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건조 물량 부족과 재무 악화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온 한진중공업이 이번 수주로 다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규 수주는 특히 올해 들어 첫 상선 수주라는 데 의미가 크다. 한진중공업은 최근 수 년 간 군함, 함정, 경비정 등 특수선만 건조해왔기 때문이다. 중견 조선업체가 특수선을 꾸준히 건조해왔다는 점은 회사의 장점이 될 수 있지만 상선수주가 없다는 것은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조선업체가 오랜 기간 상선 수주물량이 없다면 조선소에서 근무하는 인력의 건조기술능력이 퇴화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수주는 이와 같은 악영향을 없애는 측면도 있다.
게다가 한진중공업과 STX조선해양 등 매각 매물로 나온 조선업체 가운데 한진중공업이 특수선을 유일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한진중공업의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 부문 누적 수주액은 8111억 원이다. 누적 수주에는 상선이 포함돼 있지 않으며 전량 특수선 물량으로 이뤄졌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은 최근 수 년간 특수선 수주에 주력해 국내에서 한진중공업보다 규모가 큰 특수선을 만들 수 있는 업체는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뿐이다"라며 "특수선 부문 영업은 상대적으로 경쟁자가 적고 그동안 쌓은 특수선 건조 기술력으로 해외 시장도 노려 볼만 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진중공업 매각 예비입찰에는 신탁사와 사무펀드 운용사(PEF) 등 7곳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한진중공업 지분 83.45%이다. 초기 예상 매각금액은 4000억~5000억 원 수준이었으나 인수의향자가 늘어 매각금액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중공업 위기는 선박 건조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재무 악화 때문"이라며 "채권단(산업은행)은 한진중공업 매각을 단순히 투자금 회수 목적이 아닌 기간산업의 한 축인 조선업 회복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