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 '스카우트'와 '스카우트 식스티'가 베이스 모델인 'FTR 750'은 올해 3월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플랫트랙' 쇼트 경기에서 1, 2, 3등을 모두 휩쓸었고, 이어 4월에 열린 '플랫트랙'에서도 1, 2등을 차지했다.
'플랫트랙'은 타원형의 비포장 트랙 안에서 펼쳐지는 모터사이클 경기로 1900년 초에 미국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플랫트랙'은 미국 모터사이클 레이싱 역사의 시작으로 알려진 '더트트랙' 레이싱이 지금의 커스텀 바이크 등장과 함께 탈바꿈한 것이다.
'플랫트랙' 경기 바이크는 앞브레이크가 없는 게 특징이며, 감속을 최소화하려고 라이더가 왼발로 땅을 밀면서 바이크의 뒷바퀴를 미끄러트리는 주행 기술은 보는 이들을 열광케 한다.
코너링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틀어진 프런트 타이어, 지면을 파헤치는 '드리프트(drift)' 주행은 '플랫트랙'의 큰 매력으로 꼽힌다.
코너를 너무 천천히 돌면 시간이 늦춰지고, 너무 빨리 돌면 밀착력이 떨어져 스핀 아웃되기 때문에 '드리프트' 기술이 '플랫트랙' 경기의 승부를 가른다.
거대하고 터프함을 강조해 온 인디언 모터사이클을 스포츠 바이크가 내뿜는 스피드를 요구하는 레이싱과 연관 짓기에 쉽지 않은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앞서 인디언 모터사이클은 시초부터 여타 레이싱 대회를 휩쓸면서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1901년에 설립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바이크 브랜드인 인디언 모터사이클은 모터 기반의 경주용 자전거를 만들어 각종 대회를 석권했다.
특히 1906년 인디언 모터사이클 딜러였던 클리블랜드의 조지 홀덴과 스프링필드의 루이스 뮐러가 인디언 모터사이클을 타고 샌프란시스코에서부터 뉴욕시까지의 미 대륙을 횡단하는 31일간 단 한 번의 기계적인 문제가 없었다는 기록은 지금까지 전설로 전해지고 있다.
영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디언'을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인디언 모터사이클은 본래부터 레이싱을 위해 탄생한 바이크라는 사실도 역사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00년도 초부터 여타 모터사이클 브랜드와 라이벌 관계에서도 당시 인디언 모터사이클이 레이싱에서 독보적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분명 2017년 ‘플랫트랙’으로 전설을 부활한 것이다.
인디언 모터사이클이 비록 60년이 넘도록 ‘플랫트랙’ 경기에서 떠나있었지만, FTR 750으로 다시 돌아온 첫해부터 거둔 레이싱 성적은 인디언 모터사이클에 레이싱 DNA가 흐르고 있음을 입증하는 사례가 됐다.
인디언 모터사이클 전설의 부활을 알리는 2017년 '플랫트랙'을 계기로 과거 전성기를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라영철 기자 lycl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