도 눈에 띈다.
잡코리아의 '자기소개서 AI 분석 서비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논문 표절 탐지로 잘 알려진 '카피킬러'의 100억 건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자소서의 표절률과 유사 문장을 분석하고 자소서의 '유사성'을 판별하는 데 집중한다. 이를 통해 기업 인사담당자가 자소서의 진위를 효율적으로 가려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AI 자소서에 대한 기업의 시각은 아직 부정적이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2024년에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기업 채용 동향 조사'에 따르면,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64.1%가 챗GPT로 작성된 자소서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중 42.2%는 '감점', 23.2%는 '불합격' 조처하겠다고 답했다. 자소서의 작성 주체가 인간이 아닐 경우 평가 자체에서 배제하겠다는 뜻이 뚜렷하다.
문제는 탐지 자체의 신뢰성에도 있다. 실제로 사람이 작성한 자소서가 AI 생성물로 잘못 판정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아랍에미리트 NYU 아부다비 교수진의 연구에 따르면 대표적 AI 탐지기인 'GPT제로(LLM으로 생성된 텍스트 식별 소프트웨어)'의 오판율은 31.55%, 오픈AI의 텍스트 탐지기는 49.37%에 달했다. 10건 중 서너 건이 오판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학생들과 취업준비생들은 탐지기를 '역이용'하는 전략을 개발 중이다. "GPT킬러에 안 걸리게 자연스럽게 써줘"라는 프롬프트를 챗GPT에 입력하거나 구어체로 작성한 글을 문어체로 전환하고 문장을 재조합해 회피하는 식이다. 역설적으로 AI 탐지를 피하려는 과정에서 사람은 더 'AI처럼' 행동하고, AI는 더 '사람처럼' 글을 쓰게 되고 있다.
이력서에 관해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대한 기업들의 고민은 계속될 전망이다. 세계경제포럼은 최근 AI 채용 관련 보고서에서 "세계적으로 약 88%의 기업이 어떤 형태로든 AI를 사용해 후보자들을 선별하고 있다"며 "AI를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투명성 보장, 신뢰성 유지 등 공평한 채용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것도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ainma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