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축간 거리, 실내 공간을 넓히다
디자인 콘셉트는 '응축된 품격의 무게'. 자동차의 얼굴인 라디에이터 그릴은 기아차의 상징 호랑이 코를 기품 있는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설치미술 작품을 보는 것처럼 유려한 곡선미가 느껴진다. 전조등은 '이중 LED'로 교체됐다. 방향 지시등을 켜면 차례대로 불이 들어온다. 후미등도 동일하게 LED를 적용했고 금속 테두리를 둘렀다. 얼핏 보면 뒷모습은 벤츠 'E클래스'와 닮았다.
내부는 호사스럽다. 비행기 비즈니스석, 호텔 스위트룸을 애용하는 탑승자라면 친숙할 만한 분위기다. 천연 가죽 시트가 포근하게 몸을 받쳐준다. 편의성뿐만 아니라 디자인적 요소로도 가죽 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했다.
계기판은 디지털 클러스터, 전 트림에 기본으로 12.3인치 내비게이션이 장착됐다. 계기판 보다 훨씬 크다. 이 안에 지도를 포함해 날씨, 미디어, 공조 상태 등을 보여준다고 하는데, 과하다. 이것저것 다 담아서 큰 화면이 비좁게 느껴진다. 실내 시스템은 직관적으로 조작하기 편리하도록 만들어졌다. 곳곳에 편의 장비가 차고 넘친다.
최신식 기술과 함께 고풍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센터패시아 정중앙에 아날로그 시계가 돋보인다. 기아차와 스위스 시계 브랜드 '모리스 라크로와'가 손을 잡았다. 벤츠, 롤스로이스, 벤틀리, 마세라티 등 고급 수입차와 유명 시계 브랜드가 협업을 통해 자동차 내부에 아날로그 시계를 만드는 흐름에 신형 K9도 합류했다.
또한, 세계적인 색상 권위기관인 '팬톤 색채 연구소'와 실내 분위기 조명을 개발했다. 팬톤 색채 연구소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컬러의 표준을 정하고 수만 가지 이상의 색을 시스템으로 체계화한 회사다. 바다, 숲, 하늘, 태양, 오로라 등 7가지 테마를 통해 차 안에서 대자연으로 여행을 떠나는 기분을 선사한다.
▲'안전을 위한, 안전에 의한' 첨단 기술 집약체
기아차는 첨단 주행 신기술을 전 트림에 기본으로 적용했다고 밝혔다. 탑승자의 안전과 편의에 중점을 둔 기술을 대거 설치했다.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고 도로의 중앙에서 주행할 수 있도록 제어하는 '차로 유지 보조' 기술을 탑재했다. 고속도로, 일반도로, 국도를 포함해 차선이 없는 도로까지 적용 범위를 넓혔다.
이 외에도 내비게이션의 도로 정보를 기반으로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 도로를 주행할 때 곡선 구간 진입 전 차량의 속도를 줄여주는 기술인 '곡선 구간 자동 감속', 터널 진입 시 자동으로 모든 창문을 닫고 공조 시스템을 내기 순환 모드로 전환하는 '터널 연동 자동 제어', 탑승자 하차 시 뒤에서 접근하는 차량이나 오토바이를 감지해 경고음을 울리는 '안전 하차 보조' 등이 있다.
▲ 엔진 3종류 8개 트림, 판매 가격 5490~9330만원
신형 K9은 3.8 가솔린, 3.3 터보 가솔린, 5.0 가솔린 등 세 가지 엔진, 총 8개 트림으로 운영된다. 판매 가격은 3.8 가솔린 모델 5490~7750만원, 3.3 터보 가솔린 모델 6650~8230만원, 5.0 가솔린 모델 9330만원이다.
엔진과 가격대를 고려할 경우 국산 차 중에서는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G80'과 'EQ900'과 경쟁해야 한다. 이들은 국산 고급 세단으로서 독보적인 우위에 있다. 지난해 국내 소비자들은 'G80' 3만9700대, 'EQ900' 1만2271대를 구매했다. 이에 비교해 기존 K9은 1553대만 판매됐다.
수입 차 중에서는 BMW 5·7시리즈, 벤츠 E·S클래스와 겨뤄야 한다. 대형 세단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는 합리적인 가격과 함께 브랜드 선호도가 구매 여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기아차가 K9 마케팅에 주력해야 하는 이유다.
기아차는 신형 K9 판매 목표량을 올해 1만5000대, 내년부터 연간 2만대로 잡았다. 한 달에 1600대 이상은 팔아야 이룰 수 있는 목표다. 대형차 시장판을 뒤흔들겠다는 기아차의 야심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정흥수 기자 wjdgmdtn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