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이건수→김정남 대표로 '조용히 교체'…돌파구 찾는 커넥트웨이브

글로벌이코노믹

이건수→김정남 대표로 '조용히 교체'…돌파구 찾는 커넥트웨이브

17일 김정남 대표 깜짝 취임
대내외적 위기 속 치밀한 전략 요구
커넥트웨이브, 대표 변경 '잠잠'
실적·직원 감소 등 위기 해결 숙제
(왼쪽)이건수 전 커넥트웨이브 대표, (오른쪽)새로 선임된 김정남 커넥트웨이브 대표. 사진=커넥트웨이브, 구구스이미지 확대보기
(왼쪽)이건수 전 커넥트웨이브 대표, (오른쪽)새로 선임된 김정남 커넥트웨이브 대표. 사진=커넥트웨이브, 구구스
이커머스 밸류체인 전 영역을 아우르는 플랫폼 기업 커넥트웨이브의 대표가 교체됐다. 2023년 6월 19일 이건수 대표 체제에서 채 2년도 안 돼 대표가 교체된 것이다.

커넥트웨이브는 새 CEO로 김정남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그는 17일 사내 메일을 통해 취임 인사를 전했다.

김 대표는 "2000년에 이베이옥션 해외사업을 통해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이후 플랫폼기획과 이베이코리아의 통합사업기획팀장, 통합사업운영실장, 운영전략실장, 본부장 등을 거쳤으며, 여기어때컴퍼니의 부사장으로 부임하여 숙박 전문 플랫폼 여기어때의 운영 효율 개선 및 사업고도화를 견인했습니다. 최근까지 국내 최대 중고명품 플랫폼 구구스의 대표를 맡으며 거래액(GMV)과 매출을 대폭 성장시킨 바 있습니다"라며 자신의 과거 경력을 언급했다.

또 이베이코리아 재직 당시 지마켓과 옥션의 다나와, 에누리, 가격비교 사이트 제휴 관리를 담당했다면서 특별한 인연을 강조했다.
커넥트웨이브를 둘러싼 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고도 밝혔다. 김 대표는 "여전히 이커머스 시장은 성장 추세에 있지만 과한 경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 환율 급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트럼프발 관세 전쟁까지 불확실성은 더 커진 상황입니다"라며 외적인 리스크 요소들을 거론했다.

국내 상황에 관에서는 "오픈마켓의 PB(Private Brand)상품과 멤버십, C커머스 등 대형 빅테크 플랫폼에 쏠리는 현상은 우리에게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라며 치밀한 전략과 실행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당장 커넥트웨이브의 실적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쿠팡의 약진, 네이버의 쇼핑 강화 등 시장 거물 경쟁자와의 경쟁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커넥트웨이브의 주된 서비스인 가격비교(다나와, 에누리)만으로는 차별화된 장점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Z세대부터는 가격비교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장기적인 전망이 불투명하다. 네이버나 쿠팡, 지마켓 등에도 다수의 셀러가 입점해 있는 만큼 다나와나 에누리를 통해 검색한 최저가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편이다. 되려 Z세대들은 소액 할인을 더 받기 위해 다른 앱을 설치하거나 추가로 회원가입을 해야 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를 더 크게 느끼고 있다.

특히 네이버는 자체적으로 쇼핑과 라이브커머스를 강화하고 있고, 커넥트웨이브 온라인 쇼핑몰 제작 플랫폼 '메이크샵'의 경쟁업체인 카페24는 유튜브와 제휴해 회사가 운영하는 쇼핑몰들 유튜브 쇼핑에 연결시켜 주며 매출을 높이고 있는 데 반해 이 시장도 대응이 늦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커넥트웨이브도 글로벌 숏폼 플랫폼 '틱톡코리아'와 업무협약을 맺었지만 메이크샵의 광고를 틱톡에 표출하거나 틱톡 광고주들이 쇼핑몰을 만들고자 할 때 메이크샵을 연결해주는 것 정도만 이뤄지고 있다. 아직 정식으로 틱톡숍이 론칭하지 않아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하는 브랜디드 콘텐츠(Branded Contents, 특정 브랜드나 제품을 홍보하거나 마케팅하기 위해 만든 콘텐츠)를 시작하지 못한 상태다.

커넥트웨이브의 최근 3년간의 실적. 지난해 매출이 직전년도보다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자료=DART이미지 확대보기
커넥트웨이브의 최근 3년간의 실적. 지난해 매출이 직전년도보다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자료=DART


트렌드에 따라가지 못한 탓인지 수익성이 모호하다. 커넥트웨이브의 2022년 매출액은 약 4526억 원, 2023년은 약 4603억원이지만 지난해에는 4031억원으로 떨어졌다. 이는 4050 이용자가 많은 가격비교 플랫폼에서 주력 상품군인 컴퓨터와 가전의 가격비교 수요 감소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이커머스 솔루션의 경우 셀러 수는 증가했지만 고객사의 매출 감소로 겨래액과 광고 매출 모두 감소했다. 여기에 크로스보더 커머스의 경우에는 고환율에 따라 해외직구가 직격탄을 맞았고, 겨래액과 영업수익, 출고 건수 모두 감소세를 기록했다.

커넥트웨이브의 직원 수가 1년 사이 약 7.7%가량 감소했다. 자료=DART이미지 확대보기
커넥트웨이브의 직원 수가 1년 사이 약 7.7%가량 감소했다. 자료=DART


직원 수도 많이 줄어들었다. 2023년 말 기준 761명이던 직원 수는 2024년 말 기준 703명으로 약 7.7% 감소했다. 특히 이커머스 솔루션에서의 감소가 두드러지는데 다나와의 경우 매출 압박과 복지·처우 감소 등으로 인해 내부적으로도 어수선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에는 MBK파트너스의 자발적 상장폐지 추진(공개매수)로 소액주주와의 갈등이 심화됐다. 2021년 주가가 5만 원을 돌파했으나 상장폐지 전 주가는 1만원대 초반에 머물렀고, 최종적으로 주당 1만8000원에 공개매수해 투자자들과 갈등을 빚었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