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굴기에 나선 중국이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국내 업계에 위협이 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ATL은 최근 내년 NCM811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CATL이 NCM811 개발에 나선 이유는 코발트 가격에 있다. 세계 최대 코발트 부존국인 콩고민주공화국의 정세 불안으로 가격은 널뛰고 있다. 이에 코발트 비중을 낮춰 원자재값 상승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선제적으로 기술을 확보하려는 의지도 반영됐다. CATL은 지난 5월 중국 선전증권거래소 상장에 성공한 후 공모자금을 신·증설과 연구개발(R&D)에 쏟고 있다.
최근에는 독일 동부 에르푸르트에 2억4000만유로(약 3100억원)를 투자해 유럽 첫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세웠다. 이 공장은 오는 2022년까지 생산 규모를 14GWh로 늘릴 예정이다.
CATL과 함께 BYD도 내년 생산을 목표로 NCM811을 개발하고 있다. BYD는 작년 한 해 전기차 11만3000대를 판매한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다. BYD는 자사 모델뿐 아니라 다른 완성차업체에 배터리 판매를 늘리기 위해 제품 개발을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
◇뒤쫒는 中…삼성·SK·LG ‘긴장’
이처럼 중국이 NCM811 시장에 뛰어들며 국내 업계는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시장 형성 초기 한국은 리튬이온배터리를 중심으로 기술 장벽을 높이며 중국을 앞서나갔다. 당시 중국은 리튬인산철(LEP)배터리에 집중했다. LEP는 리튬이온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낮고 부피는 커 제조사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중국은 기술 개발에 주력하며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 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CATL은 전년 동기 대비 324.4%나 증가한 5713.6MWh를 출하했다. BYD는 성장률이 124.6%에 이른다.
업계는 중국의 NCM811 개발이 실제 상용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발트 비중을 낮추면서 동시에 니켈 함량이 높아진 데 따라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높은 기술력을 요구해 개발이 쉽지 않다”라고 밝혔다.
국내에선 SK이노베이션은 NCM811 양산 기술을 확보했다. 올 하반기 ESS용 제품 공급을 앞두고 있다. LG화학은 니켈 비중을 70% 정도로 높인 NCM712를 이르면 오는 오는 2020년부터 양산한다. 삼성SDI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밝히진 않았으나 하이니켈 양극소재를 개발 중이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