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승에서 얻은 결론은 최근 시승한 5개의 XC와 V 시리즈 가운데 V90 크로스컨트리가 D5의 완성도가 가장 높다는 것이다. 다른 모델들도 탁월하지만, V90 D5가 그만큼 잘 다듬어 졌다는 뜻이다.
V90 D5의 외관은 XC시리즈와 V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다. 토르망치가 누워 있는 볼보의 대형 발광다이오드(LCD) 헤드라이트와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 그 위에 상승 의미를 담은 볼보의 엠블럼과 화살표 등 등.
후면은 V60처럼 볼보의 패밀리룩인 후미등이 지붕에서 트렁크 도어 하단까지 내려온 다음, 안쪽으로 꺾였다. 트렁크 도어 중간에 ‘볼보’, 범퍼에 ‘크로스 컨트리’가 영문으로 새겨져 있고, 트렁트 도어의 굴곡이 후면 디자인에 풍성함을 부여하고 있다.
통상 배기량 2.2부터 적용되는 더블배기구가 2.0 V90 D5에 적용됐다. 볼보의 전략 엔진인 2.0이 그만큼 강력하다는 뜻이리라.
V90 D5 지붕에는 가로형 루프 랙이 탑재돼 트렁크가 부족할 경우 큰 짐 등을 실을 수 있다.
V90 D5의 기본 트렁크 용량은 560ℓ지만, 2열을 접으면 1526ℓ로 확대돼 야외 활동시 루프 랙을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게 볼보 측 설명이다.
도어를 열자 시트가 자동으로 움직인다. 앞선 운전자의 체형을 시트가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V90 D5 인테리어 역시 화려하다. 볼보가 전략차인 XC와 V시리즈 등은 부가가치를 높이고, 최근 높아진 고객의 눈높이를 충족하기 위해 고급화 전략을 실현했다.
베이지 색의 나파 가죽 시트, 원목 재질과 크롬 질감의 마감재를 대시보드 등 실내 곳곳에 적용했다. 적용된 가죽은 바늘질감을 살린 스티치 처리로 실내 디자인에 세련미를 더하고 있다.
아울러 최고급 승용차에만 실리는 바우어 앤 웰킨스 오디오 시스템이 V90 D5에 탑재됐다. 현재 이 오디오 시스템은 2억원을 호가라는 마세라티 등 고급 차량에만 실리고 있다.
볼보 XC 시리즈와 V 시리즈 가운데 XC40에만 하만카돈 오디오 시스템이 실리고, 나머지는 모두 바우어 앤 윌킨스 시스템을 가졌다. 그만큼 V90 D5가 고급스럽다는 것이다.
아울러 13인치 대형 액정표시장치(LCD)를 통해 대부분의 차량 기능을 조작할 수 있어, 시인성과 편의성이 역시 다른 전략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조그셔틀을 돌려 시동을 걸었다. 2.0 디젤 엔진이 조용하다.
볼보가 디젤 차량을 버리고 가솔린과 전기자동차 라인업으로 바꾼다고 최근 밝혀, 시동을 걸면서 가솔린 엔진인줄 알았다.
그만큼 V90 D5의 디젤 엔진이 우수한다는 뜻이다. 흡읍재와 방음재를 대거 적용해 볼보가 디젤 엔진의 단점인 소음을 잡았다는 판단이다.
테헤란로를 거쳐 영동대로를 잡았다. 영동대로 직전 시속 60㎞ 구간에서 V90 D5는 전면 유리 헤드업디스플레이에 현재 주행 도로의 규정 속도와 과속 감시카메라를 파란색으로 띄운다.
내비게이션도 자동으로 음악소리를 줄이고 규정 속도에 주의하라고 알린다. V90 D5가 시청각으로 안전 운전을 유도하고 있다는 셈이다.
영동대교에서 V90 D5가 앞차와 간격을 좁히자, 헤드업디스플레이는 추돌 경보를 내고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한다.
영동대교 북단에서 강변북도로 자유로 방향을 탔다.
