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체 5곳 가운데 판매량 1등은 단연 현대자동차다. 현대차 중에서도 올해 들어 가장 잘 팔리는 차는 지난 2월 출시한 신형 싼타페다.
6년 만에 새롭게 등장한 신형 싼타페는 전 세계적인 SUV 선호 현상과 맞물려 날개 단 듯 팔리고 있다. 사전 계약부터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고, 6개월째 국내 베스트셀링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달에만 9805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쌍용차의 내수 시장 전체 판매량 9055대보다 많은 수치이다. 이런 기염을 토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리얼시승기가 분석해봤다.
▲제일 잘 팔리는 2.0ℓ 디젤…성능은 '무난'
시승차는 가장 잘 팔리는 2.0ℓ 디젤 엔진의 최상위 트림인 프레스티지 5인승이었다. 참고로 싼타페는 이 외에도 2.2ℓ 디젤, 2.0ℓ 가솔린 터보 엔진이 있다.
우선, 싼타페를 타고 달려보기로 했다. 동력장치는 4기통 2.0ℓ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만났다. 최고출력 186마력, 최대토크 41.0㎏·m의 성능을 낸다.
싼타페는 안정감 있게 속도를 서서히 끌어올렸다.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시내 도로와 고속도로에서 편안히 달렸다. 큰 덩치에 비해 부족한 성능이긴 하나, 크게 불만족스럽지 않았다.
주행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 스마트 등 네 가지다. 모드에 따라 계기판 색이 파랑, 초록, 빨강으로 변했다. 스포츠 모드로 주행하면 인조 음향이 가미되며, 한층 힘 있게 몸체를 움직였다. 그러나 일반 주행 모드와 두드러진 차이는 없었다.
정숙함도 괜찮았다. 디젤 차량임에도 주행 중 느껴지는 진동은 미세한 수준이었고, 노면의 잡음도 적었다. 바람 소리가 들리는 풍절음도 잘 잡은 편이었다.
▲크루즈 컨트롤 등 편의‧안전 사양은 '탁월'
싼타페는 신차에 기대하는 바를 잘 실현했다.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훌륭했다. 차선을 살짝 벗어나면 운전대가 강하게 조여지며 차로를 이탈하지 않으려고 개입했다. 운전대에서 손을 떼어도 10~15초 정도는 경고하지 않았다. 직진은 물론, 회전 구간에서도 차선을 잘 따라갔다.
유리창에 나타난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도 운전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큰 이미지로 구현돼 눈에 잘 들어왔다. 현재 속도와 도로 제한 속도, 내비게이션 목적지 방향이 표시된다.
안전 사양도 돋보였다. 아이의 차내 방치 사고를 막기 위한 '후석 승객 알림' 기능이 있다. 뒷좌석에 사람이 앉은 상태에서 차 문을 잠그고 일정 거리를 벗어나면 경고음을 낸다. 또한 '안전 하차 보조'기능도 있는데, 뒷좌석에서 내릴 때 만약 접근하는 차가 있으면 문이 열리지 않고 알려준다.
▲고급스럽고 넓어진 실내 '가족형 SUV'
각 자리의 느낌은 조금씩 달랐다. 운전석이 가장 편했다. 시트가 인체에 맞춰 세부적으로 나뉘어 설계됐다. 목과 어깨가 닿는 부위는 푹신하게 만들었고, 허리를 받쳐주는 부위는 단단하게 해 장시간 운전을 해도 피곤함이 덜했다.
조수석은 다리를 쭉 뻗고 편히 갈 수 있어 좋았다. 다만, 운전석에서는 몰랐는데 조수석에서는 운전대를 잡지 않고 팔을 가만히 내려놓으니 어깨가 말리는 자세가 돼 불편했다.
뒷좌석은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고, 슬라이딩 형태로 좌석을 앞뒤로 당길 수 있어 편했다. 시트도 넓어 아이들이 타면 편안하게 쉴 수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현대차 패밀리룩 디자인으로 탈바꿈
6년 만에 완전히 바뀐 신형 싼타페는 세련된 옷으로 갈아입었다. 최근 출시된 코나, 넥쏘와 유사한 이미지다. 전면부 대형 캐스캐이딩 그릴은 입체적이고 육감적이다. 반면, 후면부는 절제미를 살려 안정적인 인상을 심었다.
내부는 천장을 스웨이드로 마감하고, 시트와 대시보드를 두 가지 색의 가죽을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플로팅 방식의 디스플레이는 시인성과 조작성 모두 만족스러웠다. 계기판은 7인치 클러스터로 제작했고, 센터패시아의 송풍구는 입술 모양으로 만들어 크롬을 둘렀다.
크기는 길이 4770㎜, 너비 1890㎜, 높이 1680㎜, 축간거리 2765㎜. 이전보다 70㎜ 길어졌는데, 이 중 축간거리가 65㎜ 늘어났다. 폭은 10㎜ 넓어졌다. 트렁크 용량은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585ℓ에서 625ℓ까지 확장된다.
싼타페 2.0ℓ 디젤 프레스티지 판매 가격은 3635만원부터다.
정흥수 기자 wjdgmdtn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