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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人] 정혜지 차골라주는예쁜누나 대표 “차만 팔아서는 오래 못 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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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人] 정혜지 차골라주는예쁜누나 대표 “차만 팔아서는 오래 못 가죠”

차가 좋아 아나운서·박사도 포기하고 시작한 일
혼탁한 중고차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정직’
정 대표 “투명한 중고차 거래 플랫폼 만들고파”

정혜지 (주)차골라주는예쁜누나 대표. 사진=차골라주는예쁜누나이미지 확대보기
정혜지 (주)차골라주는예쁜누나 대표. 사진=차골라주는예쁜누나
정혜지(35) (주)차골라주는예쁜누나 대표는 단지 자동차가 좋아서 아나운서와 박사학위 과정을 접고 중고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장 ‘차골라주는예쁜누나’라는 상호에서 풍기는 분위기부터 심상치 않다. 많은 사람들이 가진 ‘중고차 시장은 혼탁하다’는 생각을 한쪽으로 묻어둘 만큼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차골라주는예쁜누나는 서울 강남에 있는 중고차 판매 전문 업체다. 이곳은 중고차뿐만 아니라 신차 장기렌트나 수입차 리스 등 자동차를 구매 또는 대여하는 다양한 방법을 소비자에게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단순히 중고차 판매업체가 아닌 ‘원스톱 토탈 자동차 판매법인’, 쉽게 말해 상담부터 차량 출고까지 해결해주는 종합 상사다.
회사 이름은 한 종합편성 채널에서 방영한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따왔다. 정 대표는 잠시 머뭇하다가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 주위에서 영화배우 손예진 씨와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웃음), 나중에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라는 드라마에 손예진이 나왔다”라며 “손예진 씨 팬이기도 했고 드라마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손예진과 비교될 정도로 빼어난 정 대표 미모에 소비자가 원하는 차량과 구매 방식을 추천해주는 세심함으로 차골라주는예쁜누나는 강남매매단지에서 입소문을 탔다. 정 대표의 화려한 이력도 그를 알리는 데 적잖은 역할을 했다. 정 대표는 한 대기업에서 4년간 사내 방송을 진행하는 아나운서로 일했다. 동시에 관광 관련 박사 과정을 밟기도 했다.
정 대표가 자동차와 연을 맺은 건 신차 장기렌트와 리스 영업을 하면서다. 정 대표는 “고객들이 지금 타는 차를 처분해 달라는 요청을 많이 했고 마침 제가 중고차를 구매했던 상사 이사님께 중고차 일을 배우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자동차와 사람 만나는 일이 너무 좋아 아나운서와 박사 과정을 모두 포기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했다.

정 대표는 경쟁이 치열한 데다 대외적 인식이 좋지 않은 중고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정직’과 ‘신뢰’를 내걸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정 대표는 이를 실천하려고 무던히 노력했다. 정 대표는 “사람마다 원하는 차량이나 금전적인 여유,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에 맞는 상품을 소개해 주려고 했고 금융 상품까지 공부했다”라며 “단순히 차만 판다고 생각하면 오래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가 최근 정비기능사 시험에 도전한 것도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얻으려는 노력 중 하나다. 여기에는 중고차 딜러(판매자)에 대한 사회 인식이나 여성이라는 고민이 묻어난다. 정 대표는 “사람들은 흔히 세 가지 하찮은 직업으로 ‘보험 팔이(보험설계사)’, ‘폰 팔이(휴대전화 판매원)’, 그리고 ‘중고차 팔이(중고차 딜러)’를 꼽는다”라며 “딜러라서 무식한 사람 취급을 받거나 여자라서 차를 잘 모른다는 얘기를 듣고 싶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각오가 남다른 만큼 일에 열중할 수밖에 없었다. 정 대표는 하루에 한두 시간 쪽잠을 청하는 일이 많다고 했다. 그는 특히 수원에 있는 중고차 매매단지 ‘도이치 오토월드’에 신규 출점을 앞두고 손님맞이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정 대표는 “건강관리는 늘 고민”이라면서도 “아직은 버틸 만하다”고 작게 웃어보였다.

아무리 몸이 힘들어도 직원에게는 ‘따뜻한 누나’가 되고 싶다고 정 대표는 얘기했다. 그는 “업계에서는 보통 인센티브(건당 성과급)만 딜러 직원들에게 지급하지만 차골라주는예쁜누나는 기본급을 따로 지급하고 필요하면 집이나 차도 구해준다”라며 “돈으로 다 보상해줄 만큼 잘 벌지는 못해도 최대한 마음을 표시하려고 한다”고 했다.

정 대표에게 목표를 물었다. 정 대표는 중고차를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을 연결해 투명하게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자동차와 일에 푹 빠진 젊은 여성 사업가는 “누군가 중고차 거래 플랫폼을 먼저 생각했을 수 있지만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적고 1년을 버티는 사람은 더 적다”라는 말로 각오를 다짐했다.


성상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