차량이 뜸한 틈을 타 속도를 올리자, 2.0 싱글터보 디젤 엔진은 컴포트 모드에서 1600rpm에 100㎞를 기록했다. 제로백은 7초 중반 쯤. 디젤 엔진이 가솔린보다 힘에서는 다소 뒤지지만, V90 D5는 235마력의 최고 출력을 자랑한다. 이 엔진의 최대 토크는 48.97㎏·m으로 역시 탁월하다.
이 같은 강력한 성능으로 차량이 뜸한 구간에서 V90 D5는 앞으로 치고 나간다. 1900rpm에 120㎞, 2200rpm에 140㎞, 2500rpm에 160rpm에 다다르는 등 V90 D5는 날렵함을 보였다.
양화대교를 이용해 한강 건너 올림픽대로를 잡았다.
앞서 한강 공원에서 경사 45도의 짧은 오프로드를 달렸다. V90 D5의 자세는 안정적이면서 무게 중심이 차체 아래로 옮겨 가면서 탄탄한 주행 질감을 나타냈다. 승자감도 온로드와 큰 차이가 없다. XC90 등에 적용된 볼보의 우수한 서스펜션 기술이 V90 D5에서도 그대로 적용돼서 이다.
올림픽대로에서 한강대교 구간을 지나자 차량이 드물어진다. 이 구간에서 시동 조그셔틀 아래 롤을 돌려 주행 모드를 다이내믹(고성능)에 놓자 주행 소음이 다소 거칠다. 오프로드(비포장도로) 모드 역시 다이내믹과 비슷하다.
조용한 운전을 선호하는 운전자에게는 에코 모드(효율적 주행)와 컴포트 모드(평상시 주행)를 권장한다.
여기에 V90 D5는 인디비주얼 모드(자신이 선호하는 주행 특성)도 있어, 자신에게 최적화 된 운전을 즐길 수 있다.
모드 선택 롤 아래는 오토 브레이크가 있다. 이 기능을 작동하면 횡단보도 등 운전 중 정지시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된다. 별도의 해제 없이 가속 페달을 밟으면 차가 앞으로 나간다.
차량 기능을 이것저것 살피다 보니 어느새 잠실종합운동장이다. 이 구간은 용인에서 발원한 탄천이 한강과 만나는 지점으로 급회전 구간이다.
최근 볼보의 전략 모델을 모두 경험한 지라 시속 130㎞ 속도로 1차로에서 이 구간을 돌았다. 바로 옆 차로에는 1톤 화물트럭이 달리고 있다.
회전 구간에서 옆차로에 차가 있고 없고는 큰 차이가 있다. 핸들링이나 코너링이 조금이라도 어긋날 경우 안전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V90 D5는 상시 4륜구동으로 급회전 구간에서도 정교한 핸들링과 코너링으로 1톤 화물트럭을 뒤로 하고 재빠르게 회전구간을 벗어난다.
다시 GS타워에서 V90 D5를 살폈다. 8단 기어트로닉 변속기와 조합으로 이번 주행 연비는 11.5㎞/ℓ로 공인 연비 12.6㎞/ℓ(3등급)와 큰 차이가 없다. 주행 속도를 고려하면 이번 주행에서 V90 D5의 연비가 공식 연비 이상으로 파악됐다.
오토 스탑 앤 스타트 기능도 연비 제고에 힘을 보탠다. V90 D5의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152g/㎞으로 환경을 고려했다.
이번 V90 D5는 볼보의 최고급 세단 S90와 플랫폼을 공유한다. 전고를 65㎜ 높인 1880㎜로 하면서 스포츠 성을 극대화했다.
게다가 전장 4940㎜, 전폭 1880㎜, 휠베이스 2941㎜ 등으로 공간 활용성이 가족 차량에 맞춰져 있다.
V90 크로스컨트리의 D5 가격은 7690만원이다.
볼보자동차코리아 이윤모 대표는 “볼보의 모든 라인업이 안전에 방점을 두면서 가족 차량으로 제격”이라며 “가성비와 나심비를 갖춘 XC시리즈와 V시리즈, 지난달 말 선보인 세단 신형 S60 등을 앞세워 올해 최고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수남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