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주요 완성차 업체는 수천억 원을 들여 개발한 엔진을 다양한 모델에 적용하고, 각 모델에 맞는 최적의 성능 등을 구현하고 있다. 이는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히는 목적 외에도 비용 절감과 판매 확대에 도움이 된다.
신형 QX50은 2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올해 상반기 한국에 들어왔다.
VC-터보 엔진은 최첨단 멀티링크 시스템을 이용해 엔진의 압축비를 8대 1에서 14대 1까지 가변적으로 제어한다. 인피니티 QX50의 최고 출력이 알티마보다 20마력 높은 272마력을 내는 이유이다. 이 엔진은 연비 9.8㎞ /ℓ(4등급), 이산화탄소 배출량 176g/㎞를 각각 구현했다.
다만, QX50은 강력한 주행성능을 기본으로 지니면서도 최대 토크는 38.7㎏·m로 알티마와 동일하다.
QX50의 외관 디자인은 1세대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QX50의 전체 외관이 발산하는 분위기는 풍성한 부피감이다. 크롬 재질이 양쪽 헤드라이트에서 시작해 라디에이터그릴을 휘돌면서 전면부에 일체감을 제공하고 있다.
하단 범퍼의 경우 안개등 위쪽에 흡기구를 두면서 기하학적인 모양새이다. 라디에이터그릴의 인피니티 엠블럼은 알타마처럼 투명 센서가 두르고 있다.
측면 디자인은 전면과는 다른 단순함을 자랑한다.
그러면서도 크롬 재질의 윈도우 프레임이 2열 창에서 트렁크 도어 라인과 함께 움직이면서 ‘V’자 곡선으로 꺽이었다. 자칫 심심한 측면 디자인을 달래주고 있는 부분이다. 측면에서 돋보이는 20인치 알로이 휠은 QX50의 스포츠 주행 질감을 강조하고 있다.
후면 역시 풍성한 굴곡으로 부피감을 극대화 한다. 트렁크 도어 중간 부분에서 굴곡을 가진 크롬 재질이 연결됐고, 더블배기구가 차량의 강력한 성능을 말하고 있다. 후면부에 자리한 인피니티 엠블럼과 인피니티 로고 역시 크롬 마감재로 차체에 고급감을 부여하고 있다.
도어를 열자 QX50의 인테리어 역시 심상치 않다. 인피니티가 닛산의 고급 브랜드인 만큼 브랜드 정체성에 충실하다는 뜻이다.
QX50은 1억 원을 호가하는 고급 차량에 최근 주로 실리는 베이지색 천연 가죽시트를 갖고 있다.
도어와 대시보드 하단 등에도 같은 색상의 재질을 스티치 처리하면서 인테리어에 일체감과 함께 고급감을 살리고 있다.
도어 핸들과 시트는 곡선을 강조해 일체감에서 오는 획일성에 다양성을 제공하고 있다. 천정은 엷은 갈색의 알칸타라가 적용된 게 눈에 띈다.
도어 패널 상단 알칸타라와 하단 베이지색 마감재 중간을 무채색 플라스틱 마감재가 기울어진 상태로 적용된 점도 QX50의 개성 가운데 하나이다.
대시보드 하단도 입체적인 마감으로 실내를 풍성하게 하고, 버튼의 센터페시아 집중은 단순함도 강조하고 있다. 센터페시아에 있는 2개의 액정표시장치(LCD)가 이채롭다. 일반 차량의 경우 보통 하나의 모니터에 내비게이션과 차량 조작 상태 등을 모두 담지만, QX50은 8인치인 두개의 모니터로 이들 기능을 각각 담고 있다. 두개의 모니터에서 보이는 기능도 같거나 다르게 할 수 있다. 상단 모니터에 아날로그 시계를 띄우면 영국의 초호화 브랜드 롤스로이스 분위기가 난다.
그 아래 수동겸용 자동(CVT) 변속기의 노브 역시 앙증맞다. 기어노브를 아래로 내리면 자동, 다시 한번 내리면 수동으로 각각 바뀐다. 변속기 주변과 하단 모니터 옆에 차량 조작 버튼이 집중돼 있다.
계기판의 원형 RPM과 속도계도 깔끔하다. 이곳에서는 차량의 안전 상태 등이 표기된다. 알티마와 다른 닛산 차량과 다른 점이 있다면 QX50의 계기판에는 마일이 빠졌다. 알티마 등의 계기판은 ㎞와 마일이 함께 표시돼 있다.
