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은 2주 동안 진행된 올 뉴 크루즈 사전계약 기간 2000여대가 계약됐다고 밝혔다. 기존 구형 크루즈가 지난해 9503대 판매된 것을 고려하면 2주 동안 지난해 실적의 5분의 1을 달성한 셈이다.
시승차는 최고급 트림인 ‘LTZ’이다. 가격은 2478만원으로 한국지엠의 상위 모델인 올 뉴 말리부의 기본형 모델보다도 100만원 가량 비싸다.
18인치 휠은 어안을 벙벙하게 만들 정도다. 준중형급에 18인치 휠이라니, 그것도 최고급 미쉐린타이어가 끼워져 있다. ‘조금은 사치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실내로 들어서면 준중형차라는 사실을 잊게 만들어 줄 정도로 호화스럽다.
가죽 느낌의 고급 소재가 대시보드를 감싸고 있고, 가죽 시트의 질감도 수준급이다. 듀얼 콕핏(Dual Cockpit)으로 디자인된 센터페시아와 4.2인치 슈퍼비전 컬러 클러스터가 적용된 계기판 역시 더할나위 없다. 굳이 흠을 찾자면 좁게 다자인된 센타콘솔과 수납공간이 다소 부족해 보였다. 뒷좌석 거주성도 뛰어나다.
한국지엠은 신형 크루즈의 경우 구형 대비 차량 중량을 110kg 감량에 성공했다고 밝혔지만 크루즈가 워낙 무거운 차였기 때문에 경쟁사와 비교하면 크게 차이는 없었다.
엔진시동 버튼을 누르면 1.4리터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이 소용하게 숨쉬기 시작한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각각 153마력, 24.5kg.m의 성능을 발휘하는 이 엔진은 다양한 도로 조건에서도 크루즈를 밀어주고 당겨줬다.
시내와 고속도로에서는 무난한 달리기 실력을 보였다. 가속페달을 밟고 있으면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 금세 속도를 냈다.
진가는 구불구불 산길이다. 한국지엠 측이 시승에 앞서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왜 그토록 강조했는지 이제야 이해가 됐다.
빠른 속도로 급선회해도 차체는 흔들리지 않고 도로를 움켜지고 나가는 느낌이었다. 급제동 시에도 안정감 있게 섰다. 사실 준중형급에서는 급제동시 운전자보다 더 당황해하는 차량들이 많은데 올 뉴 크루즈는 그렇지 않았다. 초고장력 강판과 고장력 강판을 차체의 74.6%에 확대 적용한 덕분인 듯싶다.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핸들링이다.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조향각을 틀어줬다. 말리부에도 적용된 전자식 차속 감응 파워스티어링(R-EPS) 시스템은 민첩하게 조율된 서스펜션 시스템과 맞물려 다이내믹한 주행감각을 제공한다.
특히 동급 최초로 적용된 차선이탈 경고 및 차선유지 보조 시스템은 운전자의 안전을 적극 도왔다.
천원기 기자 000won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