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조선·해운업계 주요 관심사는 황산화물(SOx)에 대한 국제해사기구(IMO)환경규제를 어떻게 준수해야 하는가였다. 이에 따라 일부 선주들은 2020년 1월부터 확정된 IMO환경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적은 비용이 들어가는 스크러버(탈황장치) 설치에 서두르는 모습이다.
결국 새로운 규제에 맞춰 신조선을 발주하려는 움직임은 지지부진하다는 것이다. 이는 완벽한 상업성을 확인하기 전까지 신조선 발주를 하지 않으려는 선사들의 보수적인 태도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 구체화되지 않은 CO2 규제에 신조선 발주·수주 줄어들까 '발 동동'
CO2규제에 대한 논의도 구체화 되면 신조선 발주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유엔 IMO 산하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는 오는 6월 기존 선박에 대한 CO2 규제 실시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규제에 대한 상세 내용들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2023년부터 선박의 에너지효율등급(EEXI)을 'A~E'로 분류해 엔진 출력제한 등과 같은 규제를 강제화할 계획이다. 큰 틀에서 EEXI 규제는 선박 운항 과정에서 배출되는 CO2 량을 2008년 배출량 평균보다 2025년 30%, 2030년 40%, 2040년 50%, 2050년 70% 줄이는 제도다.
업계 관계자는 “복잡하면서 세부내용까지 확정되지 않은 불확실한 규제가 또 다시 조선·해운업계 발주·수주를 늦출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지훈·최광식 연구원은 “신조선이 아닌 기존선에 EEXI를 적용하겠다는 논의는 노후선을 규제하는 형태로 나타날 것이기에 그 파급력이 엄청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 글로벌 선사, CO2규제에 독자적으로 대처하거나 발주 최소화 움직임
글로벌 선사들도 CO2규제에 대한 입장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전세계 1위선사 머스크 관계자는 “IMO환경규제와 CO 2규제를 동시에 준수하기 위해 연료전지 선박, 암모니아 추진 선박, 바이오디젤 선박 기술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을 주로 운용하는 싱가프로 선사 BW LPG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는 IMO환경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LPG추진 선박을 대규모 발주했다”며 “그런데 CO2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더 이상 대규모 발주를 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경쟁사를 인수해 규모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여파와 IMO환경규제로 수주 부진을 겪었던 한국 조선업계가 새로운 규제인 CO2 규제에 맞서 수주 전선에 어떻게 나설 지 귀추가 주목된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