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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박업체, 동유럽·동남아에서 ‘14조원 대 대박’ 거머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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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박업체, 동유럽·동남아에서 ‘14조원 대 대박’ 거머쥔다

동박시장 매년 30%이상 급증...공장 증설 이어져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솔루스첨단소재, 일진머티리얼즈, SK넥실리스 공장이 가동 중이다.  사진=각 사 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솔루스첨단소재, 일진머티리얼즈, SK넥실리스 공장이 가동 중이다. 사진=각 사 홈페이지
'14조 원대 대박 시장을 잡아라'

동박 사업을 하는 솔루스첨단소재·SK넥실리스·일진머티리얼즈 등 '업계 빅3'가 최근 급증하는 동박 수요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들 3개 주력업체들은 수요 증가에 발맞춰 동박 생산공장 증설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박은 전기자동차 배터리 (2차전지) 핵심소재다.
동박은 구리를 고도의 공정 기술로 얇게 만든 막으로 배터리 음극재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동박 두께는 6~8 마이크로미터(㎛·미터의 백만분의 1)다.

음극재에 들어간 동박은 전류를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한다.

통상 전기차 한 대에 약 30㎏의 동박이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동박이 얇을수록 전기차 배터리는 가벼워지고 넓고 길수록 배터리 수명과 용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배터리 업계가 앞 다퉈 고성능 동박 확보에 힘쓰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동박이 사용되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30~40% 고속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2025년 전세계 동박시장 규모가 14조3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점치고 있다.

◇솔루스첨단소재, 유일하게 유럽시장에 진출

솔루스첨단소재(옛 두산솔루스)는 2018년 헝가리 터터바녀 산업단지에 14만㎡(약 4만2000 평) 규모의 동박 공장을 착공해 동박 사업에 진출했다. 이 동박 공장은 지난해 3분기 완공된 후 연간 1만t 규모의 동박을 생산하고 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국내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유럽시장에 공장을 연 업체다. 이에 따라 유럽 배터리 제조업체들과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고 현지 헝가리 인력을 활용해 가격도 낮출 수 있어 가격경쟁력도 갖췄다.

게다가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에, LG에너지솔루션(옛 LG화학)은 폴란드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거점을 갖추고 있어 솔루스첨단소재가 헝가리에서 생산하는 동박을 유럽 육로를 통해 배터리 3사에 이송할 수 있는 지리적인 장점도 있다.

이에 따라 솔루스첨단소재는 지난해 10월 말 연간 1만5000t 동박을 생산하는 공장을 신설했다.

이윤석 솔루스첨단소재 대표는 헝가리공장 증설과 관련해 “솔루첨단소재의 추가 투자는 헝가리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유치 정책 덕분”이라며 “헝가리 공장이 유럽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생산거점이 될 수 있도록 헝가리 정부의 아낌없는 지원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2025년까지 연간 7만5000t의 동박을 생산하는 공장을 일궈낼 방침이다.

◇ SK넥실리스도 해외공장 신설 나서

SKC의 동박 제조 계열사 SK넥실리스는 해외에 첫 동박 생산공장을 짓는다.

SK넥실리스는 전북 정읍에 4개 공장을 운영 중이다. 5번째와 6번째 공장은 올해 하반기와 2022년 초 완공된다. SK넥실리스는 한국에 추가 증설에 필요한 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말레이시아에 첫 해외 공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에 착공되는 동박 공장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SK넥실리스는 국내외 공장 증설을 통해 연간 동박 생산량을 현재 3만4000t에서 2025년까지 14만t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SK넥실리스는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중국 CATL, 일본 파나소닉 등 쟁쟁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업체에 동박을 납품하고 있다.

◇ 일진머티리얼즈, 생산설비 확충 나서

일진머티리얼즈는 2020년 말 기준으로 말레이시아에서 연간 2만t의 동박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에서 연간 1만5000t의 동박을 생산 중인 일진머티리얼즈는 올해 하반기에 2만t을 추가 증설해 올해 말까지 총 5만5000t의 동박을 생산할 방침이다.

이를 토대로 연간 10만t의 생산체제를 갖추는 게 일진머티리얼즈의 중장기 계획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진머티리얼즈는 중국 전기차 업체 BYD, 중국 배터리 업체 리센(Lishen) 등에 동박을 공급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2년간 미뤘기 때문에 전기차 판매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여 일진머티리얼즈의 중국시장 공략은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세계 동박 세계시장 점유율은 중국업체 장춘(CCP)이 12.9%로 1위, 일진머티리얼즈 9.7%로 2위, SK넥실리스가 7.4%로 3위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아직까지 세계적인 생산 규모를 갖추지 못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동박업체가 잇따른 동박공장 증설을 통해 14조 원 시장을 공략하는 게 향후 최대 경영화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