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닛케이아시안리뷰는 1일 유럽 최대 가족 소유기업인 다멘조선그룹과 익명의 미국 조선소 1곳이 소빅조선소와 필리핀 채권은행단과 회사 유지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 조선소 2곳이 인수에 관심을 표명하자 필리핀 정치권에서는 중국 기업이 인수할 경우 필리핀 안보를 위협할 것이라는 반대여론이 제기됐다.
수빅조선소는 지난 1월 현지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지난 2006년 설립된 수빅조선소는 한때 수주량 기준으로 세계 10위의 조선소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세계 조선업 불황으로 경영난을 겪었으며 인력감축 등 긴축경영을 했지만 현지 채권단에 4억1200만달러의 부채를 갚지 못해 결국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수빅조선소는 지난 3개월 동안 1만 명의 직원을 해고했고 남은 직원은 수백여명에 불과하다. 한진중공업은 2006년 수빅조선소 설립이후 23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2018년까지 유조선과 상선 등 123척의 선박을 건조했다고 닛케이아시안리뷰는 덧붙였다.
파산관재인 로사리오 베르날도는 이날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두 조선소가 현재 조선소에 대한 실사를 벌이고 있다"면서"이들은 채권은행단과도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필리핀 채권은행 관계자도 "채권단이 해외 조선소와 논의를 하고 있다"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다.
타결 시점을 묻는 질문에 채권은행 중 하나인 리잘상업은행 조미 데베라스 부사장은 "그것은 실사속도에 달려있다"고 답했다.
다멘그룹은 전세계에서 36개 조선소와 수리소를 운영하고 있는 네덜란드 기업으로 이번 주 실사팀이 조선소를 방문했다.해리엣 슬래거 대변인은 "회사 측은 수빅조선소와 협력에 관심이 있지만 이것이 반드시 인수를 포함할 필요는 없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우리가 이 조선소와 협력 방안을 검토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들 기업들의 관심 표명으로 수빅조선소의 구제 가능성은 높이고 중국 조선소의 인수에 따른 안보위협 등에 대한 우려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빅만은 미 해군 기지로 중국이 군사활동을 강화하면서 자국해라고 주장하는 남중국해로 통하는 관문 역할을 한다.
수빅조선소와 채권은행단은 지난달 파산관재인 스테파니 사노가 채권단과의 불협화음으로 사퇴하자 새로운 회생계획안을 만들고 있다. 새 파산관재인 베르날도는 한진조선소 구제를 위해 해외 조선소 개입을 선호한다고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전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