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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침체기 빠진 게임사 위한 지침서, 킴 노드스트롬 '업 다운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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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침체기 빠진 게임사 위한 지침서, 킴 노드스트롬 '업 다운 업'

소니·킹·패러독스 등 거쳐온 30년차 게임인
게임사 침체 부르는 가장 큰 원인은 '오만'
이용자와 소통, 조직 문화 확립이 극복의 열쇠
킴 노드스트롬 플레이어언노운 스튜디오 대표가 게임사 경영 지침서 '업다운업' 출간을 앞두고 4월 17일 미디어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킴 노드스트롬 플레이어언노운 스튜디오 대표가 게임사 경영 지침서 '업다운업' 출간을 앞두고 4월 17일 미디어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이원용 기자

소니와 킹, 패러독스 인터랙티브 등 유수의 기업에서 30년 가까이 게임인으로 살아온 킴 노드스트롬 플레이어언노운 대표가 세계의 게임 리더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경영 지침서 '업 다운 업'을 선보인다.

'업 다운 업' 출간을 앞두고 한국에 방문한 킴 노드스트롬 대표는 서울 강남에서 16일 출간 기념 미디어 간담회를 가졌다. 책 번역에 참여한 남주연 틸팅포인트 코리아 지사장 통역사 겸 보조 연사로 함께했다.

킴 노드스트롬 대표는 1990년대 초반 '코모도어 64' 게임 개발의 프로그래머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여러 게임사를 거쳐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스웨덴의 사우스엔드 인터랙티브,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아메리카(현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캔디크러쉬사가' 개발사 킹,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크루세이더 킹즈' 개발사 패러독스 인터랙티브에서 활동했다.

'업 다운 업'이란 책 제목에 대해 노드스트롬 대표는 "여러 게임사에 재임하며 지켜본 결과 성공을 거둔 게임사는 모두 얼마 가지 않아 어려움에 부딪히며, 그렇게 맞이한 위기에서 벗어나 다시 한번 성공을 거둬야만 대형 게임사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성공을 거두고, 침체를 겪은 후 제2의 도약으로 이어지는 게임사들의 성장 곡선을 책의 제목에 담았다"고 밝혔다.

성장곡선을 겪은 예시로는 노드스트롬 대표가 재임했던 킹을 예시로 들었다. 그는 "캔디크러쉬 시리즈로 성공을 거둔 킹은 2014년 IPO(기업공개)를 거쳐 상장했으나, 이후 몇 해에 걸쳐 매출 침체 등 위기를 겪었다"며 "내부적으로 다각도의 노력을 이어온 끝에 지금은 퍼즐을 중심으로 모바일 캐주얼 게임 분야의 대표 업체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킴 노드스트롬 플레이어언노운 스튜디오 대표(왼쪽)과 남주연 틸팅포인트 코리아 지사장.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킴 노드스트롬 플레이어언노운 스튜디오 대표(왼쪽)과 남주연 틸팅포인트 코리아 지사장. 사진=이원용 기자

게임사들이 침체에 빠지는 원인에 대해 킴 노드스트롬 대표는 '휴브리스(Hubris, 오만)'을 주요 키워드로 들었다. 그는 "앞서 성공해온 게임이 있으면 '후속작은 당연히 성공할 것'이라는 생각, 또는 '이 게임은 무조건 성공할 것'이라며 진행한 과도한 투자 등이 침체기를 부르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언급했다.

위기 극복에 있어 중요한 방향성으로 '게이머들의 호응'과 '건전한 조직 문화 확립' 두 가지를 들었다. 그는 "이용자들에게 호응을 얻지 못한 게임사 대표는 결국 실패한다"며 "수익성 중심의 게임 운영, 윤리적 메시지를 내세운 게임 운영 등을 통해 일시적인 성공을 거둘 수는 있을지 몰라도 이것이 장기적 성과로는 이어질 수 없다"고 발언했다.

조직 문화에 관한 질의에는 "조직 문화에 있어 생기는 문제를 일반화하긴 어렵다"면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는 특정 분야의 성과나 성장에 욕심을 낸 나머지 그것에 매몰되는 것으로, 이로 인해 조직 문화가 왜곡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답했다.

킴 노드스트롬 대표가 재임 중인 플레이어언노운 스튜디오는 '펍지: 배틀그라운드' 개발자로 유명한 '플레이어언노운' 브렌던 그린이 창립한 신생 게임사다. 최근 스팀을 통해 테크 데모 '프롤로그: 고 웨이 백'을 공개하는 등 스타트업 단계에 놓인 개발사다.

게임 스타트업의 대표로서 조직 문화를 어떻게 확립하고 있느냐를 묻자 노드스트롬 대표는 '심리적 안정감'을 화두로 제시했다. 그는 "임직원 모두가 '회사의 구성원'이라는 생각을 품을 수 있도록 항상 문을 열어두고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자 노력한다"며 "이상하다고 느껴지는 질문, 요청까지도 최대한 끝까지 경청해 직원들이 소속감을 고취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통 외에 중요한 것은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라며 "회사 상황과 계약 상황에 따라, 특히 상장사일 경우 주주 관계 등 이유로 공개하지 못하는 정보도 있지만, 그 선 안에서는 최대한 모든 임직원들이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공유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경영 지침서'로서 게임사의 경영진 외에도 타깃으로 둔 독자들이 있냐는 질의도 있었다. 킴 노드스트롬 대표는 "경영진은 물론 일반 직원들도 게임사 경영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게임계에서 일어난 실제 사례들을 적지 않게 담고 있는 만큼, 게임 외 업계인들에게도 이를 접하는 창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변했다.

'업 다운 업'은 약 350페이지 분량으로 5, 6월 안에 출간될 전망이다. 노도스트롬 대표는 "이 책은 게임업계의 '해야될 것', '하지 말아야할 것'을 담은 지침서이면서 동시에 내가 게임사 대표로서 성장하려는 의지 또한 담아 저술한 책"이라며 "한국 게임계, 커뮤니티에서 관심을 가져주셔서 나 또한 한국 게임업계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시발점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