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일부 중년 운전자의 경우 RV의 거친 승차감과 큰 부피를 부담으로 생각한다. 이를 고려해 한국 닛산(대표이사 허성중)이 세단으로 승차감을 충족하고 대형이라 RV 못지않은 공간을 지닌 신형 맥시마를 올해 하반기 국내 들여왔다.
맥시마의 외관 디자인은 최근 선보인 닛산의 여느 모델과 마찬가지로 세련되면서도 미래 지향적이다. 이 같은 디자인 정체성을 닛산은 패밀리룩인 V형 라디에이터그릴과 전면 헤드라이트와 후미등에서 구현하고 있다. 맥시마의 전후미등이 기하학적으로 이채롭다.
4년 만에 부분 변경한 신형 맥시마 외관 디자인의 전체적인 느낌은 잘 달리기 위해 날렵함을 극대화 한 스포츠 세단을 닮았다.
스마트키로 도어를 열고 본 1열은 깔끔하면서도 세련됐다. 변속기 위에 상대적으로 커다란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운전대와 시트가 운전자의 체형에 맞게 자동으로 조절된다.
3500㏄ 가솔린 엔진이 조용하다. 2015년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배기가스조작) 이후 닛산이 가솔린 엔진에 더욱 집중한데 따른 것이다. 앞서 닛산은 2010년대 초중반 국내 수입차 시장에 디젤 세단 바람이 불자, 자국에도 없던 디젤 세단을 만들어 한국 시장에 출시했지만 큰 재미를 못봤다. 현재 닛산은 가솔린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집중하고 있다.
기자는 차량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영동대교 북단에서 양주로 방향을 잡고 달렸다. 맥시마는 차량 좌우측 후면부 사각지대에 차량이 들어오자 사이드 미러 안쪽에 상대적으로 큰 네모꼴의 등을 밝힌다, 경쟁사가 미러 위에 둥근 모양, 혹운 차량 모양의 작은 등을 밝히는 것과 비교된다. 맥시마가 직관성과 시인성을 크게 개선한 것이다.
천호대교를 지나자 상대적으로 차량이 뜸하다. 빈 공간에서 가속 페달에 힘을 싣자 최고 출력 303마력, 최대 토크 36.1㎏·m의 V6 엔진이 6초 만에 시속 100㎞(2000rpm)를 찍었다. V6 엔진 성능을 감안하면 다소 실망스럽다고 생각하면서 가속 페달을 깊숙이 밟자 금새 실망감이 사라졌다. 맥시마가 120㎞(2200rpm), 140㎞(2400rpm), 180㎞(2800rpm)에 이어 200㎞(3000rpm)를 올리는데 5초 정도 걸렸기 때문이다. 최근에 운전과 속도를 즐기는 고객에게 신형 맥시마가 제격인 셈이다.
다만, 계기판의 속도 제한이 260㎞, 타이어이 속도 기호가 W(270㎞ 주행 가능)인 점을 고려하면 맥시마를 240㎞/h 이상으로 올리기는 어렵다. 3.5 엔진의 성능을 고려하면 맥시마는 300㎞까지는 무난히 달릴 수 있다.
그러면서 맥시마가 차선을 밟자 차량 스스로 이탈 경보음을 울리고, 앞차와의 간격을 좁히자 추돌 경보도 동시에 낸다. 맥시마 역시 최첨단 안전편의 사양이 기본으로 실린 것이다.
여기에 운전자가 추돌 위험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경우 차량 스스로 비상브레이크를 작동해 안전사고를 방지한다. 맥시마는 추돌 위험 감지시 실시간으로 모니터와 계기판에도 경고 표시를 낸다. 이는 최근 닛산의 차량에 기본적으로 실리는 기능이다.
신형 맥시마의 핸들링 역시 우수하다. 저속에서는 다소 묵직했으나, 고속에서 핸들링은 가볍고 경쾌하다. 폭 245㎜의 브리지스톤 타이어의 접지력이 우수하다는 다른 뜻이다.
