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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업계 "에어비앤비가 뭐야?"...무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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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업계 "에어비앤비가 뭐야?"...무신경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세계적인 호텔 체인 힐튼 월드와이드의 최상급 럭셔리 브랜드인 '콘래드 호텔'(위 사진은 아래 기사내용과 무관합니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세계적인 호텔 체인 힐튼 월드와이드의 최상급 럭셔리 브랜드인 '콘래드 호텔'(위 사진은 아래 기사내용과 무관합니다)
[글로벌이코노믹 이세정 기자] 글로벌 숙박 공유 서비스 업체인 에어비앤비가 한국 내에서 영역을 점차 확장시켜가고 있지만 호텔업계는 이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심지어 일부 호텔에서는 ‘에어비앤비’가 뭐냐고 되묻기도 했다.

28일 다수의 호텔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에어비앤비는 호텔업계와 근본적으로 타깃 층이 달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미비하므로 대응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에어비앤비의 기업가치와 비교돼서 회자되고 있는 힐튼호텔의 한 관계자는 “에어비앤비와 힐튼호텔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는 이유는 아마도 힐튼이 업계 체인 1위 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그러나 에어비앤비를 경쟁업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는 “에어비앤비의 경우 소방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숙박업 세금을 피하고 있지만, 힐튼호텔은 1급 호텔이다 보니 고객 안전을 위한 소방규정과 세금규정을 엄격하게 준수하고 있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기타 호텔들의 입장도 이와 비슷하다. 서울 소재 A 특급호텔 관계자는 “에어비앤비가 공격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지만 신경 쓰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즈니스 호텔의 주 고객층은 사업차 방문하는 고객들”이라며 “관광을 주목적으로 하기 보다는 마이스(기업회의)나 행사, 출장 차 방문하는 출장객들이 많아 굳이 저렴한 가격으로 현지문화를 체험하려 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현지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느끼고 체험하고 싶은 일반 관광객 내지는 젊은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따로 대응방안을 생각하지는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B 호텔 관계자도 “자산가치가 커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호텔업계와 타깃 층이 다르다”며 “호텔 수요층은 취향이 뚜렷한 경향이 짙고, 고급객실과 고급 서비스를 떠나 브랜드 가치 혹은 이미지를 통해 방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충성 고객층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해외 관광객은 물론 국내 관광객의 유입이 높은 제주도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제주도에 위치한 C 호텔 관계자는 “제주도의 경우 워낙 다양하고 많은 숙박업체들이 있고, 고객층도 다르다”며 “게스트 하우스처럼 저렴한 숙박을 찾는 사람들이라면 호텔을 생각하고 제주도를 찾진 않았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비즈니스나 휴양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고객들은 이미 호텔을 겨냥하고 온 것이기 때문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중국 관광객 ‘유커’들의 방문으로 지난 1년 간 300% 가까이 성장한 에어비앤비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리조트 관계자는 “한국 정착 초기인 에어비앤비에 대해 현재 호텔업계가 큰 위협으로 느끼진 않고 있다”면서도 “이런 성장세라면 숙박업계 전체를 흔들 수 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층이 다르다는 이유로 호텔업계가 대응방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기존 점유율을 빼앗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l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