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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근대 프랑스'의 멋 담은 RPG '클레르 옵스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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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근대 프랑스'의 멋 담은 RPG '클레르 옵스퀴르'

메타 크리틱 92점…올해 신작 중 최고
출시 사흘 만에 판매량 100만장 돌파
아르데코 양식, 벨 에포크 색채 등 강조
영화화 예정…"많은 이야기 남아있어"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개발사 샌드폴 인터랙티브의 임직원들. 사진=스마일게이트이미지 확대보기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개발사 샌드폴 인터랙티브의 임직원들. 사진=스마일게이트

글로벌 게임계에서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가 화두로 떠올랐다. 인디 게임사의 데뷔작으로서 평단의 호평, 상업적 성과 양면에서 성공을 거둔 가운데 게임의 핵심이 개발사 소재지 '프랑스'적인 요소들도 주목 받고 있다.

올 4월 24일 출시된 '클레르 옵스퀴르'는 리뷰 통계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평균 평점 92점(100점 만점)으로 올해 신작 중 최고의 점수를 받으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에 힘 입어 판매량 또한 사흘 만에 100만 장을 돌파했다.

게임의 국내 배급을 맡은 스마일게이트는 최근 개발사 샌드폴 인터랙티브와 국내 매체들을 상대로 서면 그룹 인터뷰를 진행했다. 개발사 샌드폴 인터랙티브는 2020년 설립된 신생 개발사로 프랑스 남부 몽펠리에와 수도 파리를 합쳐 30명이 채 되지 않는 소규모 인력으로 구성된 곳이다.

'클레르 옵스퀴르' 공식 이미지. 사진=샌드폴 인터랙티브이미지 확대보기
'클레르 옵스퀴르' 공식 이미지. 사진=샌드폴 인터랙티브
클레르 옵스퀴르가 호평 받는 요인 중 하나는 언리얼 엔진5로 표현한 독특하면서도 미려한 아트웍과 세계관이다. 샌드폴 측은 이러한 세계관 구현에 있어 '아르데코(Art Deco)' 운동, '벨 에포크(Belle Époque)' 시대상 등 근대 프랑스적 요소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아르데코는 192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이름을 딴 것으로 대칭, 패턴화된 선 등 기하학적인 조화와 강렬한 조각미 등 당대 유행하던 예술 양식을 의미한다. 벨 에포크는 프랑스어로 '아름다운 시절'이란 뜻으로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1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까지 낭만, 아름다움을 추구하던 유럽의 평화로운 시기를 일컫는다.

'클레르 옵스퀴르' 인게임 캐릭터들의 모습. 사진=샌드폴 인터랙티브이미지 확대보기
'클레르 옵스퀴르' 인게임 캐릭터들의 모습. 사진=샌드폴 인터랙티브

게임의 제목 클레르 옵스퀴르은 명암 대비를 강조한 회화 기법 '키아르스쿠로'의 프랑스어 표현에서 딴 제목이다. 개발진은 "빛과 어둠이 함께 존재해야 의미가 완성된다는 철학적 함의를 담은 제목"이라고 언급했다.

부제 '33 원정대'는 게임의 핵심 세계관과 직결된다. 게임 속 인류는 신적인 존재 '페인트리스'가 지정한 숫자와 같은 나이의 사람들이 모두 죽는 저주로 인해 멸망의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그려진다. 페인트리스의 숫자가 날이 갈 수록 줄어드는 가운데 죽음이 1년 앞으로 다가온 33세의 인간들이 페인트리스를 처단하는 원정에 나서는 것으로 게임 속 이야기가 시작된다.

'클레르 옵스퀴르' 인게임 컷씬을 캡처한 것. 사진=샌드폴 인터랙티브이미지 확대보기
'클레르 옵스퀴르' 인게임 컷씬을 캡처한 것. 사진=샌드폴 인터랙티브

페인트리스의 수가 33인 이유에 대한 질의에 샌드폴 측은 "일단 33이라는 숫자는 멋있다"며 "성숙한 성인 캐릭터들이 생의 마지막을 앞두고 벌이는 원정이라는 이야기, 개발진의 나이대와 맞닿아 더욱 현실감 있게 접근할 수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한 선택"이라고 답변했다.

저주와 죽음 등 어두운 이야기를 다루는 '다크 판타지'에 가까운 이야기지만, 게임의 스토리적 주제는 '희망'이다. 샌드폴 측은 "클레르 옵스퀴르는 실존하는 위험 속에서 상실, 슬픔을 겪으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나아가는 이야기"라며 "캐릭터 간 관계, 스스로와의 관계를 통해 이러한 주제를 깊이 있게 담아내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스토리·세계관이 중요한 게임인 만큼 현지화에도 힘을 기울였다. 클레르 옵스퀴르의 현지화는 '발더스 게이트 3', '킹덤 컴 2: 딜러버런스' 등의 현지화를 맡았던 라이엇락(Riotloc)이 담당했다. 샌드폴 측은 "한국어 팀과 스토리, 주제, 캐릭터, 톤에 걸쳐 심도 깊게 논의했다"며 "철학적 접근 방식을 공유하며 원문의 감정 깊이를 충실히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클레르 옵스퀴르' 게임 내 전투 예시 이미지. 사진=샌드폴 인터랙티브이미지 확대보기
'클레르 옵스퀴르' 게임 내 전투 예시 이미지. 사진=샌드폴 인터랙티브

게임으로서 클라르 옵스퀴르의 장르는 턴제 전투 RPG다. 단순히 턴을 나눠 공격을 주고 받는 것을 넘어 'QTE(Quick Time Event)' 요소를 적극 활용, 이용자가 적이 공격하는 타이밍에 반응해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액션 요소를 더했다.

턴제 전투 RPG는 서구권보다는 일본 등 아시아에서 주류로 이른바 '일본식 RPG(JRPG)'라는 평가를 받는다. 샌드폴 측은 실제로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 '페르소나'와 '파이널 판타지', '로스트 오디세이' 등 일본 명작 턴제 전투 RPG들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고 난이도 액션 게임으로 유명한 '세키로' 또한 영항을 받은 게임으로 거론했다.

클레르 옵스퀴르는 이후 실사 영화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샌드폴 측은 "독창적 비전과 설정을 바탕으로 아직 풀어내야 할 이야기가 많이 남아있는 세계관"이라며 "클레르 옵스퀴르가 어떤 발전을 이뤄나갈지 우리 또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