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행사는 인천 네스트 호텔부터 송도 유니버스 골프클럽을 오가는 왕복 80km 일반주행 코스와 네스트 호텔 인근에 마련된 오프로드 코스 체험으로 나눠서 진행됐다. 기자는 먼저 일반주행 코스를 경험했다.
기자가 차량에 탑승 후 도로를 주행하면서 제일 처음 내뱉은 말은 “조용하다”였다. 기자가 느낀 Q7의 정숙함은 여느 SUV와는 격이 달랐다.
엔진룸으로부터 대시보드를 뚫고 앞좌석에 전해지는 소음과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방음처리에 꽤 신경을 썼다는 것을 금세 알 수 있었다. 동승했던 국내 유수의 자동차 전문지 기자 역시 “디젤차치곤 정말 조용하다”며 감탄했다.
주행감은 부드러움과 단담함의 경계에 서 있는 느낌이었다. 가볍지 않으면서도 미끄러지듯 주행하는 차량은 속력이 더해질수록 바닥으로 깔리는 기분을 느끼게 했다. 코너링에서 느껴지는 안정감은 기자를 안심하게 했다. 운전 실력이 다소 모자라도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환지점을 찍고 돌아오는 길에는 Q7의 오디오 성능을 확인했다. 보스(BOSE) 3D 음향 시스템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안 그래도 적막한 실내를 가득 채우고도 넘쳤다.
차가 어느정도 손에 익자 그제서야 실내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다. 계기판을 모두 액정 디스플레이로 구성한 버추얼 콕핏(Virtual Cockpit)을 통해 차량 상태, 네비게이션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 편리했다.
사실 45 TDI 콰트로 모델의 경우 운전석 앞 유리에 속도를 나타내주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덕분에 주행중에는 고개를 아래로 내릴 필요를 크게 느끼지 못했다.
빠르게 진행된 온로드 시승 후 짤막한 휴식 시간을 이용해 Q7의 외관을 천천히 살펴봤다.
10년만에 풀 모델 체인지를 단행한 Q7은 외관에서부터 많은 변화를 꾀했다. 기존 Q7에 비해 길이는 줄고 폭은 넓어졌으며 높이는 낮아졌다.
이전보다 장대한 폭을 가지게 되면서 헤드램프 등 세부 장치 요소들의 크기도 덩달아 커져 웅장하고 위압감을 주는 외형으로 거듭났다.
내부 인테리어 역시 극적인 변화를 겪은 모양새다. 가장 먼저 센터페시아부터 조수석까지 길게 뻗은 독특한 형태의 송풍구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실내 디자인은 기존 모델보다 더욱 승용 세단에 가까워진 느낌이다. 곳곳에 금속과 나무 장식을 아낌없이 사용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힘썼다.
짧은 휴식시간 후 이어진 오프로드 시승 코스에서 Q7은 숨겨진 야성미를 뽐냈다. 오프로드 코스는 총 4종류로 △25도의 경사로를 오르는 힐 코스 △차량이 한쪽으로 기울어진 상태로 주행하는 원 사이드 슬로프 코스 △차량이 요동치는 블록 코스 △주행 중 바퀴 일부를 허공에 뜨게 만든 범피 코스 등으로 구성됐다.
다소 위험하게 느껴지는 오프로드 코스에서는 아우디가 자랑하는 4륜구동 콰트로 시스템이 큰 역할을 수행했다. 동승한 안전교관에 따르면 이번 Q7에 적용된 콰트로 시스템은 토크 벡터링 기능이 추가되면서 좌우 구동력 분배를 통해 더욱 정교해졌다고 한다.
오프로드 코스를 주행하며 무엇보다 기자의 눈에 띈 것은 차고조절이 가능한 Q7의 에어 서스펜션이었다. 기본 지상고에서 최대 60mm 높인 에어 서스펜션을 통해 Q7은 굴곡이 심한 노면 주행에서도 차체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손쉽게 험로 돌파가 가능했다.
모든 시승을 마친 기자는 ‘강해야만 부드러울 수 있다’는 어느 자동차 광고의 카피 문구를 떠올렸다. Q7은 오프로드와 온로드 양쪽 모두에서 강하고 부드러웠다. 오프로드 코스에서 진가를 발휘한 Q7의 강인함을 맛보고 나자 이전에 느꼈던 온로드에서의 정숙함의 가치는 배가됐다.
지면 관계상 본문에 언급하지 않은 기타 다양한 사양들은 다소 부담스럽게 책정된 Q7의 가격에도 고개가 끄덕여지게 만들었다. 1억원대을 호가하는 차 값에도 신형 아우디 Q7은 선대 모델의 뒤를 이어 계속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해 보인다.
박관훈 기자 o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