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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부진 현대중공업, 믿었던 태양광 등 신수종사업마저도 '암초'에…총체적 '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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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부진 현대중공업, 믿었던 태양광 등 신수종사업마저도 '암초'에…총체적 '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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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박종준 기자] 믿었던 태양전지 너마저...조선업계 1위 현대중공업이 최근 박막형 태양전지 사업 등 일부 신수종사업이 위기에 빠지며 가뜩이나 실적부진으로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골칫덩이'로 전락할 우려를 낳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태양전지 사업은 현재 '오리무중'이다. 이는 지난 2010년 12월 프랑스 생고방의 자회사인 독일 아반시스와 합작해 만든 태양전지 모듈 생산업체인 현대아반시스의 충북 오창 박막형 태양전지 공장이 지난 2013년부터 장기 휴업 상태이기 때문이다.

앞서 현대아반시스는 현대중공업이 지난 2010년 생고방그룹과 50대 50의 비율로 총 2200억 원을 투자하며 박막형 태양전지(CIGS) 사업에 본격 진출을 선언했다. 이후 현대아반시스는 2011년 4월 충북 오창과학산업단지 내에 '국내 최대' 박막형 태양전지 공장을 설립에 들어갔고 같은 해 5월에는 인근 외국인투자지역 내 14만5000여㎡를 임대계약하기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태양광 일관생산체제를 구축하며 태양광 1위 업체였던 현대중공업은 현대아반시스를 통해 차세대 태양광 시장인 박막 전지분야 ‘글로벌 톱5’에 진입하겠다며 장기적인 투자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 같은 태양광 사업을 비롯 변압기, 풍력 등 신수종사업 발굴과 육성을 통해 현대중공업은 향후 ‘세계 1등 종합중공업 회사’로의 재도약을 하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었던 것.
하지만 그 기세는 한순간에 꺾였다.

해당 공장이 지난 2012년 공장 준공 이후 2013년 4월 시험가동까지 했으나 유럽 태양광 산업이 불황을 겪는 등의 문제로 현대중공업 동업자인 생고방이 돌연 한국에서의 CIGS 사업 철수를 결정하고 말았기 때문. 결국 해당 공장은 3년째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현대아반시스 해당 공장에서 태양전지는 생산되지 않는 대신 관리비만 계속 쌓여갔고, 당기순손실도 2011년 16억원이었던 것이 지난 2012년 65억원까지 불어났다.

여기에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3년 5월, KCC와 합작한 폴리실리콘 제조업체인 KAM의 보유지분을 모두 정리하며 일부 태양광사업을 접기도 했다.

해당 공장의 장기 휴업 상태가 지속되자, 일부에서는 현재 현대아반시스 공장이 올해 안으로 가동되지 않을 경우 공장 폐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외국인투자 촉진법(외투법)에 따라 사업목적을 준공 후 3년까지 충족하지 못할 경우 해당 공장부지 임대 자격이 박탈될 수도 있기 때문인 것. 현대아반시스 공장의 임대 만료기간은 내년 4월까지이다. 따라서 내년 4월 안으로 공장 재가동이 이뤄져야만 공장을 유지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6일 "현재 휴업 상태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향후 구체적인 계획에 대에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태양전지 사업과 함께 신사업으로 추진한 현대중공업이 풍력발전 부품 자회사인 야케(Jahnel-Kestermann Getriebewerke GmbH)의 사정도 만만치 않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야케 등 일부 계열사에 대한 점검에 들어갔다. 다만 청산 등의 여부 등 구체적인 계획은 잡히지 않은 상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조선(선박) 사업 등에서 수주 부진을 겪으며 3조원대 적자를 기록한 이후 비주력 부문 정리 등 본격적인 사업재편 작업에 착수한 상황이다.

따라서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야케'에 대해 구조조정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야케는 지난 2010년 현대중공업이 평산으로부터 부채 1030억원을 승계하면서까지 사들인 풍력발전기 기어박스 전문 제작업체로, 당시 현대중공업은 야케에 자본금 600억원을 출자했다.

하지만 야케의 실적 등이 신통치 않으면서 지난 2011년부터 대규모 적자를 내더니 현재는 자본잠식상태다.

현대중공업 측은 실질적인 풍력 발전 사업은 현대중공업 자체 사업본부에서도 하고 있는 만큼 만약 (청산 등)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야케가 현재 '골칫덩이'가 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날 야케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종전과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은 올 1분기에 조선(선박) 수주부진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매출 12조2281억원, 영업손실 1924억원, 당기순손실 125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11.7% 감소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적자폭이 확대되며 지난해에 이어 실적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종준 기자 dreamt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