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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SK그룹 경영복귀 국가경제 기여할 기회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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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SK그룹 경영복귀 국가경제 기여할 기회줘야

반도체-통신 등 국가 기간산업 투자에 오너의 강한 추진력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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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유은영 기자] 자산규모 152조원(올 1분기 기준) 재계 순위 3위인 SK그룹의 경영악화가 현실화되면서 과거 하이닉스를 인수, 법인세 8000억원을 내는 효자 세수기업으로 올려놓은 최태원 회장의 결단력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2년 최태원 회장 주도로 인수한 SK하이닉스는 높은 성장세를 계속 유지해 왔다. 전자 업계 비수기인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1조570억원보다 무려 50% 급증한 1조5890억원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SK하이닉스 공장이 있는 이천에는 최태원 회장을 사면해 달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시내 곳곳에 내걸렸다.

최 회장이 광복절 특사로 풀려날 경우 SK는 다양한 분야의 사업확대를 예상할 수 있다. 메모리반도체로 특화돼 있는 SK하이닉스를 비메모리와 메모리를 결합한 종합 반도체 회사로 키울 수도 있고 성장이 정체된 이동통신 사업도 재도약의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SK그룹을 먹여살린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로 최 회장의 최고 걸작이라 평가받는 SK하이닉스마저 2분기 성적이 시원찮을 전망이어서 최 회장 사면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 기업이 마이크론 사를 인수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며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은 기대치에 못 미칠 것이란 부정적 의견이 팽배하다. 지난 14일에는 하루 만에 코스닥 거래시장에서 6.66% 내려간 3만78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재계는 이와 관련 “반도체 산업은 최하 5년 이상 미래를 내다보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데 오너가 없어 큰 규모의 투자 결정을 내리기 힘들어 경영에 애로를 겪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SK의 위기는 한국경제에도 위기로 다가온다”며 광복절 기업인 사면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9일 30대 기업 사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긴급 간담회에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실질적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기업인에게 현장에서 다시 일할 기회를 주기를 간곡히 호소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최 회장 부재 이후 대규모 인수합병 프로젝트에 번번이 실패한 SK그룹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최 회장의 결단력이라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최 회장은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2012년 3조3000억원을 투자해 하이닉스를 전격 인수했다. SK하이닉스는 창사 이래 최대의 매출과 실적을 내며 SK그룹의 핵심동력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정체된 상황 속에서도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 5조1095억원, 당기순이익 4조1952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최 회장의 결단력이 이뤄낸 성과로 평가된다.

뿐만 아니라 최 회장은 신세기통신·하나로텔레콤 인수를 통해 SK텔레콤의 성장과 사업 확대를 이뤄 결단력의 진수를 보여줬다.

이달 4년만에 결실을 본 세계 2위 석유화학사인 사빅과의 넥슬렌 합작법인 설립도 2011년 최 회장 제안으로 시작된 작품이다.

◆100억원 사재 털어 옥중 윤리경영…청년 사회적기업가 양성 전폭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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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수감중인 2014년 10월 14일 사회적 기업 전문서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을 출간하며 기업의 윤리경영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229페이지 분량의 저서에서 사회적 기업의 필요성과 현실적인 한계, 해법 등을 제시하며, 사회적 기업의 생태계 조성을 평생의 과업으로 삼겠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사회적 기업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합하지만 현재 사회적 기업의 수가 적고 문제 해결 역량과 성장에 필요한 투자금도 부족하다”며 SPC를 통해 사회적 기업 생태계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SPC(Social Progress Credi)는 사회문제 해결 정도에 비례해 사회적 기업에 제공하는 인센티브 개념이다.

최 회장이 수감중에도 사회적 기업 전문서를 펴낸 것은 평소 사회공헌에 대한 그의 소신을 보여준다.

최 회장은 지난해 100억원 전액을 사재로 출연해 KAIST청년창업투자지주를 만들어 전도유망한 청년 사회적기업가 5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첫 투자 대상으로 선정된 사회적 기업은 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청소년들의 자립을 지원하는 ‘연금술사’(대표 박진숙), 신진작가들의 창작환경 개선을 지원하는 ‘에이컴퍼니’(대표 정지연), 원예교육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는 ‘리아프’(대표 남슬기), 자원 재활용을 사업모델로 한 ‘터치포굿’(대표 박미현)과 ‘자락당’(대표 김성경) 등 5개 기업이다.

연금술사를 제외한 나머지 4개 기업 대표들은 SK그룹이 2012년 혁신적 사회적 기업가 양성을 위해 카이스트와 함께 개설한 사회적 기업가 MBA 1기 졸업생들이다.

최 회장은 당시 “KAIST 청년창투가 사업모델의 우수성과 가치창출 정도에 따라 투자할 수 있도록 투자 규모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밝혔었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중심경영체제로 성장한 한국경제는 기업 총수의 자리에 따라 사활이 좌지우지 된다”며 “규모의 경제는 대기업이 이끌고, 기업의 투자가 빈부격차 완화 등 사회문제 해결의 선순환 구조를 이끄는 만큼 광복절 특사에 기업인들을 포함시켜 경기부양에 일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은영 기자 yesor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