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귀신·퇴마 세계관 콘텐츠 인기
OTT·웹툰·극장가까지 IP 확장 본격화
OTT·웹툰·극장가까지 IP 확장 본격화

16일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전통 설화와 초자연적 현상을 바탕으로 한 K-오컬트 콘텐츠가 OTT와 웹툰, 극장가 등 전방위적으로 확장되며 흥행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오컬트(Occult)는 라틴어 '오쿨투스(occultus)'에서 유래한 '비밀스러운'이란 단어로, 한국에서는 무속 신앙 등 전통 요소가 결합된 독자적 장르로 자리 잡고 발전하고 있다.
OTT 플랫폼에서는 'K-오컬트' 장르에 대한 시도가 활발하다. 티빙은 지난 3월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샤먼: 귀신전'을 공개했다. 무속인의 삶과 신앙, 귀신 현상을 밀착 조명한 이 작품은 글로벌 OTT 어워즈 수상에 이어 백상예술대상 후보에도 올랐다. 티빙 측은 "장르 실험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쿠팡플레이가 최근 공개한 오컬트 블랙코미디 '가족계획'은 회차별 시청량이 일순 425%까지 증가했으며, 8주 연속 플랫폼 내 인기작 1위를 기록했다.

극장가에서도 K-오컬트의 바람이 거세다. 지난 2월 개봉한 애니메이션 퇴마록은 누적 관객 40만 명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동명의 원작 소설은 누적 판매 1000만 부를 넘겼으며, 전자책 플랫폼 '밀리의 서재'에서는 4일 연속 주간 베스트 1위를 기록했다. 흥행을 이어 예능으로의 확장도 예고돼 있다.
티빙은 퇴마록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오컬트 액션 예능 '신:퇴마록(가제)'를 제작할 계획을 밝혔다. 이미 CJ ENM이 원작 IP 사용 계약을 체결했고, 이우혁 작가의 자문을 받아 내년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오는 30일에는 마동석 주연의 오컬트 액션 영화 '거룩한 밤:데몬 헌터스' 개봉이 예정돼 있다.
웹툰 시장에서도 오컬트가 인기다. 구아진 작가의 '미래의 골동품 가게'는 '진령군'과 '왕거을오미 사건' 등 역사 기반 인물과 무속신앙, 설화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작품으로, 15일 기준 '관심 (웹툰) 등록' 수 33만4000여 건을 기록했다. 해당 작품으로 부천만화대상 대상과 인기상을 동시 수상했으며, 한국콘텐츠진흥원(한콘진)의 우수스토리 제작지원에도 선정됐다.

이 외 오늘날 우리나라의사이비 종교와 대안교육의 이면을 오컬트 장르로 해석한 박태준 작가의 '룸비니'가 5만2000여 건의 관심 등록 수를 보이며 인기 가도를 달리고 있다.
오컬트 안에서 장르 융합을 시도한 작품도 있다. 삼촌 작가의 '귀곡의 문'은 일상에 귀신 요소를 결합했고, 손하기 작가의 '에밀리의 저택'은 개그와 오컬트를 접목해 각각 21만3000여 건, 8만9000여 건의 관심 등록 수를 보였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측은 "오컬트는 더 이상 하위문화가 아닌, 콘텐츠 생태계 중심으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는 산업화된 장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K콘텐츠 발굴을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지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ainma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