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중고차 업계가 겪고 있는 현재 상황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고차 구매자 10명 중 8명꼴로 거래 관행이나 품질, 가격 등에서 심각한 불편을 겪고 있어 대기업이 직접 나서 근본적인 문제를 바로 잡겠다는 취지다.
중고차 시장 규모가 20조 원에 육박하니 완성차 업체도 욕심내지 않을 수 없는 시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국감에서 상생은 필수지만 대기업 이익 창출엔 비판적인 의견을 고수했다. 이는 동반성장위원회가 작년 11월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문제가 없다며 대기업 입장을 이해하는 모습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중기부는 아직 누구의 손도 들어주지 않았다. 그러나 중기부가 마지막 결정을 앞두고 현대·기아차에 중고차 업계와 추가 상생 방안을 만들어 이를 제출하라고 요청한 점을 감안하면 부정적인 의견이 높다고 봐도 무방하다.
민심은 극명하게 갈렸다. 보통 대기업의 시장 진출에 반감을 품었던 국민들도 이번엔 예외를 뒀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오히려 대기업 진출을 반기면서 중고차 업계에 실망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안일하게 불법 행위를 일삼아 온 일부 중고차 업체 때문에 국민에게 신뢰받지 못한 중고차 업계가 때늦은 후회와 눈물을 보여도 돌이키기엔 이미 늦었다.
허위매물과 사기 등 악랄한 판매 수법을 근본적으로 뿌리 뽑지 않는다면 기존 중고차 업계를 지지하는 사람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곰곰이 반추해 볼 일이다.
김현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hs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