QX50에서 고객이 가장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이 트렁크 공간이다.
기본 880ℓ에 2열을 접으면 1772ℓ리터까지 늘어난다. 야외 활동뿐만이 아니라 어지간한 원룸이사도 가능하다는 게 업계 한 관계자 설명이다.
QX50의 전장이 4695㎜, 휠베이스가 2800㎜이라 가능하다. 이로 인해 키 180㎝m 이상인 탑승객이 2열에 앉아도 레그룸이 넉넉하다. 2열 접이도 트렁크에 있는 레버를 당기면 자동으로 접힌다. 편하고 실용적이다.
그러면서도 QX50은 저음에 강한 보스 오디오 시스템, 파노라마 선루프, 헤드업 디스플레이, 어댑티브 프론트 라이팅 시스템,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전방 비상 브레이크 등 최첨단 안전 편의 사양을 대거 기본으로 지녔다.
이중 차량 좌우측 후면 사각지대에 차량이 들어오면 경고하는 사각지대 경고시스템은 알티마처럼 사이드 미러 안쪽 실내에 빨간불을 켜면서 직관을 구현했다.
1열에 앉은 느낌은 편안하다. 부드러운 가죽시트 덕이다. 시동을 걸자 VC-터보엔진이 조용하다.
이른 주말 아침이라 강변북로에 차량 통행이 상대적으로 적다. 마음 놓고 가속 페달을 밟았다. QX50은 9초 후반대에 시속 100㎞(1700rpm)에 도달하는 빠른 응답성을 보였다. 알티마보다 다소 개선된 모양새이다.
중저속에서 탁월한 가속 성능을 가진 QX50은 이어 120㎞(2000rpm), 140㎞(2400rpm), 180㎞(2700rpm), 200㎞(300rpm)에 다시 10초 만에 도달하는 등 빠르게 속도를 높였다. 알티마보다 20마력이 높아진 QX50이 2030 세대의 질주 본능을 충족하고도 남는다는 생각이다.
천호대교를 지나면 회전구간이 서너번 나온다. 이 구간에서 상시 4륜구동 QX50은 안정적으로 달린다. 시속 180㎞에서 이다. QX50이 4륜구동이면서, 20인치 알로이 휠에 탑재된 폭 255㎜, 편평비 45%의 래디얼 타이어가 지면을 꽉 움켜쥐고 달리기 때문이다.
이 타이어의 탑재 중량과 속도 기호가 101(825㎏)W(270㎞)인 점과 계기판 속도계가 260㎞까지 표기된 것 등을 고려하면 QX50의 최고 속도는 240∼250㎞ 수준이다.
QX50의 정교한 핸들링과 코너링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주행모드를 개인 설정과 컴포트, 에코 모드로 놓고 달렸다. 모두 정숙하면서 QX50은 도로 상황에 맞게 알아서 질주한다. 반면, 스포츠 모드에서는 다소 소음이 있지만, 귀에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구리시에 들어서면 신호등이 서너개 나온다.
브레이크를 밟은 이후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QX50은 움직이지 않는다. 오토홀드 기능을 적용해서 이다. 최근 신차에 주로 실리고 있는 이 기능은 차량 지정체 구간에서 유용하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해제되고, 다시 브레이크를 밟으면 작동된다.
QX50의 브레이크는 변속기 하단 엔진브레이크와 전자식 주차브레이크 등이 있다. 이들 브레
이크는 변속 위치와 관계없이 작동한다.
고객의 안전을 위한 인피니티의 배려인 셈이다. 여기에 변속기 상단에 있는 휴대폰 수납함에는 12V, 120W의 전기 사용이 가능해 주행 중 휴대폰 충전이 가능하다.
QX50의 시동을 끄고 도어를 열면 시트가 뒤로 이동하면서 운전자의 하차를 돕고, 후진시 사이드미러가 아래로 향해 후진을 돕는다. 아울러 차량 주변이 모니터에 투영돼 안전사고 예방에 좋다.
이번에 시승한 QX50 오토그래프의 차량 가격은 6330만원이다.
인피니티 관계자는 “QX50이 한국 고객의 눈높이에 맞게 최고급 안전편의 사양을 두루 겸비했다”며 “앞으로도 탁월한 가성비를 지닌 모델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고객 만족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수남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