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 주요 우주항공업체들이 첨단 인공위성 기술력을 확보해 본격적인 우주시대를 활짝 열고 있다.
우주항공 개발은 그동안 국가나 공기업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그러나 뉴 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국가가 아닌 민간기업이 우주항공 개발에 대거 진출하고 있는 모습이다.
시장 전망도 밝다.
위성 시장 분석업체 유럽 우주국(The European Space Agency)이 2019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위성 제조분야 매출액이 2028년에 350억 달러(약 38조5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국내 유일 민간 위성 전문기업 인수해 첨단기술력 확보
국내 방산업체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위성 개발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다.
한화그룹의 항공·방산 부문 중간지주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3일 쎄트렉아이 지분을 약 30%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또 지분 인수와 상관없이 쎄트렉아이 현(現) 경영진이 독자 경영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쎄트렉아이는 한국 최초 위성 ‘우리별 1호’를 개발한 위성 전문 기업이다. 위성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민간기업인 셈이다. 쎄트렉아이는 1999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인력들이 설립했고 위성 본체·지상 시스템·전자광학 탑재체 등 핵심 구성품을 개발·제조하는 기술력을 갖췄다.
게다가 쎄트렉아이는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고 있다. 인공위성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부품들이 필요한데 쎄트렉아이는 태양전지판, 배터리 등을 제외한 대부분 위성 부품을 자체 설계·생산하고 있다. 소프트웨어도 자체 개발한 점이 장점이다.
이에 따라 위성 완성품 개발을 목표로 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쎄트렉아이를 통한 시너지 극대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주 위성사업 관련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2)' 액체로켓엔진 개발을 추진하고 있고 자회사 한화시스템은 위성에 탑재되는 영상레이더(SAR), 전자광학·적외선(EO·IR) 등 관련 부품 제작 기술 사업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쎄트렉아이가 갖춘 위성 기술을 확보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과 인공위성 기술 첨단화를 일궈낼 수 있다”고 말했다.
◇ KAI·LIG넥스원, 한국과학기술원과 손잡아...소형 위성 개발에 초점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LIG넥스원도 첨단 위성개발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방산업체 KAI는 우주항공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지난 18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손잡고 소형위성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KAI는 그동안 중·대형 위성 개발에 주력해 왔지만 앞으로는 소형·초소형 위성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소형·초소형 위성은 중·대형 위성에 비해 연구개발 기간과 제작기간이 짧고 운용비용이 저렴해 같은 예산으로 여러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이뿐 아니라 여러 소형위성을 저궤도로 발사해 기존 중·대형 위성과 연계하면 통신 속도를 크게 향상시켜 차세대 이동통신망 구축, 기상예보, 재난재해, 감시정찰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또 다른 방산업체 LIG넥스원도 KAIST와 함께 소형·초소형 위성 개발에 본격 착수한다고 20일 밝혔다.
지금껏 KAIST와 영상레이더, 통신위성 등을 공동 연구개발해온 LIG넥스원은 차세대 초소형 위성에 적용될 핵심기술과 영상레이더 위성분야 기반기술 연구를 공동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LIG넥스원은 초고속 기반의 5·6세대 이동통신(5G·6G) 기술을 탑재한 저궤도 소형 통신위성 사업 관련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KAIST와 공동 연구해 인적·기술 교류 등을 통해 상용 인공위성 관련 기술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해외에서는 미국 민간 우주탐사 업체 스페이스X가 고도 500~1200km 구간에 저궤도 위성 1만2000기를 쏘아 올려 인터넷 망을 구축하고 있다"며 "국내 방산업체들도 다가오는 우주항공시대 공략에 주력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