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시승기]에서 소개할 차량도 바로 지난 2011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CX-16으로 등장해 출시된 재규어의 스포츠카 ‘F타입 쿠페’다.
여기서 말하는 SVR이란 Special Vehicle Racing. 벤츠의 AMG나 BMW의 M, 현대의 N 같은 고성능 모델을 표시할 때 사용하는 이름이다.
또한 후면을 보면 콘셉트 차량에는 없던 카본 파이버 리어 윙 스포일러, 듀얼 타입의 트윈 머플러 팁과 리어 디퓨저 등이 고성능임을 외관에서부터 강조하게 된다.
고성능 주행에 맞게 휠 사이즈는 20인치를 사용했으며 편평비는 35에 맞춰져 있다. 휠 크기만큼 브레이크 캘리퍼 역시 그 크기에 맞게 따라 준다.
▲슈퍼카의 가격... 2억원을 넘다
오랜만에 앉아보는 2인승 차량이다. 그리고 재규어에서도 끝판왕이라 할 수 있는 F타입 SVR이다.
가격은 2억1170만원이다. 슈퍼카급이다.
가격에서 말해주듯 실내 재질은 상당히 고급스럽다. 스웨이드로 마감됐고 스포츠카이기 때문에 넓거나 안락하다는 느낌보다는 감싸준다는 생각이 더 든다.
우선 배기음에서부터 이 차는 고성능이라는 게 느껴진다. 액티브 스포츠 배기 시스템을 통해 차를 차별화했다. 밖에서 들으면 그야말로 재규어의 우렁찬 울음소리를 느낄 수 있다.
재규어 F타입 SVR은 최상급 모델이다.
F타입은 그냥 F타입, F-TYPE S, S AWD, R AWD로 나눠지고 여기에 그 상위 버전인 SVR까지 있다.
6기통과 8기통 두 가지로 나눠지기도 하며 디자인에서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일반인이 봤을 때는 모두 비슷하다. 가격 차이는 그러나 1억원 이상이다.
▲명품 코너링
코너링은 명품이다. 정말로 바닥에 착 달라붙어서 코너를 돈다. 전혀 밀리거나 쏠리지 않는다.
이 같은 코너링은 ‘토크 벡터링 시스템’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코너를 돌거나 순간적으로 네 바퀴의 힘을 동일하게 필요로 하지 않을 때 적절히 배분해준다고 한다. 실질적으로 어느 바퀴에 힘이 전달된다고 느낄 수는 없다. 그냥 믿고 운전하면 된다.
코너 구간이나 추월할 때 민첩히 움직여 준다. 스포츠카에 이런 민첩성이 없다면 그것이 오히려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4륜 모델이기 때문에 힘있게 주행을 받쳐 준다는 느낌을 준다. 물론 하위 트림에 후륜 모델도 있다.
▲제로백은 3.7초
브레이크 성능도 매우 뛰어나다. 이번 시승차량은 제로백이 3.7초다. 이 때문에 차량 앞뒤에는 V디스크를 사용했다.
공기 흐름을 통해 브레이크 열을 빨리 식혀주고 그만큼 제동력을 뛰어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일반 차량과 달리 앞뒤의 V디스크가 특징이다. 하지만 소모품 가격이 그만큼 올라간다는 것은 단점이다.
솔직히 고성능 차량 유지비도 만만치않다.
▲만만치 않은 유지비
우선 신차를 살 경우 차량마다 보증기간이 있다. 보증기간에는 차량 관리에 대해 전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무상으로 웬만한 것은 수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증기간이 끝나고 정비를 받는다면 생각보다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특히 재규어 F타입 SVR은 차량 가격이 2억원이 넘기 때문에 타이어만 예로 들더라도 상당한 가격이다.
바퀴 4개를 동시에 교체한다고 하면 몇 백 만원을 훌쩍 뛰어 넘는다.
20인치 피렐리 P제로를 사용하기 때문에 인터넷 최저가를 찾는다고 해도 바퀴 한 개에 55만원이 넘는다.
바퀴 4개 교체에 공임까지 포함하면 가격은 꽤 나온다. 또한 보험도 면허증 보유기간과 나이에 따라서 다르지만 2억원이 넘는 가격 때문에 일반적으로 100만원 이하는 분명 아닐 듯하다. 그리고 5.0ℓ이기 때문에 세금도 많다.
▲왜 고성능 슈퍼카에 열광하는지 알 것 같다.
고성능 스포츠카를 타는 이유를 이번에 살짝 알게 됐다. 물론 차 가격이 계속 머리에 남는다. 가격적인 면에서 재규어 F타입은 포르쉐 911보다 비싸다.
여기서 고민된다. 포르쉐와 재규어 브랜드 차이.
재규어 F타입 SVR은 정말 좋은 차다. 하지만 가격 때문에 결정의 순간 망설여질 것 같다. 하지만 도로에서 흔히(?) 보이는 슈퍼카들과 달리 재규어 F타입 SVR은 흔하지 않다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온다.
무심코 타 본 재규어 F타입 SVR은 왜 고성능 슈퍼카를 타는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해줬다.
아무나 경험해 보지 못할 짜릿한 주행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솔직히 능력이 된다면 재규어 F타입 SVR을 꼭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람보르기니나 페라리보다는 왠지 더 가까이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예술적 퍼포먼스를 통한 짜릿함은 상당히 오래 기억될 것 같다.
김대훈 기자 bigfire2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