맥시마를 운전하는 재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주행 모드에 따른 차량의 변화이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에 놓으면 계기판이 붉은색 계통으로 변하고 주행음과 배기음이 다소 발생하지만, 차량의 순발력과 주행질감은 스포츠 세단에 맞게 민첩해 진다. 가속성능 역시 응답성이 빨라진다.
반면, 일반 주행시에는 정숙하다. 가족과 이동시에 적합하다.
여기에 수동(7단)과 자동변속기를 조정하면서 차량 변화를 맛보는 것도 맥시마를 운전하는 재미이다. 수동의 경우 차량 속도와 rpm에 맞게 기어를 올리고 내려야 하기 때문에 손맛을 다소나마 느낄 수 있다.
맥시마의 특이점은 스포츠, 일반, 수동, 자동 모두 계기판에 ‘파워’가 그래프로 표시되는 점이다. 속도에 따라 차량이 내는 힘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남양주 덕소삼패IC에서 서울양양고속국도 서울 방향으로 들어섰다. 차량이 뜸해 운전대 우측에 있는 ‘취소(CANCEL)’ 버튼을 아래로 눌러 크루즈컨트롤 기능을 설정했다. 맥시마의 크루즈컨트롤 기능은 앞차와 유지 거리를 3단계로 조정할 수 있으며, 취소 버튼을 올리고 내리면 속도를 조정할 수 있다. 기능을 해제하기 위해서는 취소 버튼을 다시 한번 누르거나, 브레이크를 밟으면 해제된다. 차량 지정체가 있을 경우 사용하면 편하다. 이를 기반으로 맥시마는 자율주행기능도 있지만, 곡선 구간에서 반응은 개선 필요하다.
맥시마는 운전대 우측에 있는 버튼을 눌러 속도계, 주행보조 설정, 주행 형태 등 계기판도 선택할 수 있다. 이들 기능은 변속기 아래 조그셔틀로도 조작할 수 있다. 조그셔틀도 상대적으로 작아 인테리어 콘셉에 충실하다.
맥시마를 꼼꼼히 살피기 위해 반포대교와 동작대교 사이에 있는 한강공원으로 진입했다. 주차를 위해 기어를 후진에 놓자 8인치 모니터가 6대 4로 분할되면서 차량 후방과 측면을 보여준다. 전진 기어를 넣자 차량 전방과 측면부가 모니터에 나타난다. 맥시마의 전후방 카메라는 차량에 존재하는 6개의 사각지대를 모두 없애면서 안전사고를 크게 줄여준다.
검은색 유광 처리된 사이드미러에는 상대적으로 큰 가니쉬 램프가 하얀색 차체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5개 V자 형태의 10스포크를 가진 19인치 알로이 휠은 편평비 40%의 타이어 함께 맥시마의 스포츠 주행성을 대변하고 있다.
신형 맥시마가 대형 세단이지만 2열이 접힌다. 기본 트렁크에 골프가방 4개와 중형 캐리어 2개를 수납하고도 남고, 2열을 접으면 적재 공간이 2000ℓ 이상으로 확대된다. 트렁크에는 비상 삼갇대와 템퍼러리 스페어타이어, 수리킷 등이 있다.
맥시마 인테리어는 고급 세단에 맞게 디자인했다. 센터페시아와 대시보도를 나누는 턱을 스티치 처리했으며, D자 형태의 기하학적인 운전대, 시트, 대시보드 등도 스티치 처리로 인테리어에 통일성을 부여하고 있다. 운전대를 잡으면 안쪽 스티치 처리한 바느질감의 느낌 좋다.
닛산 차량에 최근 실리고 있는 1열 무중력시트가 맥시마도 가지면서 운전 피로도를 줄여준다.
무중력시트는 온방과 통풍 기능을 가졌다. 축간 거리 2775㎜인 맥시마의 2열에는 신장 185㎝인 탑승객이 타도 레그룸이 남는다. 파노라마 썬루프는 맥시마의 개방감을 극대화 한다.
맥시마 연비는 9.4㎞/ℓ(4등급),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82g/㎞이며, 가격(플래티넘)은 4580만원으로 가성비 역시 탁월하다.
한국닛산 허성중 대표는 “신형 맥시마 출시는 국내 고객에게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는 한국 닛산의 다짐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정수남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