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2차전지 산업이 첨단화되면서 솔루스첨단소재, 일진머티리얼즈, SKC 등 국내 소재업체 '3총사'가 동박(Copper foil)에 이어 초극박 개발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두께 10 ㎛(마이크로미터) (1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이하의 얇은 구리 박인 동박은 2차전지 음극집전체다. 쉽게 설명하면 동박은 전기화학반응으로 발생한 전자를 모으거나 전기화학반응에 필요한 전자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머리카락 굵기의 50분의 1 수준인 초극박은 두께가 얇아 제조하는데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기존에는 일본 기업이 독점 생산해 국내업체들은 초극박 전량을 수입에 의존했다.
초극박은 주로 반도체 패키지, 5세대 이동통신(5G), 반도체 인쇄회로기판(PCB), 2차전지 소재로 쓰인다.
업계에 따르면 동박의 전 세계 시장규모는 2025년 14조3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초극박 시장규모는 아직 집계되지 않고 있지만 정보통신(IT) 산업에 동박 못지않은 수요가 있어 '동박 3총사'는 동박과 초극박 등 첨단소재 개발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 솔루스첨단소재, 초극박 선두주자로 나서
진대제(69·사진) 대표가 이끄는 소재전문업체 솔루스첨단소재는 5G용 초극박과 반도체용 초극박을 생산해 초극박 시장을 이끌고 있다.
5G용 초극박은 5G 신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지국 또는 데이터 센터를 건립할 때 주로 사용된다.
솔루스첨단소재는 국내 5G 관련 초극박 시장에서 업계 1위를 거머쥐고 있다.
이 업체는 또 지난해 10월 국내 최초로 반도체용 초극박 사업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솔루스첨단소재 자회사 서킷포일룩셈부르크(CFL)가 2μm 두께로 생산하는 초극박은 국내 웨어러블기기 제조업체에 공급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수주는 일본 업체가 독점해온 초극박 시장에서 국내 소재 업체가 진입한 최초의 사례"라며 "솔루스첨단소재는 5G 장비용 동박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에 이어 반도체용 초극박 시장에도 진출하게 됐다"고 풀이했다.
솔루스첨단소재 관계자는 “현재 룩셈부르크 공장의 초극박 연산 능력은 1만t이며 올해 말 증설이 끝나면 연산 규모가 1만5000t으로 늘어날 예정”이라며 “초극박 사업을 확대해 오는 2025년 초극박과 동박 사업 부문에서 매출 2600억 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일진머티리얼즈, 삼성전자와 첫 거래 거머줘
일진머티리얼즈는 지난달 반도체용 초극박을 생산해 첫 제품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초극박을 2μm 두께로 생산해 삼성전자에 공급한 것으로 알려 졌다.
일진머티리얼즈 관계자는 “2006년 초극박 개발에 성공한후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으로부터 초극박 수입이 어려워지자 삼성전자로부터 국산화 요청을 받은 이후 10년 만에 신제품을 선보이는 쾌거를 달성했다”며 “일본 소재업체 미쯔이가 독점하던 초극박 시장에 일진머티리얼즈가 진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직까지 초극박에 대한 대규모 납품이 진행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생산량과 계약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 SKC, 2차전지용 초극박 생산 본격화
소재업체 SKC는 2차전지용 초극박 생산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동박 사업을 하고 있는 SKC 자회사 SK넥실리스는 2019년 10월 4μm 두께의 초극박을 너비 1.4m, 길이 30km로 양산하는 기술력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드론(drone:무인항공기)용 2차전지에 사용되고 있다.
무게가 가벼운 드론 특성을 감안하면 소재 경량화에 주력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SKC는 드론용 초극박 생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SK넥실리스 관계자는 "드론을 이용한 영상 촬영, 택배 등 상업화가 활성화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 시장을 겨냥해 초극박 생산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반도체용 초극박과 2차전지용 초극박은 생산공정이 완전 다르다”며 “SK넥실리스가 생산하고 있는 초극박은 모두 2차전지용으로만 생산된다”고 덧붙였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