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러버는 해수나 담수로 선박의 배기 가스를 세정해 황산화물을 제거하는 설비다.IMO는 2020년 1월1일부터 공해상에서 운항하는 모든 선박의 황산화물 배출 기준을 현재의 3.5%에서 0.5%로 낮추는 규제를 시행한다. 규제 대응책으로 스크러버 설치나 저유황유 또는 액화천연가스(LNG) 사용이 제시되고 있다.
2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현재 운항 중인 주요 컨테이너선 19척에 내년 상반기까지 스크러버를 설치하기로 하고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153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대상선 외에 한국해양진흥공사,현대종합상사, 현대글로비스, DSCE, 파나시아 등 7개사가 친환경설비 상생 펀드에 투자하기로 하고 양해각서(MOU)를 21일 체결했다. 특히 상생 펀드에 투자한 5개사는 장기 연료 공급계약, 스크러버 장비공급 등의 계약 우선 협상권을 갖는다.
투자금액은 현대상선 460억 원, 해양진흥공사 대출 623억 원,현대글로비스 등 5개사 450억 원이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8월 한진중공업에서 인수한 1만 1000TEU급 메가 컨테이너선 프라미스랜드와 블레싱 등 2척에 설치했다. 이들 두 척은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중 세계 최초로 스크러버를 설치했다.
현대상선은 또 30만t급 초대형 유조선(VLCC) 5척에 스크러버를 설치하고 있는 중이며 내년 2분기에 인수할 예정인 2만 3000TEU급 12척 등 친환경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 모두 스크러버를 장착할 계획이다.
스크러버를 설치한 선박은 저유황유의 절반 가격인 고유황유를 계속 사용할 수 있어 비용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유창근 사장은 “20척의 초대형 신조선은 선가 경쟁력과 우수한 연비, 스크러버 장착으로 3중의 경쟁력을 갖춘 선단이 됐다”면서 “ 현대상선은 2020년에 대형선 인도, 스크러버를 단 전체 선단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고정비의 비경쟁성을 한 번에 반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내년부터 적용되는 IMO 황산화물 배출 규제에 대해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선사들은 큰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며 “남은 기간 차질없이 준비해 환경규제를 재도약의 기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남지완 기자 man59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