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선 무역분쟁이 장기화하면 업황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중국 생산 아이폰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업계의 실적 악화는 불가피하다.
지난 6일부턴 1차적으로 3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818개 품목에 25% 관세를 물려왔다. 미국은 160억달러 상당의 수입품에도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2차 조처를 검토 중이다. 미국으로 수출하는 중국산 제품의 절반가량이 관세 부과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 중 메모리 반도체는 국내 업계가 세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는 분야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 기준 올 1분기 D램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72.8%, 낸드플래시는 46.8%에 달한다. 작년 말 대비 D램과 낸드는 각각 1.8%p, 2.3%p 떨어졌지만 여전히 압도적이다.
반도체 업계는 단기적으로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를 비롯해 11개 품목에 관세가 매겨져도 중국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대부분 내수용이기 때문에 실제 관세 규모는 매우 적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서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서 D램을 생산 중이다. 중국 생산 비중은 삼성전자 20%, SK하이닉스 30%가량이나 대부분 내수용이다. 한국산 반도체가 탑재되는 중국산 PC와 노트북의 미국 시장 점유율도 미미하다.
이미 관세가 발효된 품목 중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하는 제품이 없다는 점것 업계가 안심하는 이유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25%의 관세를 발표한 14개 품목 중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없다”며 “10일 발표한 10% 관세 부과 대상에도 반도체는 없어 타격이 미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역분쟁이 장기화하면 업황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의 핵심은 중국 정부의 첨단 산업육성 정책 포기에 있는 만큼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며 “영향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아이폰이 관세에 포함될지 여부도 변수다. 삼성전자는 아이폰용 메모리반도체를,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어 관세 부과 시 실적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