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독특하게 매겨진 순위가 있는데 '도둑들에게 인기 많은 차'도 있다.
[리얼시승기]에서는 미국 절도범들의 인기카인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를 시승해 봤다.
우선 외관을 보면 엄청 크다. 정말 항공모함이라고 말해도 될 만큼 크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에스컬레이드는 성벽, 요새 등을 오른다는 의미가 있다.
우선 차량의 전고와 전폭을 살펴보면 높이는 1.9미터 넓이는 2미터가 넘는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국내 차량 중 가장 큰 차로 여겨지는 EQ900 모델의 전폭의 경우 2미터가 되지 않는다.
지난번에 시승했던 캐딜락 CT6의 경우도 1.8미터가 조금 넘는 전폭을 갖고 있다. 그러니까 에스컬레이드는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헤드라이트는 수직 형태로 수직 모양으로 돼 있다. 지난번 CT6와 비슷한 느낌이다. 물론 앞 그릴은 캐딜락 고유의 문양을 녹여서 만든 모양을 그대로 이어간다. CT6와 상당히 닮은 모습이다.
에스컬레이드의 옆모습도 길다. 5.1미터가 넘는다. 국내는 일반 베이스 모델만 정식 수입되고 있는 상태지만 5.6미터짜리 롱휠베이스 모델도 국외에서는 판매하고 있다.
뒷모습도 역시 웅장함이 계속된다. 후면 램프도 버티컬 형식으로 되어 있다. 트렁크 공간은 3열을 접으면 엄청 큰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자동으로 3열과 2열을 접을 수 있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손으로 눕히고 일으켜 세우려면 불편했는데 이런 편리함을 에스컬레이드가 갖고 있다는 것에 새삼 놀랐다.
3열도 좁지만 엄청 불편하지 않다. 다만 2-3시간 장거리여행에는 일반 성인이 버텨내기엔 어려울 것 같다.
▲잘 정돈된 내부…동양적 디테일 감성은 아직
운전석에 앉았다. 일단 차가 커서 시야감은 아주 좋다.
전반적인 내부 디자인은 고급 세단 CT6를 타보고 운전하기 때문에 큰 거부감은 없다. 단, 국내외 고급 차량과 비교했을 때는 럭셔리함이 조금 떨어진다는 느낌이 든다.
센터페시아 버튼들과 내비게이션 크기 그리고 광택 우드 등은 일반적인 느낌이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컬럼식 기어’를 사용한다. 그래서인지 시승하는 내내 어색했다. 아무래도 미국은 트럭 모델을 많이 사용하며 공간 확보를 위한 기어 방식을 많이 쓰기 때문에 미국인들에게 맞는 기어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에스컬레이드는 차량이 워낙 큰 차량이기 때문에 신체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 페달 위치를 조절할 수 있다. 지금껏 시승하면서 처음으로 겪어봤다.
스티어링 휠 조절이 아니라 브레이크와 액셀러레이터의 페달 위치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카마로 SS와 같은 엔진…폭발적인 주행감
에스컬레이드의 주행감은 한마디로 폭발적이다. 그냥 밟으면 쭉 치고 나간다. 큰 차라 굼뜰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에스컬레이드는 GM의 ‘유콘’을 베이스로 만들었다. 그리고 카마로 SS와 같은 엔진을 사용한다. 엔진은 6162cc, V8이다. 최고 출력은 462마력이며 최대 토크 62.2kg·m다.
힘 있게 달리고 싶다면 그대로 에스컬레이드는 달려준다. 조용히 달리고 싶으면 천천히 가면된다. 부드러우며 강한 힘을 표출해내는데 느낌이 아주 좋았다.
다만 큰 차여서 그런지 브레이크는 다소 밀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너링도 주의해야한다. 워낙 덩치가 있으니 그 크기를 고려해 운전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에스컬레이드는 주차하기가 어려운 편이다. 초보자나 여성운전자들에게는 특히 주의를 해야 할 것 같다.
아이러니하게 에스컬레이드는 큰 짐을 적재하긴 쉽지만 마트에 주차하기는 어렵다.
가격은 1억 2780만원이다.
미국 영화에 단골로 나오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타면 탈수록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정말 능력만 된다면 에스컬레이드를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스컬레이드는 수입되는 즉시 잘 팔리고 있다.
왜 그런지 타보니 알겠다.
김대훈 기자 bigfire2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